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기억하고 연결한다'

4.16 10.10.10프로젝트, <제가 참사 생존자인가요> 북클럽 진행

등록 2024.04.17 14:22수정 2024.04.1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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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청년네트워크1 참가자들이 <제가 참사 생존자인가요> 책을 들고 사진을 찍는 모습 ⓒ 안산청년네트워크

 
안산의 청년들이 4.16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말하는 '4.16 10.10.10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3월 21일부터 4월 15일까지, 안산 내 11개의 공간에서 각 10명의 청년이 모여 4.16세월호참사 10년을 이야기하며 기억하자는 취지로, 지난 시간을 응원하며 앞으로 나아갈 생명안전사회의 상을 함께 만들어가는 자리로 진행됐다.

각 공간마다 대화모임, 기억공방, 영화상영, 플로깅, 상담, 요가, 아티스트 토크, 북클럽 등 다양한 소재와 내용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참여한 청년들은 세월호참사를 기억하는 각자의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15일 저녁, '4.16 10.10.10 프로젝트'의 마지막 공간으로 마을상점생활관에서 <제가 참사 생존가인가요(김초롱 저)>를 읽은 참가자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북클럽 형태로, 책의 내용에 대해 자유롭게 질문하고 대답하는 시간으로 모임이 마련되었다.

"책을 읽은 소감은?"이라는 첫 질문에 "참사 피해자로서의 목소리가 잘 들어간 책이라고 느껴진다. 책을 읽을 때마다 참사 피해자의 입장에 몰입하게 되었다", "저자의 경우 참사 생존자이며 동시에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생존자로서의 부채감,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정신적인 고통의 경계가 잘 느껴졌다", "참사 당사자의 이야기라 읽기 힘들 것 같았다. 막상 읽고 나니 참사 당시의 모습이 어땠는지 알게 되었고, 당사자 본인이 직접 꺼내는 이야기라 더 인상깊었다" 등의 감상을 전했다.

자연스럽게 다음 주제로 이어졌다. '피해자다움'이라는 시선으로 인해 피해자임을 드러내기 쉽지 않은 사회에 대해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중요함을 참가자 모두가 공감하였다.

'애도할 줄 모르는 사회'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애도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2차 가해, 비난부터 없어져야 한다", "'너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느낌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위로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힘내, 괜찮아 등의 위로는 나를 위한 위로이지, 상대방을 위한 위로가 아닌 것 같다" 등의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다음으로는 "내 주변에 참사 피해자가 있다면 어떻게 위로할 것인가?", "내가 상실감을 느끼고 있을 때 어떤 위로를 받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혼자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끔 누군가가 옆에 있어 주었으면 좋겠다."
"번아웃이 온 친구가 있는데 '정신과에 가보는 것이 어떻겠나?'라는 질문을 했었다. 책을 읽고 나니 '왜 그랬을까' 싶었다. 매일 한 번씩 연락하는 것을 시도하는 중이다."
"나의 시간이 허락된다면 상대방이 죽지 않게끔 옆에서 있어 줄 것 같다. 밥 냄새를 풍기고, 집 안을 환기하고, 같이 걷는 시간을 들이고 싶다."


이처럼 위로가 필요한 상대의 곁을 함께 있어 주는 것을 공통적으로 언급했다.

책에 대해 인상적인 부분에서는 저자가 심리상담을 받으며 청소의 필요함을 느꼈던 부분을 대체로 꼽았다. "집 안을 청소하는 것이 내가 이겨낼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해 주는 것 같다", "일상을 살아내는 것이 가장 큰 일이 아닐까 싶다. 나에 대한 존엄을 지키기 위해 청소는 가장 기본이 되는 것 같다", "각자의 일상에서 무너지는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 같다. 나도 집에 가서 청소를 해야할 것 같다"의 인상적인 부분을 공유했다.

이외에도 "생존자의 정체성을 보며 '연결감'을 느끼게 된다", "'집에 있는데 집에 가고 싶다'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때로는 같이 있기 싫고 때로는 혼자 있기 싫은 불편한 마음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있는다'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해주었다", "'납작하다'라는 표현을 책에서 많이 보았다. 읽으면서 "내가 납작하게 참사를 생각했구나"를 알게 되었다. 책을 읽은 뒤 이런 생각이 확장되었다", "애도하고 기억할 줄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저자가 이런 글을 내주어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많이 말하고 회자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순간이었다" 등 책을 읽은 뒤의 다양한 소감을 전하며 대화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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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청년네트워크2 안산청년들이 함께 만든 4.16생명안전선언이 기억식에서 전시되고 있는 모습 ⓒ 안산청년네트워크

  
'4.16 10.10.10 프로젝트'는 안산청년네트워크가 주관하고 4.16재단이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난 12일에는 각 모임에서 진행된 내용들을 공유하고 4.16생명안전선언을 함께 만드는 '안산청년공론장 – 우리는 안녕한 사회를 원한다'를 열었다. 그후 공론장에서 나눈 청년들의 의견을 받아 완성된 '4.16생명안전선언'을 16일 세월호참사 10주기 기억식 때 현수막으로 제작 전시했다.

안산청년네트워크는 청년 문제가 날로 심각해져 감에 따라, 지역 차원의 청년정책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안산지역 청년단체 네트워크를 통해 공동으로 대응하고 지속적인 청년 의제 발굴 및 공론화를 위해 2014년 발족한 연대체다. 안산청년네트워크에는 안산녹색소비자연대, 안산YMCA, 안산YWCA, 평등평화세상 온다가 소속되어 있으며, 경기내일스퀘어안산 상상대로, 안산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협력기관으로 함께하고 있다.
#세월호참사 #안산청년네트워크 #마을상점생활관 #제가참사생존자인가요 #416생명안전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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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산에서 직장다니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속에서 시민들과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역할을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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