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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친박갈등은 복귀해서 생각하겠다"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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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 때 말을 많이 해서 도우는 방법이 있고, 말을 많이 해야 할 사람이 말을 안하는 방법으로 도우는 방법이 있다. 나는 말을 안함으로써 (정부와 당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7일 초빙교수로 모교인 중앙대 국제대학원에서 강의를 시작한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정치 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당내 문제는 당에 있는 사람들이 알아서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고, 나는 중앙대 교수로서 강의를 열심히 하면 된다"며 언급을 피했다.

"한반도 미래 고민할 것... 여의도와 역할 분담"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7일 오후 서울 흑석동 중앙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동북아 평화 번영과 한국의 미래'에 대해 강의하기 위해 강의실에 들어서고 있다.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7일 오후 서울 흑석동 중앙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동북아 평화 번영과 한국의 미래'에 대해 강의하기 위해 강의실에 들어서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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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1시간 20여분간 서울 흑석동 캠퍼스에서 '동북아의 평화번영과 한국의 미래'라는 주제로 강의한 이 전 최고위원은 "나라가 어려울 때는 현실에 매몰돼 현실을 타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라의 미래를 얘기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나는 당분간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 강의하고 여의도에 있는 사람들은 한반도의 현재에 대해 얘기하고, 그렇게 역할 분담을 한다고 생각하면 안되겠느냐"고 거듭 정치 현장으로부터 거리를 유지했다.

이날 강연 주제와 관련, '구상이 현실화되려면 남북관계 개선이 필수적인데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 전 최고위원은 "지금은 중앙대 교수이기 때문에 어떤 역할을 얘기할 수 없지 않겠느냐"며 "현 정부가 잘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말하게 되면 '당신이 대북특사로 갈 용의가 있느냐' 또 이렇게 나올 것 아니겠느냐"고 답을 피했다.

그러나 그는 "나는 정치인"이라며 언젠가는 정치 일선으로 복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지금은 이 과제(동북아 평화번영 공동체 구상)를 연구하고 토론하고 하는 중요한 시기"라면서도 "이 주제가 공론화돼서 내 임무가 끝나면 본업인 정치를 다시 해야할 시기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언제일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재오의 정치'는 한 단계가 끝났다"며 "젊었을 때는 민주화운동을 했고, 국회의원이 돼서는 부정부패와 싸웠고, 야당이 돼선 정권을 쟁취하기 위해 싸웠고, 옳은 것이라면 내가 주장해야 한다고 봐왔지만 그런 정치는 이제 끝났다"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들어서면서 이재오의 한 시대 역할은 끝났다"며 "앞으로는 국가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미래를 제시하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의가 완벽해도, 강의가 안좋아도 질문이 없다는데…"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7일 오후 서울 흑석동 중앙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동북아 평화 번영과 한국의 미래'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7일 오후 서울 흑석동 중앙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동북아 평화 번영과 한국의 미래'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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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재오 초빙교수'는 강의 시작 30여분 전 다소 들뜨고 즐거운 표정으로 강의동에 나타났다. 청바지와 줄무늬 남방에 면재킷을 걸치고 손에 가방을 든 가벼운 차림으로 엘리베이터에서 기자들과 마주친 그는 "기자들이 올 줄은 알았는데, 이러면 학생보다 기자가 더 많은 것 아니냐"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날 강의실에 나타난 취재진은 약 50여명으로, 강의를 듣는 학생들과 수가 엇비슷했다. 러시아·중국·미국 등 다수의 외국인 학생과 한국 학생들이 섞여서 강의를 들었고, 이들을 위해 영어·중국어·러시아어 동시 통역이 제공됐다.

이날 강의는 6월말까지 앞으로 7회를 더 강의할 '동북아 평화번영 공동체' 구상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이었다. 한국이 50~100년 뒤에도 세계 속에서 당당한 위상을 차지하려면 국경을 초월한 경제·문화 영토를 넓혀가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유라시아 대륙을 거쳐 아프리카에까지 이르는 철도망 건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반도-시베리아-유럽-런던' 노선의 TSR(Trans-Siberian Railway), '한반도-중국-중앙아시아-남유럽' 노선의 TCR(Trans-China Railway), '한반도-중국-동남아시아-남아시아-서남아시아-북아프리카' 노선의 TSAR(Trans-South Asia Railway) 이 3개의 대륙간 철도를 통해 경제·문화적 교류를 늘리면 동북아 3국이 평화번영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날 강의를 마친 이 전 최고위원에게 학생들은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 그는 "강의가 완벽하면 질문이 없고, 너무 안좋아도 질문이 없다는 데 어떻게 생각해야 되는 것이냐"며 웃으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이 전 최고위원의 강의내용에 대해 한 중국인 학생은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었다"며 "그러나 구상이 현실화되려면 중국, 인도, 이슬람 국가, 서방 국가의 문화적 차이에 대한 연구와 대책도 필요할 것 같다"고 평했다.


태그:#이재오, #중앙대 , #동북아 평화번영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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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오마이뉴스 사진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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