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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스락" "쿵콰광" "탕타탕" 소란스런 겨울숲 산책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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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5일)도 어김없이 "불편한 불질"을 하고는 점심때를 넘겨 느직이 밥을 챙겨먹고는 집을 나섰습니다. 도서실에서 빌린 책을 모두 읽어 반납도 하고 다른 읽을거리를 빌려오려 했습니다. 두툼한 점퍼와 운동복 바지차림으로 거실문을 열다 마주친, 어머니께서는 날이 춥다며 걱정을 하셨습니다. 책만 반납하고 돌아올거라고 안심시켜드린 뒤 1층 현관을 빠져나왔는데 그리 춥지 않았습니다. 서쪽 하늘은 어느새 노란 감귤빛으로 물들어가고 있었습니다.

마을 뒤편 숲길에 들었다.
 마을 뒤편 숲길에 들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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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마을 뒤편 숲길로 올라섰습니다. 매서운 바람에 얼어붙어 나뭇가지에서 떨어진 손바닥만한 낙엽들이 양탄자처럼 소복히 쌓인 숲길을 "바스락 바스락" 거리며 나아갔습니다. 겨울잠을 자는 벌레의 따스한 보금자리가 누렇게 마른 상수리나무 낙엽에 붙어있었고, 2층으로 된 까치집도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 매달려 있었습니다. 사람들로 붐볐지만 지금은 쓸쓸하고 조용한 숲길을 오가는 가족과 지팡이 든 어르신들도 눈에 띄였습니다.

철마산 등줄기를 찾아 오르는 산책로 양옆에서는 산아래 공사장에서 "쿵쾅쿵쾅" 거리는 소리와 반대편 군부대 사격장에서 "탕타탕"하고 울려퍼지는 메아리가 서로 요란스럽게 맞부딪치기도 했습니다. 등줄기를 따라 가정동 방향으로 오르다가는 갑작스런 총소리에 놀라 가슴을 쓰려내려야 했습니다.

그 놀란 가슴을 저 멀리 인천 앞바다를 붉게 물들이기 시작한 저녁노을로 달래고는 비탈진 내리막길로 내려왔습니다. 그 소란스러운 겨울숲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전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겨울숲, #산책, #낙엽,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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