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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되면서 문화·예술 역시 관객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 관객에게 다가가는 시대가 도래했다.

최근 각 지자체들은 지역 내 문화 인프라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으며, 공연장 확충과 활성화를 통한 지역 이미지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은 바로 서울 노원구에 있는 노원문화예술회관. 노원구를 문화 1등 구로 만들겠다는 이노근 노원구청장의 의지와 함께 노원문화예술회관은 노원구의 문화성장 거점으로서 오는 6월 개관 3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노원문화예술회관은?

지난해 취임한 최진용 관장은 국립중앙극장 극장장으로 재임했던 당시 예술행정 전문가로서의 실무경험과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원 교수로 재직했던 이론을 바탕으로, 노원문화예술회관을 동북부의 명문 아트 센터(Arts Center)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욕을 가지고 올해 "다채로우면서도 주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공연을 유치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노원구 중계본동에 있는 노원문화예술회관은 지상 6층, 지하 3층, 연면적 3983평에 616석의 대공연장과 292석의 소공연장, 200평 규모의 잔디광장과 150석의 스카이라운지를 갖춘 지역문화공간으로서는 보기 힘든 최고급 문화예술 전용공간이다.

특히 대공연장은 좌우 이동식무대와 상하 이동식 오케스트라 전용석 등이 설치돼 있으며, 내부 벽면을 흠음, 반사처리해 객석 어디서나 똑같은 음질을 들을 수 있고 장애인 관람석을 따로 설치해 누구에게나 개방된 구민을 위한 공간임을 알 수 있게 한다.

구청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는 시설 중 보기 드물게 전문가 그룹을 활용, 사설 문화공간과 비슷한 형태로 운영을 해 나가고 있다. 공연기획팀이 운영관리계획 등 기본계획수립, 공연기획 홍보, 물품 및 재산관리, 예산 및 회계, 대관, 문화강좌운영, 전산 및 회원관리, 매표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으며, 공연시설팀이 시설팀 소관 기본계획을 수립 시행하며, 무대감독 및 시설관리, 무대기계, 음향, 조명감독, 기계, 전기 등의 시설 관리 및 안전관리, 방재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다양한 공연 유치, 주민을 위한 프로그램 마련

노원문화예술회관은 서울 동북부를 아우를 수 있는 문화공간을 목표로 수준 높은 공연기획, 운영체계 구축, 브랜드마케팅 강화, 양질의 공공서비스 제공, 주민을 위한 문화·예술 공간 운영 등을 통해 동북부의 문화 랜드마크화를 목표로 하가 있다. 또 공공성과 수익성의 조화 추구 등의 운영과제를 바탕으로 시민의 문화향수 기회 확대, 공연·전시 공간, 문화예술관련 회의, 교육, 강좌 공간, 예술단체 활동공간, 국내외 문화예술교류, 기타 문화예술진흥을 위한 공간 등의 기능을 수행해 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개관 원년인 지난 2005년부터 빈소년합창단, 프라하심포니오케스트라, 슈투트가르트챔버오케스트라의 공연을 개최했으며,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아이 러브 유> 등의 대학로 흥행 공연은 물론, <점프>, <추억의 7080콘서트>, <국립발레단 해설이 있는 발레>, <화요클래식음악 감상실> 등의 공연을 연이어 개최해 지역 문화공간을 넘어서 인근 지역의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또 2006년에는 정명훈과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특별 음악회, 백건우 독주회, 러시아 크레믈린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중국의 12악방, 안 트리오, 정명화 첼로 리사이틀, 뮤지컬 <비밀의 정원> 등이 공연됐으며 올해 들어 공연 수를 대폭 늘인다는 최진용 관장의 계획에 따라 기획 공연을 28회에서 50회로 대폭 늘였다.

특히 올 1월부터는 노브레인의 모여락 콘서트 같은 대중 콘서트가 공연되기도 했으며, 임형주와 바이에른챔버오케스트라, 줄인형 콘서트, 발렌타인데이 콘서트, 헨젤과 그레텔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이어졌다.

또 3월에는 한복패션쇼와 경기소리 한마당 등 우리 전통과 관련된 공연이 개최됐으며, 우리나라와 일본의 예술가들이 함께 모여 연극, 무용, 타악 등의 교류의 장이 됐던 한일 아트 릴레이가 열리기도 했다.

문화예술회관의 기능을 확대, 다양한 전시 실시

▲ 올초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실시한 설치미술전시 '봄을부르는꽃'-안성희
ⓒ 노원문화예술회관
최진용 관장이 부임하면서 늘어난 것 중에 하나는 바로 기획 전시다. 최 관장은 올 초부터 시가 있는 그림전, 책이 있는 풍경(사진)전, 설치미술 '봄을 부르는 꽃', 김일화 초대전, 채기선 초대전 등의 전시를 실시, 미술과 사진, 설치 미술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한 문화예술회관의 사업 영역 확장을 시도해 지역구민들에게는 다채로운 예술을 즐길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예술은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깰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설치미술 '봄을 부르는 꽃'은 노원문화예술회관 진입거리에 조명물을 설치, 신년음악제 '임형주와 바이에른 챔버오케스트라' 공연의 부대행사로 진행해 문화예술회관 외부까지 전시의 영역을 넓혀, 주민이 찾아가서 보는 전시가 아닌 주민의 곁으로 다가가는 전시를 실시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는 주민들에게 설치 미술의 아름다움을 알게 하는 것과 동시에, 노원문화예술회관에 대해 잘 몰랐던 주민들이 새롭게 문화회관을 인식하는 계기가 돼 두 가지 효과를 얻게 했다.

노원문화예술회관, 공연은 계속된다

노원문화예술회관의 공연은 계속 이어진다. 우선 오는 27일부터 28일까지 각각 오후 5시, 저녁 8시 두 차례에 걸쳐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실시되는 <목화! 희게 피는 날!>은 2006, 2007년 서울시 무대지원작품으로 선정된 작품.

▲ 오는 27~28일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하는 <목화! 희게피는날!> 포스터
ⓒ 노원문화예술회관
문화예술회관에 따르면 이 공연은 지난 1984년 창단이래 200여 편의 레퍼토리를 갖고 활발한 공연을 펼치고 있는 밀물무용단의 작품으로 목화의 깨끗하고 포근한 순백의 이미지를 형상화하면서 인간과 목화가 만나게 되는 인연을 그린 무용극이다. 무용과 의상의 만남이라는 자유로운 소통을 통해 한국적 현대 무용의 뉴패러다임을 제시, 뮤지컬형식의 마임과 현대춤의 유기적인 결합 등을 통해 독특한 재미를 선사하며, 우리의 전통적 이미지와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무대를 보여준다.

특히 이번 공연 중 패션쇼 무대에는 노원구의 6명의 소년·소녀들과 이노근 노원구청장 부인 신인수 여사가 아마추어 모델로 특별출연해 관객이 참여하는 무대를 만들어 간다.

한편 공연 속에 등장하는 옷은 한국적 이미지를 매치시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의상디자이너 김남희(돌실라이 대표)씨와의 공동 작업으로 진행됐다.

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의상을 주조로 한 시각적 비쥬얼은 무대를 품격 있게 만들었다"며 "MIT 출신의 작곡가 안지홍의 창작곡은 대중성과 안정감을 줌으로써 관객들을 매료시킬 것"이라고 전한다.

이와 함께 오는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이해 준비된 비즈매직쇼와 개미와 베짱이 공연이 어린이들을 기다리고 있으며, 서울시향의 찾아가는 음악회, 숙명가야금 연주단, <신의 아그네스>, 까발레리아 루스티까나, 한국의 젊은 거장&모스크바챔버오케스트라, <사랑하면 춤을 춰라>, 창작국악인형극 <발해공주>, 발레리나 강수진과 친구들 등의 다양한 공연이 오는 7월까지 기획돼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주민에게 다가가

노원문화예술회관은 수준 높은 8개의 문화예술강좌를 신설, 오는 27일까지 선착순 접수를 받고 있다.

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처음으로 신설되는 봄학기 '문화예술강좌'는 문화·예술의 이해와 표현 방법을 깊이 있고 폭넓게 배울 수 있는 유익한 강좌들로 구성, 더 이상 공연과 전시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주민들이 직접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문화예술회관을 진화시켜 나가고 있다.

이번 준비된 강좌는 어른들을 위한 교양강좌로 '윤중강의 한국음악 아카데미', '화요 클래식', '동서양의 미술세계', '문인화 교실'이 있으며,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강좌로는 '어린이 국악교실', '청소년 뮤지컬 무용교실', '어린이 연극 교실', '노원유소년 챔버 오케스트라'가 있다.

특히 '윤중강의 한국 음악 아카데미'는 음악 평론가, 방송진행자, 공연기획가로 활발한 활동을 통해 널리 알려진 윤중강씨가 강의,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두 시간 동안 200여명이 모일 수 있는 소극장에서 아리랑에서 트로트까지 다양한 장르의 우리 노래를 중심으로 음악이론과 실기를 병행하며, 퓨전에서 대중음악을 곁들여 재미있는 강의를 진행한다.

또한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에 진행돼 200여명이 넘는 회원이 참여하는 '화요 클래식'은 그간 실시된 오전반의 인기에 힘입어 오후반을 개설, 클래식에 국한하지 않고 제3세계 등 다양한 음악들을 대상으로, 매월 2회 실제 연주자나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음악 감상에 대한 심층적 감상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그 외 홍익대와 동대학원, 동경예술대학의 미술학 박사이자 우리나라 대표적인 명강사인 조용진 교수는 '동서양의 미술세계'를 통해 동서양의 그림을 소재별로 분류, 비교하면서 동서미술양식의 차이와 인간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강의하며, 제1회 동아미술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문인화가 박종회 선생(전 한국 문인화 협회 이사장)은 '문인화 교실'을 통해 체계적인 문인화와 사군자를 강의한다.

노원문화예술회관은 문화강좌 신설을 기념하며 신청회원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부여할 계획이다.

최진용 노원문화예술회관 관장은 "문화예술 강좌가 활발하게 진행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공연에 한해 연 1~2회 초대권 증정, 입장료 20% 할인, 공연 정보 수시 제공, 리더스 클럽 등 주요 레스토랑 10~20%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준비했다"며 "다음 학기에는 어린이 발레 등 더욱 다양한 강좌를 신설하겠다"고 말했다.

“문화향유 저변 확대하는것이 중요”
[인터뷰] 최진용 노원문화예술회관 관장

▲ 노원문화예술회관 최진용 관장
ⓒ 노원문화예술회관
“1파운드의 말보다 1온스의 행동이 중요하다.”

지난해 10월 취임해 노원문화예술회관의 조용한 변화를 이끌고 있는 최진용 관장의 첫 마디다. 예술행정 전문가로서 그의 경력은 화려하다. 국립중앙극장의 극장장시절의 실무경험과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원에서 후학을 양성한 이론적인 바탕 아래 그는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새로운 지역 문화공간의 방향을 만들어가고 있다.

최 관장은 조용한 변화를 생각하고 있다지만, 이미 그가 취임한 후 노원문화예술회관의 가동률은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28회였던 기획공연은 올해 50회를 목표로, 대부분의 대관전시 위주였던 회관운영이 기획 전시 및 수준 높은 초대전으로 전환을 꾀했다.

또 최 관장의 오랜 예술계 인맥을 이용, 구민의 문화적 욕구에 부응하는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유치해 문화예술회관의 인식을 크게 개선시킨 바 있다.

이와 함께 유료 회원제를 확충해 지난해 말 300명이었던 유료회원이 올 4월 기준으로 750명으로 늘어나는 등 대부분의 구소속 시설이 공공성에 치중 수익을 내지 못한 반면, 문화예술회관은 지속적인 관람객 서비스 향상을 위해 노력해, 공공성과 수익성의 균형을 맞춰냈다.

특히 이러한 서비스 향상에는 최 관장 부임후 체제 개편이 밑바탕이 됐다. 경비원이 담당하던 문화예술회관 정문을 안내 도우미로 교체 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기획 마케팅 전문가를 채용, 마케팅과 홍보를 통한 고객유치에 힘썼다.

이에 대해 최 관장은 "이노근 노원구청장께서 추진하고 있는 문화 1등구 정책 목표에 힘입어 다른 구보다 예산지원과 정책적인 배려가 많다"며 "적극적으로 지원하되 간섭을 하지 않고 일임해준 덕분에 전문가로서 역량을 발휘해 나갈 수 있게 한 점도 변화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최 관장은 앞으로 지역 문화예술회관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다양한 관객의 개발 및 문화향유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서비스의 수준 향상과 지역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예술강좌를 만들고 문화소외 계층을 위한 공연을 지속적으로 확충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 일각에서 제기되는 과연 예술회관이 서민들의 실생활에 얼마만큼 도움이 되느냐는 의견에 대해 최 관장은 "문화의 개념은 '복지'와 같이 인식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며 "독자적인 문화가 강해야지 만이 그 나라의 정체성, 작게는 그 지자체의 성격이 뚜렷해지는 것이다. 정작 힘들고 어려울 때 가장 필요한 것이 문화"라는 소신을 밝혔다.

최 관장은 또 "지자체 문화 거점으로서 문화예술회관은 현재 하드웨어만 있을 뿐 그것을 운용해 나가는 소프트웨어는 부재한 상태"라고 말하며 "이는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과 공연, 전시 등의 참신한 기획이 뒷받침되고, 이에 맞춰 지역주민들의 문화마인드가 개선 돼야 할 것"이라며 지역문화 거점으로써의 예술회관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예술행정 전문가로서 최 관장은 "예술가들이 재 값 받고 공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구민들을 위해 저렴해야 하게 제공할 필요도 있다"며 예술가들과 저렴한 공연을 원하는 지역민들 사이에 조정자 입장의 고민을 내비치기도 했다.

최 관장은 앞으로 계획에 대해 "아직까지 안타까운 것이 노원문화예술회관을 모든 구민이 알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앞으로 구민과 함께하는 공연, 모임과 만남의 사교장이 될 수 있는 기초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 황정호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민일보 25일자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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