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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세종시 수정안 발표 이전부터 정부 부처 및 산하기관 공무원을 모아 놓고 세종시 수정안을 홍보하고, 충청지역 지사 및 본부에서는 "반복 교육"을 강요했다는 폭로가 나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순 민주당 의원은 25일 국무총리실 및 기획재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교육과 관련한 문서 3건을 공개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는 지난해 국무총리실에서 작성한 '세종시 문제 이해 제고를 위한 교육 실시 협조'(12월 18일), '세종시 관련 교육 협조 요청'(12월 21일)과 기획재정부의 '세종시 관련 공공기관 자율교육 실시 협조 요청' 등이다. 여기에는 세종시 관련 홍보를 위해 배부된 소책자 및 강의용 프리젠테이션도 첨부돼 있다.

 

'세종시 수정안' 발표 전 공무원 동원 교육... '정권 홍보요원'? 

 

총리실의 공무원 교육은 올해 1월 11일 세종시 수정안이 공식 발표되기 한 달 전에 지시한 것이어서 정권의 필요에 따라 공무원을 사전 동원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공무원을 '정권 홍보요원'으로 전락시킨 셈이다. 

 

12월 18일 총리실에서 발송한 공문에는 "국가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세종시 문제에 대해 공직자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각 부, 처, 청별 자체교육이 필요하다"고 돼 있다. 또 "강사는 각 부처 차관을 원칙으로 하되 부득이한 경우 세종시기획단에서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각 부처 '2인자'인 차관이 강사를 맡을 경우 소속 공무원들은 사실상 교육을 거부하거나 게을리할 수 없게 된다. '강압 교육'이 이뤄졌다고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같은 달 21일 '4급 이상 고위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세종시 수정안 관련 교육 문건도 논란거리다.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환경부 등 8개 부처에 발송된 이 문건은 "4급 이상 간부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자 하니, 대상자가 참석할 수 있도록 조치를 바란다"는 말과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이 직접 강의한다고 돼 있다. 국정조정 책임을 맡은 최고위 간부가 '총동원령'을 내린 셈이다. 

 

기획재정부도 지난 15일 공문에서 "공공기관 임직원이 수정안의 내용 등을 충분히 이해하고 일반 국민에게 세종시 수정안을 전파할 수 있도록 자체 자율교육을 실시하라"고 명확한 지침을 하달했다.

 

또 이 문건에는 "1월 15일부터 1월 29일까지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되, 충청지역 소재 지사 및 본사의 경우 반복교육을 실시하라"는 내용도 들어 있다. 충청권을 '집요하게' 파고들려는 정권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김 의원은 "수정안에 대해 대대적으로 홍보교육을 실시하고 국민들에게 전파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은 과거 독재 정권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라며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을 정권의 시녀쯤으로 착각하는 작태"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그는 정부가 '설 명절'을 여론 반전의 기회로 삼고 있다며 "명절 연휴를 앞두고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을 세종시 백지화 홍보전에 총동원하려 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정부 관계자 "충청권, 사실 바로 전달하려 반복 교육 권장"

 

하지만 정부는 '공무원 동원령'을 부인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세종시기획단 관계자는 "수정안 발표 전에 공무원에게 홍보를 한 것은 수정안에 관한 내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차관급 고위공무원들의 강사 '징집'에 대해 "세종시 관련 부처의 책임자가 차관급이기 때문에 교육담당으로 일임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이 고위공무원을 대상으로 집중 교육한 이유에 대해서도 "별 문제 없다"는 반응이다. 이 관계자는 "과천 청사의 모든 공무원이 다 교육장에 들어갈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고위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니 수준 있는 강사가 필요했고, 자연스럽게 국무총리실장이 맡게 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충청도 집중 교육' 문건에 대해 기획재정부 정책총괄과 오현경 사무관은 "충청 부분은 많은 이해 관계가 걸려 있어 (세종시 수정안에 관한) 사실을 전달할 필요가 있었다"며 "(집중·반복 교육을 지시한 이유는)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선입견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엄민 기자는 11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태그:#세종시 수정안 , #공무원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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