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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14코스 중 바당올레

지난 2009년 9월 26일, 제주올레 14코스가 개장했다. 제주올레 14코스는  저지에서 한림까지로 19.3km이다. 특히 제주올레 14코스 중 바당올레는 11km로 선인장 자생지인 월령 해안입구에서부터 월령포구-금능 등대-금능 포구-금능 해수욕장-협제 해수욕장-웅포 포구-한림항으로 연결된다. 이 바당올레길은 쪽빛 바다 어우러진 비양도를 품에 안고 걸을 수 있다. 그 길을  만들어준 <사단법인> 제주올레 팀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야, 바다다!"

 

강아지풀 나풀대는 무명천 올레 끝에서 초등학생 올레꾼들이 소리쳤다.

 

제주의 생명은 역시 바다다. 그것도 제주 바다는 쪽빛 어우러진 청정의 바다가 아니던가?

제주에서는 늘 보는게  바다지만, 8.3km 흙길 끝에 만나는 월령 해안은 갈증 해소의 올레였다. 

 

          

 

선인장 군락, 멀미 느끼는 황홀

 

월령 해안의 특별함이라면 검은 갯바위 틈에 자생하는 손바닥 선인장 군락. 선인장의 생명만큼 질긴 것이 또 어디 있을까. 갯바위와 길모퉁이, 돌담 사이에 자생하는 선인장 군락은 천연기념물 429호로 지정되었다.

 

게다가 월령 해안입구에서부터 월령 포구까지 설치해 놓은 데크 시설은 갯바위와 바다, 돌담과 선인장이 어우러진 연인처럼 포근한 길이었다. 때문에 이곳에서는 운동화를 신은 채로 아무데서나 털썩 주저 앉으며 쉼터가 되는 최고의 올레길이었다.

 

어디 그뿐인가. 정자에 누우면 바다에 떠 있는 것 같은 착각, 흘러가는 구름에 멀미를 느끼는 기분, 이것을 두고 황홀하다고 말하는 것일까? 이렇듯 월령해안은 연인같은 올레길이었다.  

 

호젓한 월령포구 국수냄새로 가득

 

월령해안 바다로 내려가는 올레길에서 준비해 온 김밥과 주먹밥을 먹을 수 있었다. 길을 걷다 먹는 간식이나 점심만큼 맛있는 것이 또 어디 있을까.

 

오후 1시 10분, 호젓한 월령포구는 아수라장이었다. 너무 많은 올레꾼들이 월령포구에 마련한 국수를 사먹기 위해 몰린 것이었다. 이날 올레 14코스 개장 행사에 고기국수는 대박을 터트렸다고 한다. 호젓하게 떠 있는 월령포구의 작은 어선 옆에도 방파제 위에도 올레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갯바위올레, 보말잡는 올레꾼 발 붙잡아

 

갯바위로 이어지는 월령 바당올레에서 한림항까지 남은 거리는 8.8km. 이 바당올레는 오른쪽에는 돌담, 왼쪽은 바다다. 울퉁불퉁한 갯바위가 올레로 변신하면서 길을 걷는 사람들은 흩어진 돌로 돌탑이 만들었다. 

 

갯바위 틈새에는 해녀콩이 올레꾼들에게 인기를 모았다. 콩깍지 길이가 4-5cm정도 되니 여느 콩보다는 크다. 열대지방에서만 자란다는 해녀콩은 토끼섬과 월령 바당올레에서만이 볼수 있다.

 

성질급한 올레꾼은  벌써 바당올레에서 보말(작은고동)을 잡는다.

 

"수두리 보말 아닌가요?"

 

제주토박이 올레꾼의 이야기를 듣고 보말에도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을 알았다. 

 

  

쪽빛 비양도를 안고 걷는 우중 트래킹

 

금능포구를 지나 금능마을로 접어들었다. 집 대문에서 마을길까지의 올레길이는 30-50m 정도, 올망졸망 모여 사는 금능리 마을 사람들은 우리가 걸어왔던 올레길 통해 바다로 밭으로 삶을 꾸렸을 것이다. 

 

금능해수욕장에 도착하자 빗방울이 떨어졌다. 하얀모레와 쪽빛 바다가 보물인 금능해수욕장은 계절마다 그 모습이 다르다. 백사장에 서면 가슴에 스며들 것 같은 비양도가 그리처럼 떠 있고, 뒤로 돌아다 보면 한라산이 조망을 이룬 금능해수욕장, 지난 여름 그 많던 해수욕객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11km 바당올레 ...그 짜릿함

 

비를 맞으며 길을 걸어본 적이 언제였더라. 우비를 입었지만 우두둑- 우두둑- 쏟아지는 비를 막을 재간이 없었다. 저지마을회관에서 출발한지 5시간 30분이 지나서야 한림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흥건히 빗물이 고인 한림항은 올레꾼들의 마음처럼 빗속에 젖어 있었다. 어부들이 잡아온 컨테이너 속 조기처럼 내 모습도 빗물로 범벅이 되었다.

 

제주올레 14코스 19.3km 중 바당올레는 11km, 제주시 서쪽 바당올레를 걷는 짜릿함은 연인과 함께 데이트를 즐기는 맛이라고나 할까. 생각해보니 바당올레는 내게 연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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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강임

덧붙이는 글 | 지난 9월 26일 제주올레 14코스가 개장되었습니다. 제주올레 14코스는 저지마을회관 - 저지밭길 - 나눔허브제약입구 - 나눔허브제약 쉼터 - 저지잣길 - 큰소낭 숲길 - 삼거리 - 오시록헌 농로 - 월림잣길 - 굴렁진 숲길 – 야자나무 삼거리 - 선인장밭 숲길 - 무명천 산책길1 - 월령숲길 -무명천 산책길2 – 무명천 산책길3 - 월령해안 입구 - 월령포구 - 금능등대 - 금능포구 - 금능해수욕장 - 협재해수욕장 - 협재포구 - 옹포포구 - 국립폐류육종센터 - 한림항 비양도 도항선 선착장까지로 19.3km입니다

 제주올레 14코스 중 11km는 바당올레입니다. 모든 올레꾼들의 로망 비양도를 안고 걸을 수 있는 프리미엄이 있죠. 그러나 이날 비가 오는 바람에 온몸이 올딱 젖었답니다.


태그:#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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