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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왜곡 논란으로 외면 받아온 '순종 동상' 마침내 철거

대구 중구청 심의위 열어 만장일치로 철거 결정... 다음 주 철거하고 왕복 4차선 도로 복원

등록 2024.04.18 14:11수정 2024.04.1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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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달성공원 앞 도로에 세워진 순종 황제 동상. 친일 논란과 역사 왜곡 논란이 이어지면서 애물단지가 된 동상이 철거될 것으로 보인다. ⓒ 조정훈

 
지난 2017년 대구 달성공원 앞에 건립돼 역사 왜곡 논란과 함께 지역민들의 외면을 받아온 '순종 황제 동상'이 마침내 철거된다.

대구 중구청은 지난 17일 공공조형물 심의위원회를 열어 위원 전원 찬성으로 순종황제 동상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순종 동상은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도시활력증진사업 일환으로 70억 원을 투입해 순종황제어가길(중구 수창동에서 인교동까지 2.1km)을 조성하면서 세워졌다.

당시 중구청은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인 순종이 1909년 남순행 중 대구를 다녀간 것을 기념하고 역사적으로 재인식한다며 순종어가길을 만들었다. 또 달성공원 앞 4차선 도로 중 2개 차선을 막아 대례복을 입고 있는 높이 5.5m의 금빛 순종 황제 동상을 세웠다.

하지만 순종의 대구 방문은 초대 조선통감 이토 히로부미의 의도에 따라 일제에 저항하는 백성들을 순응시키기 위한 방문이라는 견해가 강하다.

순종의 남순행길에 이토 히로부미가 동행했고 순종은 일본 제복을 입고 대구역에서 달성토성까지 행차한 후 달성공원에 마련된 일본 신사를 참배하고 일본군 헌병대장, 경찰서장 등을 만나 격려했다.

순종어가길이 조성되고 순종 동상이 세워지자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은 역사 왜곡, 친일 미화라며 동상 철거를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중구청은 역사 왜곡 논란에도 '다크 투어리즘'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동상 철거에 미온적이었다.

하지만 인근에 30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이 건축되고 상설 새벽시장이 활성화되는 등 조성 당시와 비교해 유동인구가 늘고 통행차량이 증가하면서 보행과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다는 우려에 철거를 결정했다.

순종 동상은 오는 22일 이후 철거될 것으로 예상된다. 철거 비용은 약 2000만 원이고 철거되기까지는 약 1주일의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중구청은 동상 철거 후 연말까지 약 4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현재 2차선인 도로를 왕복 4차선으로 복구할 계획이다.

류규하 중구청장은 "순종동상 등이 철거된 후 진입로 확장공사 전까지 보행섬을 통행하는 시민들의 보행상 안전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순종동상 #철거 #대구중구청 #역사왜곡 #4차선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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