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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잔혹사 보고대회 "언론자유 살처분 당했다"

등록 2011.01.20 18:38수정 2011.01.21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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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3사와 보도 전문 케이블 채널 YTN의 노조위원장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노조위원장들은 오늘 국회에서 열린 '방송잔혹사를 말하다 보고대회'에 참석해 해당 방송사의 독립성 훼손과 노조 탄압 상황에 대해 증언했습니다.

엄경철 KBS 새노조위원장은 지난 3년 동안 이어진 사측의 노조원 징계를 언급한 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국군 발열조끼 성금 모금 방송에 대해 7, 80년대 계몽 캠페인 방송으로 돌아가려고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엄경철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본부장] "최근에 가장 우스꽝스러운 것이 발열 조끼 보내는 성금 운동입니다. 내부에서 정말 어이가 없어서 말을 못합니다. 70년 80년대 계몽 캠페인 방송으로 KBS가 돌아가는 것이 아닙니까. 발열 조끼가 필요하면 왜 정부가 못하는지 따지고 촉구하는 것이 제대로 된 저널리즘인데 KBS가 대신 나서서 하려고 합니다."

최근 사측의 일방적인 단체협약 해지에 반발해 삭발농성에 들어간 이근행 MBC 노조위원장은 MBC 경영진이 노조를 중심으로 한 공정방송을 불가능하게 만들려고 한다고 지적한 뒤, 김재철 MBC 사장이 단협 해지 이후 연임에 성공하면 더 큰 잔혹사가 펼쳐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근행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본부장] "김재철이 연임한 이후에 2년 간은 12년 대선과 연결되는 과정이고 지난 1년간 김재철이 내부 저항 때문에 프로그램 개입에 소극적이었다고 하지만 연임되면 가속도 붙을 수밖에 없습니다. MBC는 프로그램 탄압에 돌입할 것입니다. 더 큰 잔혹사가 펼쳐집니다."

이윤민 SBS 노조위원장은 지난해 사측이 일방적으로 신입사원과 부장 이상 사원에 대한 연봉제를 실시했다면서 연봉제는 공정방송을 지키는 데 있어서는 무서운 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윤민 전국언론노조 SBS본부 본부장] "연봉제 이뤄지려면 개인의 성과가 확실해야 하고 이를 측정할 도구가 있어야 하는데, 언론사, 방송에 있어서 PD가 혼자서 방송하는 게 아닙니다. 공정성 지키는 데 있어서 연봉제는 무서운 칼날입니다."

김종욱 YTN 노조위원장은 공정방송을 지키기 위한 투쟁으로 해직과 징계를 당한 기자들이 3년째 무효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말한 뒤, 최근 불거진 YTN 블랙리스트 논란을 지적했습니다.

[김종욱 전국언론노조 YTN지부 지부장] "어제 그제 YTN판 블랙리스트라는 공정방송 훼손 경과를 보면 특별한 이름 붙이지 않더라도 너무나 당연한 산물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 보고대회를 주최한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87년 민주항쟁 이후 사회적으로 합의된 언론 자유가 살처분 당하고 있다며 방송의 독립성을 지키는 일에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문순 민주당 의원] "직접적으로 표현하면 언론 자유의 살처분이라고 표현하는데 이게 뭐냐면 87년 민주항쟁 이후에 방송사 내부에 방송의 독립성 언론의 자유를 주장하는 노조가 생겨서 노사간의 단체협상이 체결됐습니다. 이것을 방송사 내부에서 무력화시키는 파괴하는 일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방송사 내부만의 문제가 아니고 87년 이후 진행된 사회적 합의입니다. 이건 국민들의 권리인데 그냥 내부문제로 침해당하고 있습니다."

한편,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종편채널인 이른바 조중동 방송이 출범하면 지상파 방송사의 공정성을 찾는 것은 더 어려워 질 것이라면서 조중동 방송 무력화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방송사 노조에 대한 탄압과 독립성 훼손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각 방송사 구성원들이 어떤 해법으로 이 난관을 극복해 나갈지 주목됩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gkfnzl) 내방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누군가는 진실을 기록해야 합니다. 그 일을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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