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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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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여행이 시작되고 이틀째 되는10일에도 빡빡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일정표를 보니 조랑말타기, 제트보트 타기 등 이색체험이 있는 날이기도 했다. 얼마 전 오마이뉴스에 올라 온 여행기사를 읽었다.

4식구의 일본여행기였는데 그곳에서 여행박사란 여행사의 정보를 알게 되었고, 나도 그 여행사를 통해 이번 제주도여행을 갔다오게 되었다. 프로그램도 괜찮고 경비도 마음에 들었다. 특히 일요일에 출발하면 다른날 출발하는 것보다 몇 만원이 싸다. 하여 우리는 그만큼 싸게 든 비용을 숙소의 수준을 높이기로 했다. 그러니 모든 것이 다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제주도여행 이틀째 되는 날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호텔 앞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그날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버스를 타고 한라산 750고지로  올라가 잠시 쉬었다가 성읍민속마을로 향했다. 성읍민속마을에서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똥돼지(흑돼지)와 조랑말, 제주도 사투리, 생활풍습 등을 접할 수 있었고 그곳에 살고있는 자원봉사자가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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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읍민속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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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의 유명한 흑돼지(똥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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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랑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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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가 어찌나 격한지 마치 욕을 하는 것 같기도 했다. 사투리를 듣다보니 자원봉사자가 "욕하는 게 절대 아닙니다"라고 강조한 이유를 알았다. 사투리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웃음이 절로 나오기도 했다. 똑같은 나라에서 살고 있는데 어쩜 그렇게도 못 알아 듣을 정도로 말이 어려운지.

점심으로 고등어조림을 먹었다. 그곳의 특산물이라 그랬을까? 그동안 우리들이 먹던 고등어와는 조금 다른 듯했다. 비린내도 덜나고 살이 연하게 느껴졌다. 여행을 오면 내가 해먹는 밥이 아니라  뭐든지 정말 맛있다. 더군다나 금세 잡은 생선이라고 하니 더 싱싱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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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랑말체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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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까지 맛있게 먹고 조랑말체험에 나섰다. 조랑말을 탄다고 했을 때 잠시 망설여지기도 했다. 과연 내가 저 말을 탈 수 있을까? 그러다 몇 년 전 시나이산에 올라 가면서 낙타타기가 겁이 나 안 탔던 생각이 났다. 낙타를 타 본 친구들이 무서우면서도 재미있었다고 말한 게 생각났다.

'그래 남들도 다 타는 말, 설마 죽기야 하겠어'하며 조랑말을 타기로 결정했다. 몇 명은 겁이 났는지 안 타는 사람들도 있었다. 말을 탔다. 등에 안장을 깔기는 했지만 물렁하는 느낌이 들면서 왠지 불안정했다. 그래도 이를 악물고 침착해지려고 애를 썼다. 드디어 출발이다.

한 번에 7명~10명 정도가 함께 출발하는 듯했다. 말들은 아주 천천히 정해진 길을 따라 간다. 훈련을 받아서 그런지 편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모두가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가고 있는데 내 뒤에서 다른 말이 앞지르자 나를 태운 말이 앞지른 말을 빠른 걸음으로 따라 잡았다. 그리곤 머리를 그 말 머리에 대고 비비기 시작하는 것 아닌가. 아마도 "넌  뒤에서 나를 따라 와야지 왜 새치기를 해서 내앞을 지나가는 거야"하는 듯했다.

난 나를 태운 말이 사람의 말을 알아 듣든지 말든지 머리를 만져주면서 "말아 괜찮아, 천천히 가!"하며 달래보았다. 그런데 나를 태운 말이 내 말을 알아 들은 것처럼 다시 평정을 찾은 듯했다. 정말이지 신기했다.

그때 조련사가 "말을 타고 빨리 달리고 싶은 사람은 이쪽으로 오세요"한다. 마음 속에서는 한번쯤 신나게 달리고도 싶었지만 겁이 나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여 그것은 포기하고 말았다. 그래도 짧은 시간이지만 말을 타봤다는 것에 만족해 했다. 말을 탄 여인들 모두 속이 시원하고 기분이 좋아진 듯했다. 모두들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고 이야기 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 제트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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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관광버스를 타고 바닷가로 이동을 했다. 제트보트 타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비와 모자를 쓰고 멋도 모르고 보트를 탔다. 그때까지는 진짜 몰랐다. 그저 보트를 타고 바닷가를 드라이브 하는 줄 알았다. 하여 카메라를 들고 타려니깐 가이드가 "안돼요. 카메라 가지고 타도 찍지도 못해요"한다. 하는 수 없이 빈손으로 보트에 오르게 되었다.

처음에는 기분 좋을 정도로 달렸다. 그러다 바다 한가운데서 보트를 운전하는 남자가 설명을 한다. "파도가 치니깐 몸을 파도에 따라 움직이면 덜 흔들립니다. 그리고 내가 손가락을 들어 원을 그리면 보트가 360도 도는 겁니다"라고 말한다. 그말을 들으니 괜스레 안전대를 잡고 있던 손에 힘이 들어가기도 했다.

그래도 몰랐다. 보트가 완전히 한 바퀴를 돈다는 것을. 또 그것이 그렇게 스릴 있고 재미있다는 것을. 얼마큼이나 왔을까? 남자가 손가락 하나를 들어 원을 그린다. 그러자 곧 바로 배가 한 바퀴돌기 시작한다. "와! 엄마! 어떻게! ~~~ "등등 여기 저기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보트가 한 바퀴 돌면서 바닷물이 입속까지 들어왔다. 입을 벌리고 소리를 지르니 그럴 수밖에. 짠 바닷물의 맛이 느껴졌다. 모두들 "아휴 짜~~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래도 정말 재미있었다. 그러다 배가 안정이 되면 한숨 돌리면서 깔깔거리면서 박장대소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어느 순간에 남자가 손으로 원을 그릴 줄은 아무도 모르는 일인 것이다. 그런 것을 3~4번 정도 하고 나니깐 마음 속에 있던 스트레스가 모두 날아간 것 같이 속이 시원해졌다. 언니, 올케, 나, 모두  홀가분해진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날밤 우린 맥주파티와 수다로 밤이 깊어 가는 줄 몰랐다.

"언니, 올케 여행오니깐 뭐가 좋아?"
"음, 나는 오늘 이색체험 한 것이 너무 좋아요."
"난 모든지 다 좋다."

셋은 별일도 아닌데 한바탕 웃었다.


태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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