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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4기를 맞아 서울시 각 자치구는 뉴타운 사업을 시작으로 너도나도 서울의 중심도시를 외치며 대규모 개발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성동구는 오는 9월 연면적 2만8805평 규모의 왕십리민자역사(비트플렉스)를 준공하면서 지역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송파구 역시 2만6000평 대지에 112층 규모로 제2롯데월드 슈퍼타워를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철도공사도 용산 철도기지창 국제업무지구에 초고층 빌딩을 짓겠다며 지난해 사업자 선정에 나섰고 중소기업중앙회는 여의도 63빌딩과 마주보는 위치에 '중소기업월드센터'를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BRI@중구는 세운상가 재정비촉진지구에 무려 220층짜리 초고층 빌딩을 짓기 위해 서울시에 요청해 놓은 상태며, 노원구는 '창동 차량기지'를 이전시키고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 후 랜드마크 시설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또 구로구는 이미 신도림, 구로역세권 개발을 통해 랜드마크 기능을 하기 위한 지하 7층, 지상 40층짜리 테크노마트를 건설중이며 성북구 역시 구가 직접 설계공모한 41층짜리 쌍둥이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이 착공에 들어갔다.

각 지자체, 공사들은 랜드마크를 표방하며 초고층 건물을 짓는 이유에 대해 '지역발전을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운다. 또 그동안 서울에 세계적으로 내세울 만한 변변한 랜드마크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너무 서두르고 있다. 다른 지역이 하니까 우리도 해야 한다는 심리가 발동해서일까?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야기될 문제점에 대해서는 언급이 되지 않고 있다.

모 구의 관계자는 "랜드마크도 좋지만 건물이 생기면 기존 지역 내에 있는 건물들은 임대가 되지 않아 텅 비게 될 것이고 주변 상권은 흡수돼 버릴 수도 있다"며 "지금도 지역에 큰 건물이 들어선다고 하면 주변 영세 상인들은 한숨짓는다"고 말한다.

물론 지역에 랜드마크 건물이 들어서면 구의 세수가 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순기능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집중되는 사람들로 인한 교통문제와 더불어 새로 입주하게 될 거대유통기업이 현존하고 있던 상권을 붕괴시키는 역기능 또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초고층 건물을 가지고 있는 미국 등의 경우 주간에는 교통 혼잡, 야간에는 공동화 현상 등이 문제점으로 대두하고 있다.

모쪼록 초고층 빌딩 건립을 하는데 발전논리에 앞서 쾌적한 환경과 지역 서민들의 삶에 끼칠 영향을 고려하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민일보> 2월 21일자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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