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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 오토바이 질주용 자전거 전용도로??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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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도 내리도 날도 추워졌지만 자전거 타기를 멈출 수 없습니다. 아무리 먼 길을 가도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은 전혀 이용치 않고 오로지 자전거만 타고 다닌지 1년을 훌쩍 넘겼고, 나와 한 약속을 지금 와서 깨트릴 수 없습니다. 불편하고 때론 위험하지만 너무 아쉽고 아깝기 때문입니다.

 

지난 3일(목)부터 6일(일)까지 집이 있는 인천 서구 공촌동에서 남동구 인천시청까지 약 16km를 오간 적이 있습니다. 왕복 2시간 정도 거리인데 시청 인근 중앙도서관과 극장에 볼일이 있었습니다. 저녁시간에 인천영상위원회가 단편영화 상영회를 한다기에, 인천을 담은 영화들을 4일간 빠짐없이 자전거를 타고 보러갔습니다.

 

가면서 눈여겨 본 것이 있습니다. 평일과 주말 오후-저녁 퇴근시간대 시청 인근 자전거 전용도로 말입니다. 지난 여름 '자전거 선도도시를 만들겠다'는 인천시는 시청과 연수 등 4개 권역에 총 연장 72km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327억 원 예산을 들여 새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사전 준비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교통조사도 엉망으로 해, 되레 시민들과 교통정체로 짜증내는 운전자들에게 불편만 끼쳤습니다. 기존 인도 위 자전거도로를 활용하는 대신 인도쪽 한 차선을 줄여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었습니다. 복잡한 교통흐름을 더욱 방해했고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는 시민들 안전까지 위협했습니다.

 

 

자전거 전용도로로 더욱 좁아진 도로, 교통흐름만 방해!!

 

인천시는 '문제는 있지만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어 놓으면 자전거 이용자가 차츰 늘어날 것'이란 소리를 했습니다.

 

지난 4일간 시청 인근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하는 자전거는 얼마나 되는지 지켜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난 여름과 마찬가지로 자전거 전용도로에 자전거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신 배달용 오토바이가 줄줄이 늘어선 차량행렬을 피해 신나게 질주하고 있었습니다. 자전거 전용도로 때문에 택시가 인도쪽에 서지 못하고 차도에서 승객들을 내리게 하는 모습들도 보게 됐습니다. 횡단보도와 만난 자전거 전용도로 쪽에 시민들이 서 있기도 했습니다.

 

마지막날인 6일 자전거를 탄 3명의 동네 아이들을 만날 수 있어, 인근 주민들이 자전거 전용도로를 많이 이용하는지 물었습니다. 아이들은 솔직하게 "자전거 전용도로 이용하는 사람 보기 어렵던데요"라고 답했습니다.

 

문제는 재정문제로 곤욕을 치르는 인천시가 내년에도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 계획이 있다는 점입니다. 있으나 마나한 자전거 전용도로 대신 타이어 펑크만 내는 울퉁불퉁한 기존 자전거도로나 신경 써주었으면 하는데 말입니다.

 

내년 봄 시청 인근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자전거 탄 사람들과 만날 수 있을지요.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와 오마이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자전거, #자전거전용도로, #오토바이, #인천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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