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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가 국비 2억원을 들여 구 태조산 공원관리사업소(현 휴양지관리사업소) 안에 설치한 서바이벌 게임장이 시민들의 외면으로 제 기능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천안시는 지난 2000년 6월, 2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태조산 휴양지관리사업소 내 청소년수련관 인근에 1425㎡ 규모로 안전교육장과 게임장 등을 갖춘 서바이벌 게임장을 개장했다. 서바이벌 게임을 위해 안전장구와 게임용 총 등도 장만하고 같은해 9월에는 조례도 제정, 게임장의 사용료 등을 책정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개점 휴업 상태인 천안시 서바이벌 게임장

▲ 개장한 지 5년여가 지나고 있지만 이용자가 드문 천안시 서바이벌 게임장 모습.
ⓒ 윤평호
청소년 및 성인들의 다양한 여가 활동 기회 제공을 위해 서바이벌 게임장이 개장한 지 5년여가 흘렀지만 이용율은 한해 평균 5회를 넘기지 못하는 등 매우 저조, 활성화 계획이나 정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휴양지관리사업소에 따르면 지난해 시민들이 서바이벌 게임장을 이용한 회수는 3회에 불과하다. 5, 6월과 7월에 각각 1차례씩 호서대 청소년학과 학생들 183명이 이용한 것이 전부이다. 저조한 이용은 2003년에도 비슷했다.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 등에서 7회에 걸쳐 겨우 307명이 이용했다. 한해 동안 수만 명의 시민들이 휴양지관리사업소를 찾아 여가를 즐기는 것에 비해 서바이벌 게임장은 이용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서바이벌 게임장의 저조한 이용은 초기부터 일부 예견됐다. 시민들 이용이 활성화된 다른 지역의 서바이벌 게임장은 대부분 폭넓은 산악지형을 그대로 활용, 산악 전투의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반면 천안시 서바이벌 게임장은 도심지 전투를 재현한다는 취지에서 제한된 공간에 단조로운 장애물을 배치, 다채로운 게임 진행이 어렵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또한 일부 장애물들은 소재나 색상에서 조잡함을 벗어나지 못해 게임장에 대한 흥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게임장의 위치도 태조산공원이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나 가벼운 등산을 위해 찾는 이들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공원 특성과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천안시, 철거 검토... 예산낭비 불가피

▲ 굳게 문이 잠긴 천안시 서바이벌 게임장.
ⓒ 윤평호
휴양지관리사업소 측은 서바이벌 게임장의 저조한 이용율을 높이기 위해 이용 요금을 청소년 3000원, 일반인 5000원으로 다른 서바이벌 게임장의 요금보다 60~70% 저렴하게 책정했다. 하지만 저렴한 요금도 이용율을 높이기에는 역부족함을 드러내고 있다. 휴양지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주 이용 대상을 청소년들에 맞췄지만 청소년들이 공부에 쫓기다 보니 이용율이 저조하다"고 밝혔다.

휴양지관리사업소 측은 서바이벌 게임장이 당초 전국적으로 서바이벌 게임이 유행하는 분위기에 편승, 설치된 점도 있다며 장기적인 공원 계획 수립시 철거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시는 2000년 서바이벌 게임장 개장 당시 중부권 최초의 서바이벌 게임장이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5년여 만에 게임장은 애물단지로 전락, 신중하지 못한 사업추진을 반증하며 이래저래 예산 낭비만 초래하게 됐다.

덧붙이는 글 | 천안지역 주간신문인 '천안신문 335호'에도 실렸음. 
윤평호 기자의 블로그 주소는 http://blog.naver.com/cnsis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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