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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도와 예절을 배우는 아이들
ⓒ 정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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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대신 녹차를 즐겨 마신 지가 어느새 2년을 넘기고 있다. 처음에는 익숙지 않은 녹차의 맛에 싱거움을 느끼면서 커피의 유혹을 수차례 받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녹차를 마시고 나면 뒷맛이 개운한 것을 느끼게 되었다.

얼마 전 친구를 따라 '다례' 모임에 갔다가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커피도 종류별로 맛이 다르듯이  녹차의 맛이 다 다르다는 것도 요즘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그러던 중 30일 시흥시 청소년 수련관에 있는 4층 예다움실에서 다례교실이 있다기에 그곳을 찾아가 봤다.

이날 시흥시 복지 어린이집 아이들이 한복을 곱게 입고 다도와 예절을 배우고 있었다. 예다움실에 들어서니 예절을 배우러 온 아이들답게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해 놓았다. 그날의 교육은 다도와 예절(다례, 차에 대한 예절이며 수천년동안 우리 민족이 즐긴 차문화)이다.  강의는 시흥 예명문화 교육원 원장 박영자씨가 맡아주었다

공수(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왼손은 아래, 남자는 왼손이 위에, 오른손이 아래)를 하고 인사로 시작이 되었다. 녹차에 대한 설명과 녹차 따르기, 녹차 마시는 예절, 찻잔 정리, 마무리 인사순으로 이루어졌다. 잘 다린 차는 주인이 먼저 맛을 본 후에 손님에게 권한다. 차가 잘 우려졌나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차를 한번에 후루룩 소리를 내서 마시기보다는 세번에 나누어서 맛을 음미하면서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한다. 녹차에도 쓴맛, 신맛, 짠맛, 단맛이 있기 때문이다. 또 찻잔을 이동할 때나 권할 때에는 몸이 휘거나 구부정해지면 안 된다고 한다. 그것은 다도를 할 때 마음자세를 그만큼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기에 '다례'라 하는가 보다.

여자아이들은 그런 대로 잘 따라 하는 듯했다. 하지만 남자아이들은 왠지 서툴렀다. 7살 된 손자도 어린이 집에서 '다도'시간이 있다고 했다. 손자도 이곳에 데리고 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다.

어린이들과 함께 온 어린이집 원장은 아직은 아이들이 서툴지만 이곳에 자주 오면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례에 대해 조금 알고 나니 더욱 흥미로워지기도 했다. 아이들이 조심스럽게 배우는 다례를 보고 나도 많이 배운 하루였다. 옆에서 보기만 해도 조심스러워지고 은근히 급하고 바빴던 나를 되돌아 보게도 되었다.  다례를 자주 하게 되면 조금은 고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국민소득 2만불 이상이 되면 마시는 차문화가 다양하게  발달한다고 한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했던가. 몸에 좋은 차도 마시고 예절 바르게 잘 자라는 어린이가 많아지기를 내심 기대해 본다.


태그:#다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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