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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보도>군산 쉬파리 골목 윤락가 화재 (2000/9/20)
2001년 2월, 쉬파리 골목에서 만난 세 사람


ⓒ오마이뉴스 최경준


[최경준 기자]감금상태로 있던 다섯 명의 윤락녀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군산시 대명동 윤락가 화재참사가 발생(2000.10.19)한 지 4개월만에 다시 현장을 찾았다. 일명 '쉬파리 골목' 윤락업소들은 여전히 자물쇠로 굳게 문을 닫고 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골목 입구 오른쪽 벽에 붙어 있던 '청소년 출입금지 구역' 푯말이 예전보다 더 크고 선명하게 만들어져 높게 걸려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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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내가 이 건물에 벽돌을 쌓았어. 칸막이도 내가 만들었다구…."
30년 전 쉬파리 골목 윤락업소 건물을 지었다는 김광채(58.노동) 씨를 만난 것은 우연이었다. 화재현장을 올려다 보고 있던 그는 연신 혀끝을 찼다.

"오래 됐지만 아직 기억이 생생해. 꼭 돼지막사 같았어. 그곳에서 아가씨들이 손님을 받았지. 하지만 그때는 아가씨들이 밖에도 막 나가고 그랬어. 지금처럼 가둬놓고 그러지는 않았다고…."

그는 옛날 얘기에 한참 신이 나 있다가 갑자기 주위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기자의 귀에 속삭였다.

"그 아가씨들이 불났을 때 쇠창살에 갇혀서 못나와 죽었다는 말이 있어."

그를 보내고 현장을 떠나려는 데 낯익은 얼굴이 골목 안으로 급히 사라졌다. 쫓아가 확인해 보니 전모(57. 쉬파리 골목 업소 포주) 씨였다. 화재참사의 유일한 생존자였던 김모씨가 '포주들에게 돈을 모아 경찰에게 뇌물을 상납했다'고 지목했던 사람이다.

화재 발생 후 경찰에 쫓기던 그는 김씨의 진술이 <오마이뉴스>를 통해 보도되자 돌연 경찰에 자수했다. 그는 전 역전파출소(쉬파리골목 관할파출소) 소장에게 명절 때마다 뇌물을 상납했다고 시인하고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화재 이후) 업소가 전부 문을 닫아서 골목이 어두우니까 좀도둑이 극성을 부리고 있어."

자신의 업소도 도둑을 맞았다며 연신 투덜거리던 그는 열심히 업소 철문에 새로운 잠금장치를 설치했다.

군산경찰서는 화재사건의 책임을 물어 역전 파출소 경찰관 전원을 교체했다. 새로 부임한 임동훈 파출소장을 만난 것은 저녁무렵이었다. 임 소장과 함께 대명동 윤락업소 거리를 돌았다. 지금까지도 흉측한 화염의 흔적을 드러내놓고 있는 화재현장과는 대조적으로, 유흥주점으로 허가를 받은 '감뚝' 업소들은 화려한 네온사인을 밝히며 영업을 하고 있었다.

'감뚝'에서 여전히 윤락영업이 행해지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화재사건 이후 22시부터 04시까지 시간마다 순찰을 돌고 있고, 쉬파리 골목에는 순찰함도 만들었어요. 업주들 반발에도 불구하고 '감뚝'에 설치돼 있던 쇠창살도 모두 뜯어냈지요. 하지만 윤락행위 현장을 적발하는 것은 쉽지가 않아요."

임소장에 따르면 화재참사 이후 크게 달라진 것이 있다고 한다. 업소들이 장사가 안된다는 것이다. 물론 장사가 안되는 것은 IMF 탓도 있고, 경찰의 단속이 강화된 탓도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아가씨들이 없어요. 화재참사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로는 빚 때문에 팔려 다니는 아가씨들이 죽어도 군산에는 오지 않겠다고 한다는 겁니다. 감금하고 돈 뺏어간다고... 게다가 내가 부임한 이후로 아가씨 가족들이 찾아와서 아가씨를 데리고 가는 일도 있었어요. 5∼6명의 아가씨가 그렇게 이곳을 나갔지요."

지난 해 12월 18일 S유흥주점에서 일하던 이모(26) 씨는 오빠가 강원도에서 이곳까지 찾아와 데리고 갔다. 그리고 2월 14일에는 Y유흥주점에서 일하던 이모(25) 씨도 어머니가 찾아와 데리고 갔다. 여론을 의식한 포주들은 2천에서 3천만원 가까이 되는 그들의 빚을 포기해야 했다. 예전에는 감히 꿈도 못꾸던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가족이 이 곳으로 딸을 찾으러 올 것이라는 것이 임소장의 설명이다.

지난 2월 7일 화재업소 포주 박복현(41) 씨와 박중환(30) 씨가 각각 3년과 4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재판을 지켜보던 희생자 임모양의 아버지 임모씨는 재판결과를 보고 어처구니가 없었다.

"다섯 명이나 되는 생명을 죽게 만든 범죄자가 겨우 3년 징역살고 나오면 된다니…. 이래서 우리나라 좋은 나라라고 하는 겁니까?"

서울의 미아리, 청량리를 비롯해서 전국에는 수많은 윤락업소가 존재하고 있다. 이에 종사하는 매춘여성의 수도 경찰과 여성단체에서조차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할 지경이다. 매춘을 근본적으로 없애거나, 어차피 없애지 못할 것이라면 공창제도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금도 '매춘여성'들은 여전히 인권사각지대에 내몰려 있다. 또 어디서 감금된 채 우리들의 어린 누이들이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최초보도>집단구타 당한 한 여중생의 죽음(2000/11/1)
서양 아버지, "가능한 빨리 지금 살고 있는 동네를 떠나고 싶다"


ⓒ 오마이뉴스 김미선
[배을선 기자]<집단구타 당한 한 여중생의 죽음 - 그날의 악몽 잊기전에 그는 세상과 작별했다>라는 서지혜 양의 기사를 보도한 후, 서양의 장례식과 관련된 후속기사가 바로 보도되었다.

23일 부검결과 지연발표에 대해 항의시위차 국립과학수사연구소를 방문한 서양의 아버지는 "담당 의사인 김유훈 박사로부터 '서지혜의 사망원인을 부검결과 전격성 간부전이고, 이것이 의사에 의한 것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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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서양의 가족들은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

ⓒ 오마이뉴스 배을선
영등포 로타리의 한 캬바레. 입구의 계단에 올라서자마자 "뚝뚝"하는 망치소리가 들려왔다. 서양의 아버지인 서민석 씨가 3일 전부터 출근하고 있는 일터다. 현재 서민석 씨는 캬바레의 인테리어를 고치는 목수일을 맡고 있다.

"지혜가 죽은 다음에 일이 잡히질 않고 지혜가 문열고 들어올 것만 같아 아무 일도 안하고 지냈지만 이제 남은 가족들도 먹고 살아야 하지 않나?"라며 아직도 지혜의 죽음을 믿겨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서씨는 또 "부검결과가 나와서 일이 다 정리되었으면 좋겠다"며 "가능한 빨리 지금 살고 있는 동네를 떠나고 싶다"고 착찹한 심정을 토로했다.

지혜의 어머니 신연주 씨는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이하 학가협) 사무실에 나가고 있다. 오는 3월 1일에 발대식을 갖는 학가협에서 신 씨는 자신과 같은 피해자들의 가족을 돕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신 씨는 또한, `2000 국회 대중문화 & 미디어상'의 인터넷부문에 선정되어 상을 받기도 했다. 이 상은 학교폭력으로 숨진 딸의 슬픔을 딛고 학교폭력의 심각함을 인터넷에 알린 어머니인 신씨에게 수여된 상이다.

서양의 동생인 지숙양은 이제 중학교 2학년에 올라간다. 지숙양은 "빨리 이사가고 싶다. 전학가고 싶다. 언니 물건이 그대로 집 안에 있다. 언니가 보고 싶다"며 언니를 그리워했다.

학가협은 지난 23일 오후 1시부터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뒤에서 교육부에 항의하는 시위를 개최했다. 시위현장에서 학교폭력 피해자 아버지는 삭발식을 가졌다. 학가협의 홈페이지는 다음과 같다.
http://www.uri-i.or.kr


<최초보도>학생이 선생님 추방에 나선 이유(2000/12/28)
대전 'C여고' 이번엔 동료교사 집단 구명 운동 "물의"


ⓒ 심규상
[심규상 기자]제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하고 인권을 무시해 온 혐의가 인정돼 '학교징계위원회'로부터 해임처분을 받은 교사의 구명을 위해 같은 학교 동료 교사들이 제자들 몰래 집단탄원 서명을 벌인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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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해당학교인 대전 'C여고' 관계자들에 따르면 재심 청구시한을 앞둔 지난 5일-8일 경 같은 학교재단인 여중.여고 교사들이 제자 성추행 등의 혐의로 '해임'된 배아무개 교사에 대한 처분이 지나치다며 탄원 서명운동을 벌였다.

'교육부 교원징계위원회'에 제출하기 위한 이 서명에는 학교재단 소속 전체 교사 92명(여중 교사 27명, 여고교사 65명) 중 과반수가 넘는 56명(여중 13명, 여고 43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학교측과 교사들은 피해자인 학생들에게는 면학 분위기와 학교 이미지를 해친다는 이유를 들어 문제의 교사가 해임된 사실에 대해서도 함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전여성민우회 김경희 사무국장은 "피해를 입은 학생들의 입장은 배제한 채 동료교사들의 시각만을 반영한 형평성을 잃은 처사"라고 비난했다. 김씨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문제 교사를 위해 구명운동을 벌인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구명운동을 벌이기 앞서 해당교사의 잘못을 학생들에게 공개하고 의견을 듣는 공론화 절차를 밟는 것이 순서"라고 주장했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이 여고의 한 교사도 "일부 교사들이 '행위는 나쁘지만 해임처분은 지나치다'는 요지의 탄원 서명을 한 것으로 안다"며 "해당 교사가 왜 해임됐는가에 대한 본질을 덮고 '동료'라는 입장에서만 접근한 교사답지 않은 부끄러운 행동"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자 성추행 등의 혐의로 '학교징계위원회'로부터 해임처분을 받은 배아무개 교사는 "부당하다"며 상급기관인 '교육부 교원심사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불복하는 경우 '교육부 교원징계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으며 기각될 경우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 학교 '징계위원회'는 지난 달 10일, 제자들에 대한 상습적인 성추행과 인권 무시 언행 등의 혐의가 인정된다며 배 아무개 교사에게 '해임' 처분을 내렸었다. 이날 학교징계위원회에는 김선건 위원장(이사)을 비롯 김공자 위원(이사), 해당 여고 교사대표 자격으로 윤명호, 소원섭, 한현석 씨 등 5명의 위원이 모두 참석했었다.


<최초보도>대전 MBC 고아무개 기자 비리 사건(2000/8/20)
고 기자 퇴직금 가압류, 3월9일 14차 공판


[이기동 기자]지난 해 8월 8일 오마이뉴스 보도 직후 수억원의 대가성 돈을 받아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됐던 '대전 MBC 고기자 사건'이 6개월 여의 시간이 흘렀다. 당시 지역 언론계 및 지역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던 '대전 MBC 고기자 사건'은 3월 최종 선거공판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3월9일 14차 공판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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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여가 지난 현재 고기자는 대전교도소에 구속수감 중에 있으며 구속 당시 공소장에 기재됐던 변호사법 위반과 알선수재,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 외에 지난 해 12월 담당 검사(형사 2부 이재관 검사)에 의해 공갈과 명예훼손 혐의가 추가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대전MBC는 고기자에 대한 유죄 판결이 확정된 이후 피해자들이 회사에 책임을 물어올 것에 대비, 고기자의 퇴직금을 가압류하는 등 구상권을 행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대전 MBC의 한 관계자는 "소송결과 어떻게 판결이 날지 아직 모르는 상황에서 회사에 책임이 돌아올 경우 회사로서 방법이 없기 때문에 퇴직금을 가압류했다"고 밝혔다.

고기자에 대한 14차 공판은 횡령과 명예훼손 부분에 대한 심리공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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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창간1주년 특집] 화제의 기사, 그후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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