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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의 젖줄, 똔레삽을 가다

여행 5일째 되는날 캄보디아 '똔레삽'에 도착했습니다. 흙먼지 투성인 비포장 도로를 지나면 쾌쾌한 냄새가 진동하는 호수가 나오는데, 그 가장자리로 허술하게 엮은 집들이 줄줄이 서 있고, 흙빛을 띤 호수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곳이 캄보디아의 젖줄 '똔레삽'이랍니다.
※똔레삽의 '삽'이 '호수'라는 뜻이기에, 똔레삽 호수라 하지 않고 '똔레삽'이라 할게요^^;

캄보디아의 젖줄, 똔레삽을 가다
 캄보디아의 젖줄, 똔레삽을 가다
ⓒ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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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어마한 차이를 보이는 캄보디아의 우기와 건기!

'똔레삽'은 '건기'에는 약 2500평방킬로미터의 호수이지만 '우기'에는(히말라야산의 눈이 녹으면서) 무려 1만6천평방킬로미터까지 늘어나 수많은 생물들이 번식하고 대지를 풍부하게 만든다고 해요. 중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 주변 7개국을 걸쳐 흐르는 메콩강이 '우기' 때가 되면 미처 남지나해로 빠져나가지 못한 채 역류하며 '똔레삽'으로 유입되고, 반대로 '건기' 때면 '똔레삽'에서 '메콩강'으로 물이 빠져나가면서 수위가 자연스레 낮아진답니다.

건기(좌측) 우기(우측)때의 동일장소 비교사진
 건기(좌측) 우기(우측)때의 동일장소 비교사진
ⓒ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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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 말로는 우기에는 집아래 기둥까지 물이 차는 것은 물론이고,  집이 수몰되기도 해서 피난을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계절주민들이 있을 정도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이런 우기와 건기때 메콩강의 황토의 유입으로 건기 때는 물이 빠진 비옥한 옥토에서 농사를 짓고, 우기 때는 수많은 어종들이 똔레삽을 가득 채워주어 똔레삽을 삶의 기반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해준답니다.

일년내내 흙빛을 띠고있는 똔레삽
 일년내내 흙빛을 띠고있는 똔레삽
ⓒ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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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자원과 비옥한 토지의 캄보디아!

물은 사시사철 흙빛입니다. 아니 흙탕물색보다는 옅은 구정물색이에요(--^) 그곳에 800여 종이 넘는 물고기들이 살고 있고, 천년 전 크메르 왕조시대에도 똔레삽에서의 생활을 찬미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크메르왕조의 번영은 똔레삽의 풍부한 자원과 비옥한 토지때문에 가능했다고.

고기잡는 사람...
 고기잡는 사람...
ⓒ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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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똔레삽에서 잡히는 생선들이 단백질원의 60%를 이룬다고 하는데, 중국인들이 상류에 댐을 지어 물공급을 막고 있고, 남획 등으로 급격한 어종감소 등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ㅜ). 수심은 낮아서 보통 어른 허벅지에서 가슴 정도까지구요~ 저렇게 그물을 던져 고기를 잡아요~ 도저히 못 먹을것 같은데(-.ㅜ) 이들은 하루종일 잡아서 먹고, 내다팔기도 한답니다.

똔레삽 사람들...
 똔레삽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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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삶을 한낱 관광객이 되어 훔쳐보는 듯해 미안했다

대부분 호수 가까이에 움막을 짓고 살아요~ 겨우 비, 바람, 햇빛만 피할 정도구요~ 말라리아, 주혈흡충증과 같은 전염병이 유행하며, 영양실조가 만연되어 있답니다(-.ㅠ). 초·중등학교와 고등교육기관이 있으며, 6∼12세를 대상으로 의무교육이 실시된다고는 하나 국민의 70%가 문맹이며, 교육열은 높으나 정작 학교를 다니는 아이의 수는 적다고 합니다(-.ㅜ).

관광객들을 상대로 물건파는 아이들...
 관광객들을 상대로 물건파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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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게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고, 삶인데 이렇게 관광객 티 팍팍 내면서 엿보는 게(?) 미안하고 안타깝지만, 그래도 수상가옥들이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고 소위 대야를 타고와서 원달라를 외치는 아이들도 많이 줄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하지만..

※ 언니 예뻐요! 아니 뚱뚱해! 꿈대신 물건파는 아이들(클릭)

똔레삽
 똔레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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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젖줄에 대한 감탄과 동시에 그런 아이들을 만나야 하는 것 때문에 여행내내~ 유쾌하지만은 않더군요(--;;).

※ 앙코르와트 야경이 아름다우면서 슬픈이유(클릭)

똔레삽
 똔레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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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햇빛이 쨍~~~했습니다. 호수가에는 관광용 배들이 줄줄이 서 있었고, 이젠 생선뿐 아니라 해마다 늘어나는 관광객으로 주민들은 터를 꾸리고 살고 있답니다. 하지만 주변 도시의 난개발 때문에 훼손이 심화되고 있다고.

똔레삽
 똔레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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똔레삽을 찾아온 관광객들을 위한 모터배는 20여척 정도. 보통 운전사(어른 1명)와 안내를 돕는 어린아이 2명이 함께 일을 하더군요~ 학교도 안 가고. 맨발로... ㅠㅠ

똔레삽
 똔레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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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배(?)를 만들어 수상생활을 해요~ 거의 물결이 잔잔해서 떠내려 갈 일은 없지만 그래도 밧줄같은 걸로 묶어 고정을 한 다음 대부분 부모님, 부부, 아이들이 같이 생활한답니다.

똔레삽 수상촌 악어
 똔레삽 수상촌 악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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똔레삽 수상촌에 마련되어 있었던 악어떼들. 십여 마리의 악어가 가이드가 던져주는 고기를 받아먹기 위해 입을 쩍쩍~ 벌리고 있네요^^ 어찌나 날렵하고 우악스러운지 고기를 덥썩 물 때마다 요동을 쳐서 관광객들은 꺄악~ 비명을 지릅니다^^ 난 쌩뚱맞게 갑자기 악어빽이 생각났고... ㅋㅋ

바다같은 호수, 똔레삽
 바다같은 호수, 똔레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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똔레삽을 보고 놀란 이유 5가지
1.
넓지 않은 흙탕물 지류를 조금만 내려가면 갑자기 시야가 탁~ 특이면서 대광경의 호수가 펼쳐집니다. 옛날 사람들이 바다라고 생각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주 넓어요. 바다처럼 굉장히 넓~~~~은 똘레삽! 호수라하기엔 놀라워요^^

2.
물색깔이 흙탕물이라고 하기에는 조금더 옅은 구정물(?)같은 물색이랍니다. 호수가장자리는 냄새도 좀 심하고요(--^) 마치 여러가지 물감을 섞어 풀어놓은 듯한 똘레삽! 역시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답니다^^

3.
날씨(온도)가 우리나라 7~8월과 비슷한데요~ 30도 이상을 넘다 28도만 돼도 춥다고(?) 긴팔/두꺼운 옷을 입어요~ 땀도 잘 안흘리고.. 완전 놀랬답니다^^;;

4.
똔레삽에서 터를 잡고 사는 사람들은 이 물에 빨래를 하고, 목욕도 하고, 화장실(?)로도 사용한답니다.
그리고 다시 이 물로 밥을 해서 먹는다고 해요(ㅇㅅㅇ;;;) 그 물에 목욕을 하고, 뒷일을 처리하고, 빨래를 하고 다시 그 물을 먹어도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것은 워낙 온도(날씨)가 높기에 자동살균처리가 되어서라고 합니다. 대신 피부질환은 많이 앓고 있다고 해요~

5.
이곳 사람들은 3가지를 모르고 산다고 해요! 똔레삽 물이 더럽다는 걸 모르고, 캄보디아가 엄청 덥다는 걸 모르고, 자기네들이 가난하다는 걸 모른다고 합니다. 그래서 행복지수가 세계5위일까요^^ 아무래도 행복은 성적순 '돈'순이 아닌 건 백번 맞는 말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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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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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개인블로그 www.hobaktoon.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캄보디아, #똔레삽, #똔레삽 수상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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