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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그래도 이럴 수 없다. 무엇을 19일자 중앙일보 <김상택만평>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것은 명백한 인격 모독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예의도,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예의도 없는 것으로 중앙일간지 시사만화가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만평 내용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조문단을 파견할 것인지 고민하는 장면을 그렸다. 조문단 파견을 반대하는 사람은 조문을 갔을 때 김정일 위원장을 'X선 투시기'로 검사하면 "건강 0점으로 오래 못살듯"이라고 나온다면서 반대한다. 찬성하는 사람은 "'괴물'이 아니고 사람이었어"라는 의문이 밝혀지므로 가야 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 영정 사진을 그린 모습을 보면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아무리 미워도, 아무리 생각이 달라도 마지막 가는 전직 대통령을 이렇게 그릴 수는 없는 것이다. 또 김정일 위원장이 아무리 미워도 이렇게 표현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도 한 나라의 지도자이다. 한 나라 지도자 건강을 이렇게 모욕하는 일이 세계에 어디 있는가.

만평에 대한 누리꾼들 반응은 차갑다. 맹비난하고 있다. 야후 누리꾼 'jongyeal1966'은 "의미도 시사성도 없고 그냥 그려다네요"라며 "수고하셨서요. 이젠 영혼도 뭐도 남은게 없는거 같으신데 그만 하시죠"라고 했다.

사실 만평을 자세히 보면 무엇을 전달하려는지 감히 잘 오지 않는다. 김정일 위원장을 비난하는 것인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인지 헷갈린다. 하지만 'namho.kang' 글을 읽으면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있다.

그는 "가끔씩 시사 만화 보는데 어떻게 이런 만화 그릴 수가 있는 건지"라고 반문하면서 "내가 보기엔 김 전 대통령께서 잘 죽었다는걸 어떻게는 돌려서 얘기할려고 했던거 같애요...김정일 끌어들여서"라고 평가했다. 정곡을 찌른 평가다. 김 위원장을 빌어 김 전 대통령을 비난한 것이다.

그리고 'xiheaven'는 "중앙일보 지적 수준에 딱 맞는 만평"이라고 일갈했다. 어느 누구처럼 지적수준에 맞는 만평이다. 이런 만평을 그렸다면 아무리 언론 자유가 중요하지만 기사에 싣지 않는 것이 언론이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경상도 사람이라고 밝힌 'gkxotlr040'은 한 때는 전라도를 싫어했지만 요즘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을 보면서 "경상도인으로서 한없이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지역을 허물고 다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며 "김대중씨 많큼 나라를 사랑한 정치인 있으면 말해보라 만약 김대중씨가 경상도인이라면 과연 그렇게 욕을 했을까 생각해보라"고 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라도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비판하는 경상도 사람들 행태를 비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진면목을 조금씩 알아가는 경상도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 정말 다행이다.

전직 대통령 죽음을 이렇게 모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도 마찬가지였다. 5월 25일자 <김상택만평>에서도 한 참모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청와대 터가 안좋다면서 터를 옮길까 묻는 장면이 나온다. 그 때 누리꾼들도 만평을 강하게 비판했다.

중앙일보 <조인스닷컴> 누리꾼 'lawyer2000'은 "당신도 당신 부모가 있고 형제가 있을텐데, 유가족들에게 온 국민들에게 피눈물나게 만드는 만평을 만평이라고 올리고 있군요"라고 묻고 "당신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소. 당신이란 작자에게도 양심이 있다면 일말의 가책을 느끼지 않소. 인간이 짐승과 구별되는 이유는 부끄러워할줄 아는 데 있소. 당신은 짐승이요."라고 맹비난했었다.

두 전직 대통령 죽음까지 모욕한 김상택 화백에게 19일자 중앙일간지 만평을 소개한다. 한 번 자기가 그린 만평과 비교해시라.

<김용민 그림마당><한겨레 그림판><한국만평><백무현, 서울만평> 김대중 전 대통령을 그렇게 비판했던 <조선만평>도 "인동초,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했다. 적장도 마지막에는 예로 보낸다. 하물며 대한민국 15대, 16대 대통령을 보내면서 이런 만평을  그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태그:#김대중, #김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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