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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죽어가며 출산한 팔레스타인 아기, 나흘 만에 사망

호흡곤란 겪다가 숨져... 이스라엘군 공습에 일가족 사망

등록 2024.04.27 12:01수정 2024.04.2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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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조산한 팔레스타인 미숙아의 사망을 보도하는 영국 공영방송 BBC ⓒ BBC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치명상을 입은 팔레스타인인 엄마의 뱃속에서 간신히 태어난 미숙아가 나흘 만에 끝내 숨졌다.

영국 공영방송 BBC,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각) 임신 30주이던 산모를 제왕절개 수술해 태어난 아기 사브린 알루가 가자지구 라파에 있는 에미리트 병원에서 사망했다.

이 아기를 돌보던 병원 응급 신생아실 의료진 무함마드 살라마는 "아기가 조산으로 인해 호흡기가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태어났고, 면역 체계가 매우 약했기 때문에 결국 숨졌다"라고 밝혔다. 

치명상 입은 엄마, 아기 출산하고 사망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의 피란민이던 사브린 알사카니는 지난 21일 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머리와 복부를 크게 다쳐 위독한 상태로 라파의 쿠웨이트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고, 임신 중인 아기가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한 의료진은 곧바로 제왕절개 수술을 했다.

알사카니는 아기를 출산한 직후 숨졌으며, 당시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라파 지역의 주택이 타격을 받으면서 알사카니의 남편 슈크리와 네 살배기 큰딸 밀락 등 일가족을 포함해 총 19명이 사망했다.

1.4kg의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의 이름은 엄마를 따라 '사브린'으로 지어졌고, 라파의 에미리트 병원으로 옮겨져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받아 왔다. 


의료진은 알루의 가슴에 붙인 테이프에 "순교자 사브린 알사카니의 아기"라고 적었고, 한 달 정도 치료하면 퇴원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아기의 외할머니는 치료가 끝나면 입양해 키우겠다는 계획도 세워놓았다. 

알루를 돌보는 의료진은 "호흡기가 나아지면 모유를 수유해야 하지만, 이 아기는 그럴 수 없다"라며 "어떤 사람은 대체할 수 있지만, 그 무엇도 어머니를 대신할 수는 없다"라며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공습을 비난했다. 

겨우 살아남았는데... 삼촌 "가족과 함께하려 세상 떠나"

그러나 안정적이었던 아기의 상태도 전날 갑자기 호흡곤란을 겪으면서 위독해졌고, 결국 생후 나흘 만에 숨졌다. 

알루의 삼촌 라미 알셰이크는 "알루가 가족과 함께하기 위해 세상을 떠났다"라며 "알루 시신을 아빠 슈크리의 무덤에 함께 묻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알루의 가족에 대해 "내 동생 슈크리는 이발사였고, 어린 큰딸 밀락은 곧 여동생이 태어난다는 사실에 기뻐했던 행복한 사람들"이라며 "그들은 (전쟁과 상관없는) 평범한 민간인이었다"라고 강조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작년 10월 7일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3만000여 명 가운데 3분의 2가 여성과 어린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완전히 소탕하겠다며 가자지구 최남단 국경도시인 라파를 공습하고 지상군 투입까지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약 140만 명의 피란민이 갈 곳 없이 몰려 있는 라파를 공격할 경우 엄청난 민간인 피해가 우려된다며 이스라엘을 만류하고 있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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