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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2시, 신입생 입학식을 주재하려는 장방언 교장을 재학생, 학부모, 졸업생들이 막아서고 있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제6신(3월 2일 16시 30분)- 장교장, 결국 교문밖으로 쫓겨나다

3월 2일 오후 4시 20분. 장방언 교장은 결국 졸업생 10여명에게 양 팔이 붙들린 채 학교밖으로 쫓겨났다. 학생들은 장교장을 교문밖으로 내보낸 뒤 교문을 일시적으로 잠갔다.

▲ 상문고 졸업생들에 의해 학교밖으로 쫒겨나가고 있는 장 교장
ⓒ 오마이뉴스 노순택

졸업생들에 의해 쫓겨나기 직전, 장교장은 학부모 대표들과 면담을 가졌다.
30분간 시간을 달라던 장교장은 학부모들을 향해 "전교조 교사들에게 속지마라" "어머니들이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94년도에 나는 위에서 시켜서 한 죄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꾸벅 절을 했지만, 학부모들로부터 야유를 받았을 뿐이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학부모 대표들은 "아이들과 교사들, 학부모들이 다 반대하고 있는데 물러날 생각이 없느냐" "학생들을 위한다면 물러나라" "우리 아이를 살려달라, 장교장의 선택에 달려있다"라며 장교장의 사퇴를 촉구했으나 장교장으로부터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다. 면담에 참여했던 한 학부모는 "정말 대화가 안되는 사람이다, 말한 필요가 없는 사람이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제5신(15시 00분) - "임기중엔 대통령도 못 건드린다"

"장방언 사퇴하라" "전과자 물러가라" "신입생이 불쌍하다"
오후 2시 50분경 장방언 교장이 있는 본관 2층 생활지도실에 졸업생과 학부모등 200여명이 '장방언 교장은 물러나라'는 피켓과 플래카드를 들고 들어섰다.

▲ 거센 사퇴 압력에 직면한 장 교장. 누군가 장 교장의 옷깃에 "부패재단 척결하라"는 검은리본을 몰래 꽂아놓았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이들은 "전과자 교장 장방언 교장은 3월 3일부터 학교에 나오지 마라", "지금 이 자리에서 사퇴서를 쓰라"고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장방언 교장은 학부모들과 대화를 하자고 요구했으나 학부모들은 "내일부터 안나온다고 약속하라"며 거부했다.

장교장은 구호를 외치는 학부모들에게 "난 죽어도 교장입니다","나중에 3학년 면담때 봅시다"라고 말했다가 학부모들로부터 "교육청이 인정하지도 않는 교장도 교장이냐"는 비난을 들었다.

오후 3시경. 인근 정보과 형사 한명이 장교장을 생활지도실에서 몰래 빼내려다 학부모들로부터 비난을 샀다. 현재 장방언 교장은 학생부장석에 앉아 있으며 그 뒤로 졸업생들이 '상문인아 하나되자', '사립학교법 철폐'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서 있다.

장방언 교장은 손에 깍지를 낀 채 "밤새도록 시위해도 물러나지 않는다" 고 말하면서 주머니속에서 소형카메라를 꺼내 시위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일부 졸업생들이 카메라를 뺏으려 하자, 장교장은 "남의 물건에 손을 대면 범죄다"라며 호통을 쳤다. 순간 옆에 있던 한 졸업생이 "남의 물건에 손을대면 걸린다? 맞다. 그러면 남의 학교에 손을 대면 어떻게 되는 건가"라고 말해 좌중으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오후 3시 5분. 졸업생 몇 명이 백지 3장을 들고와서 장 교장에게 사퇴성명을 쓰라고 요구했으나 장교장은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라""웃기지 마라""나를 죽여라"라고 말하며 백지를 책상 아래로 던졌다.

▲ 졸업생과 학부모들이 장 교장에게 종이를 내밀며 사퇴서를 쓸 것을 요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사퇴서를 쓰라' '싫다'는 실랑이. 장교장은 "사퇴서를 쓰면 법에 걸린다는 것을 아냐?"며 거부를 계속하고 있다. 목천상씨 문중의 한 명은 "내가 당신(장교장)을 고용했어? 걸린다고 하게"라며 '사퇴서'를 요구했다.

'사퇴서
장방언은 2001년 3월3일부로 상문고에서 사퇴함을 선언합니다. 이에 증명합니다.
2001년 3월2일 장방언'

졸업생에 의해 대신 쓰여진 사퇴서는 장방언 교장에 의해 거칠게 책상아래로 던져졌다.

"그러면 '이우자, 상춘식의 재산을 상문고에 기부채납한다'라고 쓰라"는 또다른 사람의 요구.
장교장은 "그걸 내가 왜 쓰나, 이 바보같은 놈아"라고 답했다.

장교장은 이어 상대위 교사를 향해 "사람들을 이렇게 동원한 것을 꼭 갚아주마"라고 말했다. 또 학부모들을 향해 "신문에 보도된 것은 왜곡된 내용이다"라고 말했다가 비난을 받기도 했다.

장교장은 "임기중에는 대통령도 못건드린다"며 학부모들을 향해 "365일을 외쳐봐라"라고 말하고 있다.

제4신(14시 30분)- 신입생 부모들, "차라리 신입생을 받지 않았어야 되는 것 아니냐"

ⓒ 오마이뉴스 노순택
일부 신입생들은 교실로 돌아가고 난 뒤에도 담임을 만나지 못했다.
정항시 전교장과 장교장의 중복 교사발령으로 교사가 두명인 반도 2개 반이나 됐다. 이중 1학년 12반은 두명의 교사가 모두 교실에 나타나지 않았다.

학부모들은 "내일이면 담임이 온다는 보장 있냐" "학생들한테 피해를 주면 안되는 것 아니냐" "신입생들을 차라리 받지 않았어야 되는 것 아니냐"며 항의를 하기도 하고, 교사들을 찾아가 상문고 사태의 전말을 말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제3신(14시 05분)- 학생들과 장교장의 대치로 입학식 무산

15개 학급 신입생들이 반별로 정렬한 채 운동장에 서있다. 운동장 단상 옆으로는 학부모들 1백여명이 "전과교장 웬말이냐' '부패재단 막나간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단상뒤쪽으로는 재단옹호 교사들과 상대위 교사들이 긴장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 한 졸업생이 장 교장에게 신문기사를 펼쳐보이며 "이래도 거짓말을 하냐"고 항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곧이어 장방언 교장 등장.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우르르 몰려가 장교장을 막았다.
장교장은 1차로 재학생들에게 둘러싸이고, 2차로 동문졸업생들에게, 3차로 교사들에게 둘러싸였다.

"입학식이니까 내가 가야돼"라는 장방언 교장과 "장교장의 환영사를 듣고 싶은 사람이 여기 없다"는 저지대의 대치. 이 과정에서 장교장은 자신을 가로막는 학생들에게 "나한테 잘못 보이면 곤란해" "대학 안 갈거냐"라는 등의 발언을 해 주위 사람들에게 비난을 샀다. 뒤로는 학부모들이 여전히 "성적조작 범죄자 학교장 어림없다" "전과자 교장이면 상문고가 교도소냐"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시10분. 동문회의 한 졸업생이 단상에 올라 "학내문제 때문에 입학식을 치를 수 없게 됐습니다. 신입생 여러분 죄송합니다, 교실로 들어가 담임선생님의 지시를 받으세요"라고 말했다. 입학식 무산을 선언한 것이다.

장교장을 둘러싸고 있던 학생들도 모두 흩어졌다.

제2신(13시 50분)-신입생들 하나둘씩 학교로

입학식이자 첫 정식등교일을 맞은 신입생들이 하나둘씩 학교 진입로를 오르고 있다. 그들은 교문을 들어서자 마자 목천상씨 문중에서 뿌린 유인물을 받았다. 유인물에는 상문고의 역사와 함께 '지금은 학교가 문제가 많지만 곧 나아질 것, 정의가 승리할 것'이라고 쓰여있다. 다시 조금 더 학교진입로를 오르다보면 "상씨 문중이 세운 학교 이우자가 웬말이냐, 문중은 분노했다. 전과자는 얼씬마라"라는 플래카드가 보인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한 신입생에게 "이 학교 문제에 대해서 좀 아느냐"라고 물으니, "전혀 몰라요"란다. 그들 눈에는 학교가 나눠주는 유인물을 읽을 마음이 없다. 다만, 여느 학교처럼 평범한 입학식을 바랄 뿐이다.

교사들은 "입학식은 방송실이 아닌 운동장에서, 장교장이 아닌 교무부장이 중심이 되어 진행할 것"이며 "장교장이 진행하는 입학식을 인정할 수 없다"라고 장교장 측과 맞서고 있어 곧 있을 입학식은 파행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 상문고 사태의 전말


제1신(13시 30분)-94년 상문고 사태 재연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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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문고가 다시 시끄럽다.

논란은 지난 94년 3월19일 공금횡령과 사문서 위조(성적 조작)혐의로 상춘식 전 교장과 함께 구속수감 되었던 전 교감 장방언 씨가 올초 재단이사회의 임명으로 교장에 취임하면서 시작됐다.

3월2일 오전 8시. 개학식 및 입학식에 참석하기 위해 학교로 들어오던 장 교장은 이를 저지하려는 학생들과 교사들의 격렬한 저항을 받았다. 학생회 간부들과 졸업생, 재학생 10여명은 새벽 6시부터 정문을 막고 "전과자 교장 장방언을 인정할 수 없다"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장교장의 학교진입을 사전에 봉쇄했다. 교사 50여명과 행정실 직원 12명 등 교직원들도 교문 안쪽에 앉아 "성적(비리) 전과자 교장 물러가라"고 쓴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장방언 교장이 나타난 시각은 오전 8시경.
졸업생과 학생들은 쪽문으로 진입을 시도한 장방언 교장을 둘러싸고 "전과자 교장 물러가라"며 한 시간여동안 대치했다. 등교하려던 학생들과 교직원들로 주변은 순식간에 1천여명으로 불어났다. 침묵시위를 하던 교사들은 그 자리에 누워 연좌시위를 벌였고, 1천여명은 "전과자 장방언은 물러가라" 는 구호를 외쳤다. 학생들은 재단쪽을 옹호하는 교사들마저 교내진입을 막았으나 상문고대책위 교사들의 만류로 교사들의 진입은 저지되지 않았다.

"교실로 입실하라"
오전 9시. 교실로 입실하라는 상대위 교사들에 의해 장교장은 학내진입을 겨우 성공했다.

오전 11시.
학생들이 9시 교실로 간 뒤에도 개학식은 이뤄지지 못했다. 일부 교실 학생들의 경우, 담임얼굴조차 못 본 학생들도 있었다. 신임담임 배정이 전교장이었던 정항시 교장, 오늘 어렵게 학내진입을 성공한 장방언 교장에 의해 두 번 이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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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교장은 3월1일 임시교사회의를 열고 새 학기 담임 및 학급부장 등을 발표함으로써 지난 2월17일 있은 전 교장 정항시 씨의 담임 및 학급부장 발표를 뒤집었다. 상대위 소속 교사들은 교육청 측에 어느 결정이 옳은지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현재 교육청은 "아직까지는 전 교장 정항시가 한 업무분장이 유효하다"고 답변한 상태다. 그리고, 정방언 교장이 임명한 교사들중 일부는 교실에 나타나지 않았다.

3시간여 교실에 방치된 채 있던 학생들은 11시 20분경 교무부장의 '귀교' 방송에 따라 집으로 돌아갔다. 현재 학교에는 학생회 간부 일부와 교사들, 장방언 교장 등만 남아있다.

분란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오후 2시에 열릴 신입생 입학식에서도 재현될 전망이다. 졸업생들은 장교장을 물리력을 써서라도 단상에서 끌어내리겠다고 하고 있고, 교사들 역시 몸싸움을 통해서라도 장교장을 저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문고는 94년 교사들의 양심선언으로 재단의 비리가 드러나 상춘식 교장, 이우자 재단이사장 부부가 부정부패 혐의로 학교에서 물러나고 관선이사가 파견(94년~99년)된 학교다. 하지만 4차 관선이사진이 99년 12월27일 이해당사자들과의 협의 없이 정이사 선임을 의결했고, 12월31일 유인종 서울시 교육감이 이를 승인함에 따라 과거 부정부패 혐의로 학교를 떠났던 인사들이 돌아오고, 학생들과 교사들이 이들의 학교복귀를 반대하면서 이번 사태는 야기됐다.

현재 교육청은 장방언 씨의 교장승인을 1차 반려하고, "학교운영이 파행을 빚지 않도록 중립적 인사를 선임하라"라는 권고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재단측은 "사람이 없다"며 장방언 씨의 승인을 계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

다음은 장방언 교장과의 일문일답.

-오늘 오전 학생들이 물리적으로 당신의 학교 진입을 저지했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교사들이 학생들을 세뇌공작 했다. 우리학교가 정상화되려면 교육청이 전교조 편을 들지 말고, 재단이 운영할 수 있게끔 해줘야한다."

-학생과 교사들은 오후 2시에 있을 신입생 입학식도 저지할 예정이라는데.
"입학식은 꼭 할거다. 방송실에서 진행할 생각이다. 교사들이 방송실 문을 폐쇄했지만 문을 부수고라도 입학식은 진행할 것이다."

-만약의 충돌에 대비해 100여명의 학부모들이 학교에 들어와 있었는데...
"그렇지 않아도 대화요청을 했는데, 만나기 싫다는 답변을 들었다."

-지난 2월17일 정항시 교장이 업무분장을 했는데 이를 번복한 이유는?
"먼저 교장(정항시)이 상식 밖의 일을 한 거다. 나가면서 왜 그런 일을 하나. 자기 팀으로만 다 만들어놓고 나갔다. 내가 한 거라곤 51개 학급담임 중 40명이 전교조 교사로 되어있던 것을 전교조 출신 30명, 비전교조 21명으로 조정한 것과, 모두 다 전교조 교사인 학급부장을 전교조 5명, 비전교조 6명으로 공평하게 바꾼 것밖에 없다.."

-입학식 때 마찰이 생긴다면.
"공권력 요청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만약 물리적 마찰이 생긴다면 주동자에 대해서는 처리방법을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용퇴할 생각은 없는가?
"이미 8년간 놀았다. 명예롭게 퇴직했으면 한다."

-학부모들이 결의를 한다면 그 결의에 따를 의사는 있는가?
"2000여명 학부모 모두가 결의한다면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다."

-학생들에게 수업이 중요하다. 수업 진행에 차질은 없겠는가?
"내일부터 수업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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