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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1호기 계통제염 시작, '해체' 첫발 뗐지만...

한수원 7일 기념식 열고 해체 절차 들어가... 환경단체 "지연해체 해야"

등록 2024.05.07 15:40수정 2024.05.0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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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기장군 장안읍에 있는 고리원자력발전소(고리원전) 1호기. ⓒ 김보성

 
영구 정지된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계통제염에 들어가면서 해체 작업의 첫발을 뗐다. 제염은 원전의 안전한 해체를 위한 필수적인 전제 조건으로 발전소 계통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는 작업이다. 한수원은 본격적인 해체까지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지만, 환경단체는 해결해야 할 과제를 더 강조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7일 고리1호기 해체제염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동만(기장) 국회의원, 이준승 부산시 경제부시장 등과 함께 기념식 행사를 열고 제염의 시작을 알린 한수원은 "국내 최초로 진행되는 작업"이란 점을 내세웠다. 황주호 사장은 "고리1호기 해체 경험을 통해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데 힘을 쓰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공정은 발전소 배관 등 계통 내부에 과망간산·옥살산 등 화학약품을 주입해 방사성 오염 산화막을 제거하는 게 목표다. 방사성 물질 농도를 30분의 1 수준으로 낮춰 작업자 피폭을 최소화한다. 원자로 냉각제계통, 화학 및 체적제어계통, 잔열 제거계통 등이 주요 제염 대상이다.

계통제염이 마무리되면 다음 절차는 원전 건물의 실제 철거다. 제염 완료는 본격적인 철거 준비가 됐다는 걸 의미한다. 이후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해체 승인을 받아 고준위핵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를 반출하는 과정을 밟는다. 그리고 비방사성-방사성 구조물 순서로 발전소를 철거한 뒤 부지복원에 나선다. 한마디로 현장을 고리1호기 건설 전으로 되돌리는 셈이다.

그러나 처리시설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터라 최종 해체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현재 고리1호기에는 수백여 다발의 사용후핵연료가 저장돼 있다. 1978년 4월부터 상업운전에 돌입한 고리1호기는 우리나라 최초의 원전으로 지난 2017년 원자로 운전 정지까지 계속 핵연료를 사용해왔다.

고리1호기 제염 조처를 둘러싸고 환경단체는 환영보단 불안감을 드러냈다. 부산고리2호기수명연장·핵폐기장 반대 범시민운동본부의 민은주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남은 문제가 더 많다"라고 말했다. 민 사무처장은 "임시저장시설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고, 해체 또한 주민과 같이 검토해야 하는 만큼 시간을 두고 지연해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탈핵부산시민연대의 강언주 공동집행위원장은 고리1호기 해체는 수명을 다한 고리2호기 폐쇄와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강 공동집행위원장은 "방사성 물질이 많이 뿜어져 나온 다른 나라의 해체 사례에서 보듯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그래서 안전이 중요하다"라며 "노후 원전인 2호기까지 완전히 가동을 멈추고 더 안전하게 동시 해체에 들어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고리1호기 #계통제염 #지연해체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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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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