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원금 공약에 "코로나로 재미 본 공약" 비판한 국힘... 미통당 시절은 잊었나

미통당, 지난 총선에서 인당 50만 원 지원금 공약... "지원금으로 민심 왜곡됐다"는 발언은 국민 폄하적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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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ahtclsth)등록 2024.03.27 15:4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시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 원의 민생지원금 지급 공약에 국민의힘은 "매표행위에 나선 것"이라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25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 현장 중앙선거대책회의에서 추경호 민생경제특위 공동위원장은 이 대표의 지원금 공약에 대해 "한마디로 현 정부와 우리 청년 등 미래 세대들에게 엄청난 빚더미를 물려준 민주당이 또 총선을 앞두고 무책임한 현금 살포 선심 공약으로 '매표행위'에 나선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추 위원장은 "4년 전 코로나를 이유로 총선에서 재미 본 공약을 다시 들고나온 것"이라며 " 선거 때마다 들고나오는 매표를 위한 현금 살포 포퓰리즘 공약의 끝은 바로 나라를 베네수엘라처럼 도탄에 빠지게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국민의힘에서는 이 대표의 지원금 공약을 '매표행위', '포퓰리즘 공약'으로 규정하며 비판을 가했다. 특히 추 위원장은 지난 2020년 총선에서 문재인 정부가 전국 소득하위 70%에게 100만 원(4인 가구 기준)의 '긴급재난생계지원금' 100만 원을 지급한 것을 언급하며 "재미 본 공약을 다시 들고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지난 2020년 총선에서는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 역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공표했다. 그것도 전 국민에게, 1인당 50만 원으로 당시 정부의 지원금 정책보다 훨씬 더 큰 규모로 말이다.
 
"코로나 이유로 재미 본 공약"? 미래통합당은 더 했다

2020년 4월 6일 미래통합당은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을 발동해 '즉시', '전 국민'에게, 일인당 50만 원씩 '현금'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했다. ⓒ 국민의힘 누리집

 
2020년 4월 6일 미래통합당은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을 발동해 '즉시', '전 국민'에게, 일인당 50만 원씩 '현금'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했다.
 
논평은 "무능한 정부는 지금까지 6차례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미봉책으로 일관했다"며 "정부의 재난지원금 대책은 국민을 편가를뿐더러 시기와 내용 모두 부적절하다. 이래서는 뒤늦게 혈세만 낭비하고, 아무런 효과도 거두지 못할까 우려스럽다"고 정부의 지원금 정책을 비판했다.
 
이어 "미래통합당이 제시한 '전 국민에게 50만 원 즉시 지원' 방안은 예산을 늘려야 하는 정부안과는 달리, 2020년 예산 내에서 지출항목을 변경하여 예산 증액 없이도 100조 원을 마련하자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소외되는 국민 없이, 분열과 혼란 없이 즉각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매우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대책"이라고 자당의 지원금 정책을 자평했다.
 
이처럼 지난 2020년 총선에서는 민주당뿐만 아니라 미래통합당 또한 선거를 앞두고 긴급재난지원금을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게다가 미래통합당이 민주당의 지원안보다 더 큰 규모를 제시했기에 현재 국민의힘이 당시 민주당의 지원금 정책을 두고 "재미 본 공약"이라고 언급하며 이 대표의 지원금 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어불성설로 보인다.
 
지난 총선에서 지원금때문에 민심 왜곡됐다니... 국민 낮잡아보는 시선 아닌가 
 

24일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의 지원금 공약과 관련해 ""코로나 긴급 지원금이라고 해서 당시의 민심이 어떻게 왜곡됐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TV 유튜브

 
한편 24일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의 지원금 공약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13조 원을 들여서라도 당장 선거가 급하니까. 우리가 2020년에 충분히 경험했지 않나. 코로나 긴급 지원금이라고 해서 당시의 민심이 어떻게 왜곡돼서 이후 4년간에 우리 국정을 얼마나 발목 잡고 있는지에 대해서 충분히 학습효과가 있으실 것으로 생각이 든다.
 
정 대변인의 이러한 발언은 앞서 살펴봤듯 당시 미래통합당이 정부여당보다 더 큰 규모의 지원금 정책을 발표했기에 부적절하다.
 
하지만 더 부적절한 내용은 바로 '민심이 왜곡됐다'는 부분이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 국민이 민주당에 표를 준 것을 지원금 정책으로 인한 왜곡된 표심이라고 보는 것은 마치 국민이 단순히 지원금 하나로 투표를 선택한다는, 국민을 낮잡아 보는 정 대변인의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야당 대표의 지원금 정책을 향한 비판은 여당으로서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과거 자신들의 정책은 망각한 채 지난 총선에서의 지원금 정책으로 "재미를 봤다"고 언급하며 비판하고 지원금 정책으로 민심이 왜곡됐다는 식의 국민 폄하적인 시각으로 비판한다면 이재명 대표의 정책이 제아무리 잘못된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비판에 귀 기울일 사람은 없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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