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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14일 오후 1시 5분]

 

한나라당의 공천 방식 및 절차를 둘러싼 당내 주류(친이명박)와 비주류(친박근혜)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친박근혜 진영을 대표하는 김무성 의원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를 훌륭하고 안정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상황인데, 당이 공천 문제로 시끄러워서 안타깝다"며 친이 진영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모든 일에는 절반의 원인이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사심이 가득한 일부 인사들이 차기 당권을 노리고 너무 일찍 당권 경쟁에 뛰어들 때부터 이 문제가 시작됐다고 본다. 그들의 일탈한 행동과 항상 권력 주변에는 가벼운 사람들이 기생하며 권력을 좌우하려고 한다.

 

당선인 주변의 철없는 사람들이 마치 자기가 공천에 큰 영향 미칠 수 있는 것처럼 여러 가지 설을 늘어놓고 있다. 심지어 일부 언론에 한나라당 최고위원 3명을 포함한 살생부 명단까지 등장하는 결과가 나오게 됐다."

 

김 의원은 "내가 파악하기로는, 당선인이 어떠한 공천 관련 지침을 내린 적이 없다"며 "새로운 당헌·당규 속에 공천 책임과 중요 업무를 맡게 될 (이방호) 사무총장이 최고위원회의에서 결정되지 않은 내용을 언론에 얘기함으로써 이런 일이 시작됐다"고 재차 이방호 책임론을 거론했다.

 

김 의원의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이방호 총장을 비롯한 친이 성향의 당직자들은 눈을 질끈 감거나 굳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김 의원은 "총선기획단이 과거에 비해 너무 의욕적이다"며 공천심사위 구성안도 총선기획단이 아닌 최고위원회의에서 즉각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은 분명히 집단지도체제다. 또한 (이명박과 박근혜의) 국정 동반자·정치 파트너 약속이 지켜져 당이 분열이 아니라 평화롭게 가기 위한 충정으로 말씀드린다"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김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최고위원회의는 비공개로 전환됐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는 공심위 구성안에 대한 논의가 더이상 진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김 의원은 "오전에 당선인 기자회견도 있으니 빨리 끝내자고 해서 더 이상 얘기하지 못했다"고 전했는데, 논의가 제대로 이어지지 못한 데 대해 불만이 적지 않은 눈치다. 익명의 참석자는 "강재섭 대표가 '믿음을 가지고 지켜보면 의혹이 풀릴 것'이라고 원론적인 얘기만 되풀이하자 김 의원도 더 이상 아무 얘기도 안 하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당 지도부를 포함한 주류가 비주류의 공세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상황에 대해 친박 진영에서도 안타까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김 의원이 이날 회의자료로 가져온 메모에는 "박 대표 발언 외에 힘이 없어", "벼랑끝 전술, 흥정 있을 수밖에 없어", "구체적 액션 있어야", "국민 설득할 사람은 박(근혜)뿐. 신뢰, 동정..."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하나같이 당을 장악한 주류에 맞서 강온 전략을 왔다갔다 할 수밖에 없는 친박 진영의 고민을 담고있는 내용들이다.

 

친박 진영 일각에서는 "탈당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중국 특사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19일이 당 내분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 전 대표가 13일 서청원 전 대표가 마련한 경기지역 원외위원장과의 만남에서 "얼마나 고생들이 많냐? 나도 여러가지 모든 각오를 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박 전 대표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정치개혁을 당이 거부한다면 그걸 가만히 보고 있을 수는 없지 않냐?"며 "박 전 대표가 (탈당에 대해)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있으니 가능성은 다 열어놓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재섭 대표는 이에 앞서 인수위 전문위원의 언론사 성향 조사와 관련해 인수위의 심기일전을 당부했다.

 

강 대표는 "인수위원회 모 전문위원이 언론사 간부들의 성향조사를 지시했다는 데 아무리 생각해도 크게 잘못한 것"이라며 "언론사찰은 결코 없다. 분명히 강조하지만 앞으로 털끝만큼도 언론 사찰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이는 이명박 정부의 출범에 재를 뿌리는 행위"라며 "인수위는 이번 일을 계기로 심기일전해서 신중하게 업무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태그:#김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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