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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대야조도(西將臺夜操圖)- 정조대왕이 화성에 올라 야간 군사훈련을 지휘하는 모습이다. 화성의 중심축인 서장대 부분을 확대하여 그린 것으로 당시 군사들의 열병모습이 이채롭다.
▲ 서장대 야조도 서장대야조도(西將臺夜操圖)- 정조대왕이 화성에 올라 야간 군사훈련을 지휘하는 모습이다. 화성의 중심축인 서장대 부분을 확대하여 그린 것으로 당시 군사들의 열병모습이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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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3일 수원시 화성문화제 행사 중 화성 창룡문(동문)를 중심으로 동북공심돈과 연무대 일원에서 조선시대 야간군사훈련 야조(夜操)가 재현된다. 이번 행사는 조선시대 정통 군사무예인 무예24기를 복원 수련하는 (사)무예24기보존회가 주축이 되어 이뤄진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조선시대의 다연발 로켓포인 신기전과 가왜병과의 모의전투 등 박진감 넘치는 공성전투가 있을 예정이며 조선 기병의 꽃인 기사(騎射)와 마상편곤 등 다양한 마상무예도 펼쳐질 계획이다.

조선시대 군사훈련은 크게 성조(城操·성에서의 조련)와 수조(水操·수상의 조련)로 구분하여 훈련하였는데, 이중 성조를 낮에는 주조, 밤에는 야조라 하여 주간과 야간 모두 군사훈련을 진행하였다.

수조는 1개월 전에 수군절도사가 장계하여 품지하고 군사훈련이 진행되었으며, 성조는 훈련 10일 전에 발표 지시하여 하루 전에 조련패를 달아 훈련에 임하였다. 이번 야조 재현은 1795년 윤 2월 정조대왕이 화성을 행차한 지 넷째 날이 되던 12일 서장대에 친림하여 주간 및 야간 군사훈련 지휘하였던 것을 재현하였다.

<화성성역의궤>에 실려 있는 야간군사 훈련 관련 판화그림이다. 여기서 연거란 '횃불을 밝힌다' 라는 뜻이다. 그림 좌측 상단에 불꽃놀이처럼 하늘에 그려진 것은 조선시대 종이 미사일이라 불리는 신기전의 발사 모습이다.
▲ 연거도(演炬圖) <화성성역의궤>에 실려 있는 야간군사 훈련 관련 판화그림이다. 여기서 연거란 '횃불을 밝힌다' 라는 뜻이다. 그림 좌측 상단에 불꽃놀이처럼 하늘에 그려진 것은 조선시대 종이 미사일이라 불리는 신기전의 발사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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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재현행사는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와 <화성성역의궤(華城城役儀軌)> 및 <병학통(兵學通)> 등 다양한 조선시대 관련 문헌을 통하여 철저한 고증 과정을 거쳤으며 무예24기보존회의 병학연구소에서 책임고증을 맡았다. 특히 당시 행사를 꼼꼼하게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란 책 중에서 야간군사훈련 상황을 섬세한 그림으로 표현한 '야조도'와 화성성역의궤의 '연거도'를 바탕으로 211년 만에 재현함에 있어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축제로 자리매김한다는 것이 이번 행사의 주요한 의미일 것이다.

시민참여 프로그램으로는 성 위에서 횃불 들기, 쌍등 들기, 모의전투체험 등 다양한 행사들이 마련되어 있어 가족단위 참여자들의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야조의 순서는 기조(군사훈련의 시작을 알림)로 시작하여 하성(성내려오기)를 끝으로 군사훈련을 마치는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하룻밤 내내 이어졌기 때문에 어둠에 대비하여 횃불과 오색 쌍등 그리고 신포와 화전을 이용하여 야간군사훈련이 이뤄졌다. 야조시민축제에서는 이러한 야조를 약식화하여 축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짜임새 있는 구성을 하였다.

또한 이번 행사에서는 야간군사훈련인 야조뿐만 아니라 기마 민족의 혼을 담은 무예24기보존회 마상무예단 '선기대'의 마상무예시범이 함께 펼쳐지는데, 말을 타고 달리며 활을 쏘는 기사(騎射)와 기병들의 최고무기인 일명 쇠도리깨로 불리는 마상편곤 그리고 마상월도 등 다양한 마상무예가 펼쳐진다.

고구려 무덤벽화에 보이는 배사(背射-파르티안샷)를 수련중인 마상무예단의 모습입니다. 재빠르게 도망치다가 갑자기 뒤를 돌아보며 공격하는 것이기에 상당한 기마실력과 순발력을 요구하는 기예이다. 이번 야조에서는 기사를 비롯한 다양한 마상무예가 펼쳐질 예정이다.
▲ 파르티안샷 - 배사 고구려 무덤벽화에 보이는 배사(背射-파르티안샷)를 수련중인 마상무예단의 모습입니다. 재빠르게 도망치다가 갑자기 뒤를 돌아보며 공격하는 것이기에 상당한 기마실력과 순발력을 요구하는 기예이다. 이번 야조에서는 기사를 비롯한 다양한 마상무예가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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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군사훈련 사이에 모의 전투도 벌어진다. 가왜군(거짓 왜병) 복장의 군사들과 정조시대 최정예 군사였던 장용영 군사들의 박진감 넘치는 전투장면이 연출될 예정이다. 야조의 마지막으로는 무예24기보존회 지상무예단 '능기군'의 지상무예가 펼쳐지는데, 장창, 월도, 예도, 권법 등 다양한 무예24기의 시범과 숲을 이룬 대나무 연속 베기 등 이채로운 볼거리가 야조 뒤에 자리 잡고 있다.

허리에 고리를 걸어 차는 환도를 이용한 환도 베기 시범이다. 질풍처럼 달려 들어가 적진을 교란시켜 보병의 대오를 무너뜨리는 것이 기병의 핵심전략이었다. 이렇게 적의 보병 대오가 무너지면 아군의 보병이 적진을 쉽게 돌파할 수 있다.
▲ 마상환도 베기 허리에 고리를 걸어 차는 환도를 이용한 환도 베기 시범이다. 질풍처럼 달려 들어가 적진을 교란시켜 보병의 대오를 무너뜨리는 것이 기병의 핵심전략이었다. 이렇게 적의 보병 대오가 무너지면 아군의 보병이 적진을 쉽게 돌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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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에 의해 철저히 파괴당해 우리의 기억 속에 멀어져 가고 있는 조선시대 향기를 수원 화성의 야조시민축제 속에서 느껴보자.

덧붙이는 글 | *수원 화성 문화제 중 야조시민축제 일정*

일시 : 2007년 10월 13일 토요일 저녁 6:00~7:30
장소 : 수원 화성 창룡문(연무대)
버스편 : 서울 : 잠실-1007번 창룡문 앞 하차(약 1시간 소요)
서울 : 사당-7770번 장안문 앞 하차(도보로 약 15분 이동)
수원역 : 700, 700-1 등 성남, 수지방향 버스를 타고 창룡문 앞 하차
(문의: 031-257-3157)

* 최형국 기자는 무예24기보존회 시범단 단장이며 중앙대학교 사학과 박사를 수료하고 전쟁사 및 무예사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는 http://muye24ki.com입니다.



태그:#무예24기, #무예도보통지, #야조, #야간군사훈련, #파르티안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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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예의 역사와 몸철학을 연구하는 초보 인문학자입니다. 중앙대에서 역사학 전공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경기대 역사학과에서 Post-doctor 연구원 생활을 했습니다. 현재는 한국전통무예연구소(http://muye24ki.com)라는 작은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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