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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수
25일 대치동 소재 서울무역전시장에서는 동아닷컴과 디시인사이드가 공동주최한 '1st 누드출사대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대회장에는 전문 사진 작가부터 아마추어 작가는 물론 카메라폰을 손에 든 호기심 어린 눈길까지 300여 명의 사진 마니아들이 참석해 누드 촬영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 카메라폰으로 촬영을 하고 있는 어느 대회 참가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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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누드 모델 10명이 나선 이번 대회는 '실내 누드'로는 국내 최초이며 규모상으로도 국내 최대의 대회라 할 수 있다. 야외에서 촬영하는 대회는 종종 열린 바 있지만 실내에서 이 정도의 규모로 누드 대회가 개최된 적은 없었다. 이번 대회는 누드 촬영에 대한 일반인들의 편견을 깨는 데도 일조하는 등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 누드 촬영에 여념이 없는 사진작가들과 동호인들의 진지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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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또한 누드 출사는 처음이기에 참가 신청 때부터 고민이 많이 됐다. 조금 망설여지기도 했고 솔직히 말하자면 약간의 호기심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되고 스튜디오에 전라의 누드 모델이 들어서는 순간 촬영에 몰입해 사심(?)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말았다.

▲ 대회 총감독을 맡은 이필훈 교수가 누드 촬영에 대한 간략한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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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총 5시간 동안 계속된 이번 대회는 총감독을 맡은 이필훈(경원대학교 사진아카데미) 교수의 사회로 대회 유의 사항과 누드 촬영에 대한 간단한 강의를 듣는 것으로 시작됐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특별한 애로사항은 없었냐고 물었더니 "어려움은 별 다르게 없었지만 애초 계획했던 시기보다 늦춰지다 보니 홍보가 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한다.

이승연의 위안부 누드 사건이 대회 준비 중에 터져 일정을 뒤로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필훈 교수는 누드 촬영을 '인체와 빛의 예술'이라고 정의하며 이번 대회가 일반인들도 누드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저변 확대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대회장에는 누드 전문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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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회장에는 카메라 제조업체와 인화 전문 업체 등 관련 업체들의 제품 설명회도 열렸다. 또한 동아닷컴 누드 갤러리에서 볼 수 있는 전문 누드작가들의 작품도 전시되어 참가자들에게 호응을 이끌어 냈다.

대회 참가자 중에는 여성들도 꽤 많이 눈에 띄었다. 기독신문사에서 출판 편집일을 하고 있다는 조지혜(27)씨는 "누드 촬영은 처음"이라며 "남자보다 여체를 정확하게 알기에 더욱 섬세하게 촬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는 개인적으로 참가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간혹 친구들끼리 혹은 사진동호회에서 단체로 참여한 이들도 볼 수 있었다. 한국전력기술(KOPEC)에서 K-Focus라는 사진 동호회를 운영하는 양창률 (47) 회장은 "누드 촬영은 이번이 3번째인데 촬영에 열중하다 보면 이성으로서의 이상한 감정은 전혀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 양씨는 오히려 오랜 시간 촬영에 응하는 누드 모델을 보고 있노라면 그들에게서 프로 정신을 느낀다고 말했다.

▲ 누드 출사는 처음이라는 직장 내 사진 동호회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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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회는 10개의 스튜디오에서 각각 1명의 누드 모델들이 30분여간 촬영에 응하고 계속 모델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대회에서 누드 모델로 참여한 김은혜(25)씨. 김씨는 누드 모델 경력은 1년이 조금 넘었고 란제리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촬영 중간 중간에 힘들다며 자주 포즈를 바꿔 자문위원들에게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뛰어난 외모와 아름다운 몸매로 대회가 진행되는 내내 주목을 받았다. 대회가 끝난 이후에도 기념 촬영을 하자는 참가자들이 줄을 이을 정도였다.

그녀는 "저는 이렇게 장시간 촬영하는 건 처음이라 너무 힘들어요. 그래서 누드 크로키는 꿈도 못 꾸죠"라고 말했다. 김은혜씨는 짧은 경력 탓인지 촬영 도중 참가자들에게 "어떻게 포즈를 취할까요?"라는 질문을 던져 촬영에 몰입 중인 참가자들에게 실소를 자아내게 만들었다.

▲ 대회 중간 휴식 시간에 대회 본부 내에서 모니터링하고 있는 누드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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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국내 누드 대회치고는 대회 준비나 참가자들의 질서 의식 또한 높이 살 만했으며 애초 우려했던 불상사(?)는 다행히 없었다. 누드 대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보면 '행사장 내 풍기문란 행위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걸려 있기도 했다. 대회의 성격상 소란 행위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

다만 아쉬운 것은 '동영상 촬영은 절대 불허한다'는 주최측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일부 참가자들이 동영상으로 촬영을 했던 점이다.

▲ 하루 종일 촬영에 응해 주느라 고생한 누드 전문 모델들끼리 기념 촬영 한 컷.
ⓒ 유영수
컴컴한 실내에서 5시간에 걸친 촬영을 마치고 대회장을 나왔더니 다리가 다 후들거렸다. 촬영만 한 나도 이 지경인데 고난도의 포즈를 취하면서 장시간 작업한 모델들이야 오죽하랴.

"오랜 시간 고정된 포즈 취하는 게 어려워"
전문 누드 모델 김민정씨

이번 대회에 참여한 누드 모델 중 가장 경력이 많고 연극 <미란다>에서 5년간 주연 배우로도 활동한 김민정씨를 만나 누드 모델의 세계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던져 봤다.

- 누드 모델이라는 직업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해 주시죠.
"여러 대학과 누드 대회 등 저희를 필요로 하는 곳에 달려가 누드 크로키나 촬영의 피사체로서 인체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누드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 애로사항이 있으시다면?
"오랜 시간 고정된 포즈로 촬영에 임하는 것이 가장 힘듭니다. 하지만 작가분들이 많이 배려를 해주고,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전라'라는 것 때문에 부끄러움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처음 누드 작업을 시작한 곳이 대학교 작업실이었습니다. 그 때 부끄러움을 최대한 없애 주기 위해 반라부터 조금씩 작업을 진행해 주셨던 교수님이 지금도 고맙게 기억됩니다."

- 일반인들은 누드 모델이나 에로 배우들이 평상시에도 왠지 성적으로 개방적일 것이라는 편견을 갖기 쉬운데요.
"일단 신체적으로 접촉을 하면서 작업을 하는 에로 배우와 저희 누드 모델은 구분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개인차는 있겟지만 저희 또래의 보통 여자들과 비교해서 특별히 사생활이 문란하다거나 성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다거나 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김민정씨는 연극 연출자이자 배우인 오기택씨와 결혼한 4년차의 주부이며 현재 부산 동의대 미술과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누드 모델로서는 나이가 꽉 찼고 출산에 대한 계획도 있는 만큼 앞으로 '호국 영령들을 위한 세미 누드 퍼포먼스'에 주력하고 싶다고 색다른 포부를 밝혔다.

5년여간 계속해 온 국악 공부와 한국무용 경험을 살려 올 6·25 때 부산 U.N공원에서 이 퍼포먼스를 시도할 예정이며 앞으로 국립현충원 등에서 계속적으로 퍼포먼스 전문예술인으로 거듭나고 싶다고 한다. / 유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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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고 대자연을 누리며 행복하고 기쁘게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서울에서 평생 살다 제주에서 1년 반,포항에서 3년 반 동안 자연과 더불어 지내며 대자연 속에서 깊은 치유의 경험을 했습니다. 인생 후반부에 소명으로 받은 '상담'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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