이토록 붉은 매화라니... 화엄사 홍매화 앞에서 나는 그저 감탄사를 연발하며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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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디 붉은 화엄사 홍매화 ⓒ 김숙귀
평소 매화를 아끼고 좋아하면서도 화엄사의 화엄매는 너무나 유명해, 꽃이 필 때면 절집 마당이 사람들로 가득 차기 때문에 그동안 직접 찾아가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보도된 화엄매의 모습이 결국 나를 구례 화엄사로 이끌었다. 지난 20일, 전남 구례 화엄사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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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개한 화엄매. 흑매라고 불리는 이유를 알 것 같다. ⓒ 김숙귀
새벽 빛이 밝아오는 여명 무렵에 출발해서 2시간을 달려 도착한 화엄사. 각황전 곁에 있는 홍매는 만개해 있었다. 꽃소매를 활짝 펼친 홍매에서 흐르는 꽃향기가 경내에 가득했다. 처음 보는 매력적인 붉은 매화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흑매라고 불리는 이유도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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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개한 화엄매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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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토록 붉은 매화라니...눈을 뗄 수가 없다. ⓒ 김숙귀
줄기와 가지가 굴곡진 수형(樹形)도 멋스럽다. 한참 동안 매화를 바라보다가 절집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웅장하고 묵직한 각황전이 눈길을 끈다. 국보 제67호로 지정되어 있는 각황전은 현존하는 불전 중에 가장 큰 규모로 무량사 극락전, 법주사 대웅보전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불전으로 꼽힌다고 한다.
각황전 앞에 커다란 석등이 있다. 국보 제12호로 우리나라 최대의 석등이며 꽃잎의 형태가 3천 년 만에 한번 핀다는 우담바라화의 꽃잎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꽃잎의 문양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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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기와 가지가 굴곡진 수형(樹形)이 멋스럽다 ⓒ 김숙귀
구경하고 있자니 사람들의 발길이 부쩍 늘어나기 시작한다. 화엄매의 모습을 다시 한번 눈에 담고 내려가는 길, 천왕문을 지나자 활짝 피어있는 단아한 모습의 홍매 한 그루가 있었다. 화엄매에 사람들이 몰려 있는 동안 여유롭게 홍매와 마주할 수 있었다.
천왕문과 일주문 사이에 법구경을 인용하여 불언(不言), 불견(不見), 불문(不문(不聞)을 경계하는 석상들이 차례로 서있었다. 입을 막고 있는 석상 아래에는 '나쁜 말을 하지 말라, 험한 말은 필경에 내게 돌아온다'라는 글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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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언(不言). 입을 막고 있는 석상이 나쁜 말을 하지 말라며 경계하고 있다. ⓒ 김숙귀
'험한 말을 내뱉으면 내게로 돌아온다'라니... 곱씹어볼수록 참으로 지당하고 옳은 말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 붉은 매화와 깨달음이 함께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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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왕문과 일주문 사이에 피어있는 홍매화.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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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람하고 묵직한 각황전, 국보 제67 로 지정되어있으며 무량사 극락전, 법주사
대웅보전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불전으로 꼽힌다.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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