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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둔촌동에서 상일동 입구까지 한자 '一字' 형태로 수줍은 듯 야트막하게 자리 잡고 있는 조그만 산 이름이 일자산(一字山)이다. 등산을 한다고 하기 보다는 산책을 한다는 표현이 맞는, 언덕 같이 아주 낮은 산이다.

봄을 맞아 보훈병원 뒤쪽에서부터 일자산의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허브 천문공원’까지 운동하기 좋은 곳과 데이트 하기 좋은 곳을 소개해 보기로 한다.

보훈병원 우측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걷다보면 일자산 입구가 나온다. 일자산 입구에는 양 옆으로 제철을 맞아 만개한 철쭉이 화사한 모습이다. 이곳 일자산은 산책코스로도 적당해 연세 드신 분들도 산을 오르는 모습이 별로 힘들어 보이지 않았다.

“아, 꽃만 찍지 말고 나도 좀 찍어봐!”
“찍으면 뭐해 보내주지도 못할 건데”
“할머니, 사진찍으세요. 주소를 알려 주시면 거기로 사진 보내 드릴게요!”
“아녀, 됐네! 다 늙은 사람 찍어 뭐하겠나! 꽃이나 찍게.”

▲ 일자산 입구
ⓒ 정연창
내가 산 입구에 아름답게 피어있는 철쭉꽃을 찍고 있자 한 할머니께서 자신도 찍어 달라고 말한다. 그러나 일행 중 다른 할머니가 반대해서 결국 봄나들이 나오신 할머니들을 카메라에 담는 건 포기해야 했다. 사실 아름답기만 한 꽃보다 세월의 향기가 묻어나는 할머니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싶었지만 아쉽게 발길을 옮겼다.

▲ 손, 꼭잡고 따라오세요!
ⓒ 정연창
일자산은 연세 드신 분들도 운동을 많이 하지만 간혹 중풍으로 장애를 가진 분들도 운동하는 모습도 보였다. 대부분이 홀로 운동하는 모습이었지만, 아들같이 보이는 젊은 사람이 어머니로 보이는 할머니를 부축하여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할머니 몸은 불편했지만 얼굴은 행복해 보였다.

▲ 해맞이 광장
ⓒ 정연창
▲ 일자산 해맞이 광장에 조성된 둔촌선생의 글
ⓒ 정연창
일자산 정상에는 ‘해맞이 광장’이 조성되어 있어 해마다 설날이면 이곳에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또 광장 한 켠에 ‘둔촌선생’이 후손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명언이 새겨져 있어 읽어보면서 책을 멀리해 온 내 자신을 반성했다.

▲ 허브 천문공원 전경
ⓒ 정연창
▲ 이슬방울 송송송
ⓒ 정연창
▲ 꽃보다 아름다운 젊은 날의 데이트
ⓒ 정연창
일자산 끝자락에 다다르자 향기로운 허브향이 정신을 맑게 한다. ‘이름만 들어도 향기가 느껴지는 로즈마리, 라벤더, 민트, 세이지, 에키네시아 등 120여종 32,448본의 허브가 식재되어 있는 향기동산 ’허브천문 공원이다.

허브공원에는 봄을 맞아 꽃을 보러 나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 구경도 쉬어가며...
ⓒ 정연창
▲ 허브향에 취해
ⓒ 정연창
▲ 바람시원~ 향기 상~쾌
ⓒ 정연창
강동구는 일자산에 잔디광장 조성공사를 하고 있으며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한다. 일자산 하단부에 조성 된 잔디광장은 1.6km의 공간에 조성되었으며 완공을 기념해 ‘일자산 그린웨이 걷기대회’행사를 5월 26일 아침 8시 30분에 연다고 한다.

왕복 3.7km를 걷는 이 행사는 1시간 30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 된다고 강동구는 밝히고 있다. 강동구와 서울시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 행사는 학교 휴일인 넷째주 토요일에 열려 시민 2천 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강동구는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참가를 희망하는 주민은 당일 행사장에서 번호표를 받아 참가하면 되며, 참가자에게는 기념품이 제공되고 추첨을 통해 경품을 지급한다고 한다. (문의: 강동구청 480-1322)

덧붙이는 글 | ‘강동그린웨이’는 서하남IC 입구부터 일자산~근린공원(명일.방죽.샘터)~고덕산~한강 광나루 ~성내천~올림픽공원~서하남IC 입구로 돌아오는 총 길이 25km의 도심환상형 숲속길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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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아름다운 사연도 많고 어렵고 힘든 이웃도 참, 많습니다. 아름다운 사연과 아푼 어려운 이웃의 사연을 가감없이 전하고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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