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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목) 서강대 체육관에서는 `한총련과 함께`라는 제목으로 한총련 이적규정 철회와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한총련 문화제가 진행되었다. 그날 문화제에서는 한총련의 합법화와 국가보안법 철폐를 요구하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가극단 미래는 `저 빛나는 샛별처럼`을 공연해 참가자들의 열띤 환호를 받았다.

가극 `저 빛나는 샛별처럼`은 학생운동을 하다가 지금은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주인공이 한총련 대의원이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갇혀있는 후배를 면회하는 과정을 그린 극으로, 한총련의 역사와 한총련 투쟁의 정당성을 감동적으로 그려내서, 많은 관객들의 갈채를 받았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 극의 주인공 역할을 맡았던 서현규군은 최근 아주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연행되며 터진 소위 '자주대오' 사건의 체포 대상이다.

이미 학생운동을 정리하고 가극단 미래에서 노래와 극을 통해 6.15 공동선언과 조국의 통일에 대해 널리 알려 내는 훌륭한 활동을 하고 있는 현규군은 예전 활동을 이유로 '끝없는 수배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다행히 잡혀가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현규가 잡혀갔으면 그날 공연은 물론 한총련 문화제도 상당한 어려움에 빠졌을 것이다.

그러나 그날 공연은 성황리에 마쳤지만, 가극단 미래는 현규의 수배로 난관에 봉착해있다. 공연 연습은 물론, 단원들간의 만남도 어려워진 것이다.

이렇듯, <국가보안법>은 언제나 나와 내 주변에서 아직도 '살아 숨쉬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지난 2000년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에서 6.15 공동선언이 탄생한 이후 참으로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국가보안법의 위력'은 절대 변하지 않고 있다.

"가끔 시민들을 만나서 아직도 한총련이 이적단체이고 수배학생들이 있다고 하면, 놀라는 시민들이 많다. 남과 북의 정상들이 만나고 자유롭게 남북을 오가는 지금, 어떻게 그런 일이 있냐"는 것이다.

최근에도 (아주대 조직사건 외에도) 통일연대 민경우 사무처장님이 연행되었고, 어제는 범민련 이종린 명예의장님이 연행되었다.

연행 자체도 분노스러운 일이지만, 연행 사유와 조사 내용은 더욱 황당하기 그지없다. 민경우 사무처장은 올해 6.15 축전건으로 통일부에서 고발이 되어 연행되었고, 예전 범민련 사무처장으로 활동하던 당시의 활동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통일을 적극 만들고 권장해야할 통일부가 통일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상을 주지는 못할 망정 고발을 하지 않나, 수년전의 활동을 이제와서 들춰내서 조사하고 또 그걸 빌미로 나이드신 선생님을 연행하다니,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분노하고 있을수 만은 없다. 그리고 우리는 명확히 알아야 한다.

최근의 국가보안법 관련 연행과 구속사태가 결코 우연적인 것이 아니며, 6.15 공동선언 파탄을 위해 올 한해 반통일 수구세력들이 끊임없이 시도해온 역사회귀를 위한 움직임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또한 소위 '대북송금 특검'이 진행되고 정몽준 회장이 자살한 것도, 최근 김용갑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 147명이 주한미군 주둔을 애걸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겠다고 하는 것도, 이라크 파병을 강요하는 미국에 맞서기보다는 더 많은 전투병을 더 빨리 보내야한다는 주장도. 최근 일련의 사건들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아야 한다.

이제, 2003년도 저물고 2004년이 밝아오고 있다.

2004년 연말에 10대 뉴스를 뽑을 때, '국가보안법 철폐'가 선정될 수 있도록 모두 다함께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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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연대노조 정책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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