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강의 마친 진중권, 트위터에 누드 올린 까닭 - 오마이뉴스 모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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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강의 마친 진중권, 트위터에 누드 올린 까닭

등록 2011.07.29 19:46수정 2011.07.2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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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저녁 오마이뉴스에서 열린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 모더니즘 편> 저자와의 대화에는 폭우에도 불구하고 백 여 명의 사람들이 자리를 가득 채웠습니다. 이날 저자 진중권 씨는 솔직하고 거침없는 강연을 통해 참석자들을 20세기 초 아방가르드 시대로 이끌었습니다.

진중권 씨는 책에서 20세기 초 아방가르드 예술운동의 선언과 강령 같은 내적 논리를 중심으로 아방가르드 예술의 본질을 추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중권 / <서양미술사 - 모더니즘 편> 저자] "그들의 강령과 선언문을 통해서 '그들이 뭘 하려고 했는가, 그 다음에 그들이 설정한 과제가 조형·예술적으로는 어떻게 다가왔는가, 그들이 또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가' 이런 논리의 전개 관점에서 (책을) 썼습니다."

저자 진중권 씨는 이날 강연 순서를 '순수성의 추구, 근원을 향한 열망, 광기에 대한 호기심, 기술적 구축의 의지' 네 개로 분류했습니다. 이런 분류아래에서 각 유파의 주요한 철학적 배경과 작품, 영향을 살폈습니다.

순수를 추구하기 위해 재현을 포기한 순수추상의 한계. 이는 칸딘스키, 말레비치, 몬드리안이 정신성을 강조하는 신지학에 매료된 배경이었습니다.

[진중권 / <서양미술사 - 모더니즘 편> 저자] "모든 의미까지 배제하게 되면 회화라는 것이 사실은 사물이 돼버립니다. 쉽게 말하면 벽지가 돼버려요. 아시잖아요. 우리가 이것 스케치북 표지이고 도시락 뚜껑으로 갖다놓기 참 좋잖아요."

저자 진중권 씨는 서양미술사 3권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일탈이 규칙이 돼버린, 변기에 서명하는 것이 더 이상 새롭지 않은 오늘날 네오 모더니즘의 흐름을 어떻게 볼 것인지 고민을 이야기했습니다.

[진중권 / <서양미술사 - 모더니즘 편> 저자] "옛날에 뒤샹은 변기에 사인을 하면서 제도권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요즘엔 제도권 내에 들어가는 행위예요. 옛날과 같은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도 없다. 이미 반복하는 것 자체가 문제인데 새로움이 아니잖아요. 근데 그 의미가 정 반대가 돼버렸다는 거예요. 오늘날은 일탈이 규칙이 돼버렸다는 거예요."

강연 후 한 참석자가 정치·사회적 참여를 하게 된 동기를 묻자 진중권 씨는 참여 활동은 민주주의를 유지하기 위한 당연한 의무이자 권리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진중권 / <서양미술사 - 모더니즘 편> 저자] "우리가 참정권, 투표권, 공무담임권이 있는데 그 둘(참정권, 투표권) 중 하나를 행사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자 권리라고 생각해요. 대중들이 관심을 안 가질 경우에는 민주주의란 게 유지가 될 수 없잖아요. 사회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늘 국가에서 진행되는 모든 일에 대해서 견해를 갖고 의견을 발표하고 싸우기도 하고 참여하는 것이 모든 사람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생각해요."

진중권 씨는 이날 저자와의 대화를 마치자마자 자신의 트위터에 여성의 성기가 묘사된 미술작품을 연이어 올리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를 해달라고 조롱했습니다. 박경신 방통심의위원이 자신의 블로그에 여성의 음부가 적나라하게 묘사된 그림을 올려 논란이 일자 반박하고 나선 것입니다.

이런 논란을 두고 진중권 씨는 "촌스럽다"고 일침을 놓았습니다. "21세기에 백 수십 년 묵은 작품을 두고 논란을 벌이다니, 탈레반 영토에 살고 있냐"며 비판했습니다. 한나라당을 두곤 '성나라당'이라고 비꼬며 "성추행 전문 한나라당이야말로 청소년 유해단체"라고 비꼬았습니다.

박 위원이 블로그에 올린 그림은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에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전시돼 있는 150여 년 전 작품, 귀스타브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 이었습니다.

민주주의를 유지하기 위해 국가에서 진행되는 모든 일에 견해를 밝히고 싸우기도 한다는 진중권 씨가 미학자로서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곧바로 보여준 셈입니다.

20세기 초부터 2차 대전 직전까지의 미술사를 바탕으로 모더니즘의 형성과 그 의의에 대해 정리한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 모더니즘 편>. 야수주의에서 시작해 입체주의, 순수추상, 절대주의, 표현주의,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신즉물주의를 거쳐 바우하우스까지 12개의 유파를 다뤘습니다.

오마이뉴스 최인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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