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명박 정부는 탄생 초기부터 각료 인선, 인재등용, 대운하사업, 친 재벌 성향 등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어 걱정의 목소리가 점차 확산되어가는 분위기다.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이러니 안타깝고 걱정스런 마음 금할 수 없다.

 

이정부가 지향하는 비전 그리고 국정철학이 무엇이며 국민들을 위해 과연 어떤 꿈을 안겨주고 무슨 일을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겠다.

 

어떻든 방법론상으로는 ‘실용’성을 크게 강조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전쟁에서의 승리를 목적으로 군사력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국방업무는 이윤을 목적으로 하여 투입과 산출이 화폐적으로 분명히 나타나는 기업경영과는 달라, 산출판단이 간단치 않다. 때문에 지나치게 ‘실용’을 강조하다보면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할 것이다. 특히 무형전력 분야가 그렇다.

 

군은 적의 침략으로부터 목숨까지 바쳐 ‘영토’ ‘국민’ 그리고 ‘주권’을 수호하는 국가 보위의 최후 보루다. 민족국가 성립 이래 전쟁은 끊임없이 계속되어왔다. 모든 나라는 국가존망을 가름할 국방력 강화에 최선을 다함으로서 이 분야의 업무는 발전을 거듭해왔다.

 

실용성의 입장에서만 보면 지나치게 형식적이고 불합리한 것 같은 군사제도나 소소한 관행도 자세히 드려다 보면 오랜 역사적 경험을 통해 형성된 나름대로의 합당한 이유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군대의 구성원은 계급별로 장교단과 부사관단 그리고 병들로 3대별 된다. 장교단 중에서도 처음시작부터 장기복무를 택해 국가의 특별한 배려 하에 양성 배출되고 있는 사관학교 출신들은 직업적 전문성을 가지고 군을 이끌어가는 국방 분야의 핵심동량임은 두 말할 나위없다. 수적으로는 학군단 출신들이 장교단의 대종을 이루고 있으나 그들은 대부분 의무복무기간 2년을 마치면 사회로 복귀한다.

 

병사들이 신병훈련과정을 마치고 부대에 배치되기 전에 시행되는 수료식은 훈련소장 등 해당 부대 지휘관이 주관한다. 같은 의무복무이지만 학군 장교의 임관식은 국방부 장관이 주관한다. 장교임명권은 국방부장관에게 위임되어있기 때문이다.

 

사관학교 출신 임관식도 마찬가지로 국방부 장관이 주관한다. 대통령은 생도 졸업식의 임석 상관으로 참석하여 졸업생들이 국민에게 바치는 충성 다짐을 확인 접수하고 국가안보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정예간성인 이들을 격려한다. “국방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당신들을 믿고 맡긴다. 국민들은 그대들을 신뢰한다.”를 마음속 깊이 각인시키는 통수권자로서 매우 주요한 행사다.

 

군의 공식적인 행사장에 임석하는 국군 최고통수권자에게는 높은 품격의 권위가 베어나도록 의전 면에서 각별히 배려된다. 그냥 전방부대를 방문하여 병사들과 자유롭게 담소하는 경우와는 다르다. 실용성을 선호한다고 해서 권위의 상징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고안되어 적용하고 있는 여러 형식의 틀을 생략하거나 깨뜨려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게 준비된 단상에 앉아 여러 상징적 격식의 예우를 받아드림은 결코 권위주의적 자세가 아니다. 권위의 확립이다. 

 

민주주의가 보편화된 열린사회의 군대에서 권위주의는 철저히 배격 된다. 그러나 지휘관의 권위는 흔들림 없이 확고히 보장되어야한다. 때문에 군은 가능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지휘관의 계급적 권위를 신장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각종 행사는 이를 위해 중요한 몫을 해왔다.

 

대통령을 정중히 모심은 바로 국민을 정성껏 섬기는 상징적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각급 지휘관의 권위를 인정하는 군대문화정착에도 영향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군대에서의 제식훈련은 전투훈련과 구별된다. 지휘자의 구령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지휘관을 향해 시선을 집중케 함으로서 권위를 세우고 단결심을 배양한다. 이런 훈련을 기초로 하여 분열, 사열, 검열, 국기강하 식 등 각종 행사를 엄숙히 거행하고 임관 식, 지휘관 이 취임식 등의 식장을 품위 있게 장식 성대히 치름으로서 부대의 상징인 지휘관의 권위가 은연중에 제고 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지난번 국군최고통수권자의 학군단 임관 식 공식 참석은 좀더 신중했어야 하지 않았나? 여긴다. 통상적 관례를 벗어난 파격은 권위자의 이미지만 실추 손상시킬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정권은 짧고 군대는 길다. 당장의 결과에만 집착할 수 없는 무거운 국방업무를 실용성을 빗대어 가볍게 판단 행하는 일 없기 바란다.

덧붙이는 글 | 표명열 기자는 평화재향군인회 상임대표 입니다. 


태그:#군의 특성, #실용성과 의미성, #격식중시하는 군대, #국군통수권자, #계급적 권위 중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리 군을 부하인권존중의 ‘민주군대’, 평화통일을 뒷받침 하는 ‘통일군대’로 개혁할 할 것을 평생 주장하며 그 구체적 대안들을 제시해왔음. 만84세에 귀촌하여 자연인으로 살면서 인생을 마무리 해 가고 있음.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