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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갑초등학교 정문 입구에 걸려 있는 반대 현수막과 오른쪽 야적장 부지.
ⓒ 김천수

삼성물산주식회사(대표이사 이상대)가 충북 음성군 감곡면 소재 오갑초등학교(교장 곽완규) 담장을 낀 부지에 콘크리트구조물(PC, Precast Concrete) 야적장 및 창고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건설 산하 삼연PCE주식회사(오갑초등학교 앞 도로 건너편 소재)에서 생산되는 대형 콘크리트구조물(이하 PC)을 쌓아놓을 5천여 평의 야적장 설치 허가를 음성군에 신청해놓고 있는데 학부모 등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4일 학교에서는 학부모 총회가 열려 '야적장설립반대추진위원회'가 조직됐다. 위원장에 학교운영위원장인 임석순(45)씨가 선출되었고 부위원장·간사·위원 등에는 이장, 자모회장, 총동문회장, 학부모들이 들어가 있다.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내 야적장 설치해도 되나

이 학교 주변에는 학교보건법에 의하여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이 설정되어 있는데 현재 삼성물산에서 추진하고 있는 곳은 학교와 붙어있는 곳으로 그 구역 안에 들어가 있다. 이 구역 안에서는 동법 제6조 ①항 제1호에 의하여 행위나 시설을 제한받고 있다.

이 조항 속에는 '소음진동규제법에 의한 규제기준을 초과하여 학습과 학교보건위생에 지장을 주는 행위 및 시설'이라고 적시되어 있다. 회사 측은 이 조항에 적합한 시설이기에 허가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삼연PCE 이복규 지원팀장은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학교와 인접해 있어 학기 초 학교 운영위원회에 의견을 개진하고 식목과 방음벽 설치 등을 제안했었다, 반대만 하지 말고 대화를 요청해오라"며 반대추진위 측에 요구하고 "관계 기관에서 제시한 것을 모두 지키면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 정문에서 본 현수막. 도로 건너편 삼연PCE 공장의 대형 크레인이 보인다.
ⓒ 김천수
반대위의 임 위원장은 "이미 7월 초 학부모 총회에서 압도적으로 반대 의견이 많게 나와 음성교육청에 결과를 전달했다"면서 "지난달 19일에도 학부모들과 음성군청 담당자를 방문하여 허가에 반대한다는 분명한 입장을 전달했으며, 오지 학교 학습환경 침해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PC의 운반과 하역 또는 상차할 때 예상되는 크레인의 소음과 진동이 과연 법 기준에 적합한지의 논란과 학교 앞 도로의 안전 통행문제 등에 대한 이견이 첨예하다.

회사 쪽은 학교와 맞닿아 있는 곳은 조경과 방음벽으로 충분히 완충할 수 있다고 말하고, 반대추진위 측은 그것으로 해결될 사항이 아니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허가 담당 부서인 음성군 지역개발과 심현규 과장은 이에 대해 "아직 허가를 내준 상태가 아니며 허가에 문제가 있다면 보류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감곡면장(이선기)이 학군 내 이장단과의 대책회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원만히 해결될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이상철 감곡면 이장단협의회장은 "학교 주변에 허가가 나서는 되지 않겠지만, 허가가 난다면 학교에 피해가 가지 않는 길은 무엇인가에 대해 난상토론이 있었음에도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반대위 "소음·사고 가능성"- 회사 "방음벽·스쿨존이 있으니 괜찮다"

▲ 공사평면도. 왼쪽이 야적장 부지이고 오른쪽이 학교다.
ⓒ 김천수
학교 앞 도로(왕복2차선) 건너에 있는 기존의 삼연PCE 공장 정문에서 새로 설치될 야적장 정문까지의 거리가 약 200여m이고 학교 입구가 중간에 있다. 이 길을 대형 트레일러(일명 츄레라)가 PC를 실어나르게 되는 것인데 이에 대한 이견도 첨예하다.

반대추진위 측은 교통체증과 주민들과 학생들의 사고 발생 가능성이 크다는 반면 회사 측은 스쿨존을 추진하고 있으니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추석을 하루 앞둔 시점에 학교 앞에는 반대추진위, 총동문회, 졸업생 등 명의로 강력한 반대 구호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리고 있다.

앞으로 허가 여부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반대추진위에서는 이미 반대서명운동에 들어가 있고, 등교거부 등 강경 수단도 거론하고 있어 결과에 따라서 사회적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 야적장에 쌓일 PC 종류의 하나.
ⓒ 김천수
▲ 야적장 부지를 통해 본 학교. 야적장이 들어서면 도로에서 보이지 않게된다.
ⓒ 김천수
▲ 감곡 미백복숭아로 유명한 이 곳 복숭아 밭에 동문체육대회 현수막과 야적장 반대현수막이 대조를 이룬다.
ⓒ 김천수

덧붙이는 글 | * PC(Precast Concrete): 콘크리트 건축자재를 공장생산화한 공법. 보통 건축현장에서 임시틀(거푸집)을 만들어 그곳에 콘크리트를 흘려붓고 있으나 PC는 공장에서 모형틀에 부어 만든 다음 현장에서 조립하기 때문에 품질이 고르고 시공생력화(施工省力化)를 꾀하는 이점이 있다. 

* 음성신문에도 송고할 예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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