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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메기탕에는 남도 고유의 맛과 정취가 가득 담겨있다.
 민물메기탕에는 남도 고유의 맛과 정취가 가득 담겨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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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한 인심이 담긴 남도 음식은 혀끝에 착착 감긴다. 남도는 발길 닿는 곳마다 맛집이 즐비하다. 드넓은 들녘과 바다, 산에서 나오는 풍부한 먹을거리에 남도 특유의 맛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어느 음식점이건 불쑥 찾아가도 대체적으로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이는 남도 고유의 맛과 정취가 음식에 가득 담겨서일 것이다.

메기요리를 잘하는 집들은 대부분 전남 장성읍에 모여 있다. 이들 업소는 민물에서 갓 잡아온 자연산을 쓴다. 메기의 대표요리는 자연산 메기에 20여 가지의 양념을 넣어 쪄낸 메기 찜이다. 

민물메기탕의 기본 상차림이다.
 민물메기탕의 기본 상차림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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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반찬 중에서 파릇한 봄 향기가 담겨있는 전에 먼저 손길이 간다.
 여러 반찬 중에서 파릇한 봄 향기가 담겨있는 전에 먼저 손길이 간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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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여성들에게 좋은 식품으로 알려진 메기는 신장과 간을 보하고 혈액순환을 돕는다고 한다. 또한 메기탕을 많이 먹으면 피부도 고와진다고 한다. 당뇨병 환자에게는 최적의 식품이며 저칼로리 고단백식품으로 정력증진은 물론 약해진 기운 보충에도 좋다고 한다.

<본초강목>에 보면 "메기는 맛이 달고 독이 없다. 부종을 내리게 하고 소변을 잘 누게 한다. 중풍으로 입이 돌아갈 때 살아 있는 메기의 꽁지를 버리고 붙이면 즉시 원래대로 돌아온다"고 씌어 있다. <동의보감>에도 메기는 이뇨작용을 돕고 몸이 부었을 때 메기탕을 먹으면 좋다고 했다.

보드랍고 얼큰한 국물 맛, 살살 녹아내리는 메기의 속살이 감칠맛으로 와 닿는다.
 보드랍고 얼큰한 국물 맛, 살살 녹아내리는 메기의 속살이 감칠맛으로 와 닿는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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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하는 민물메기탕 집은 장성읍이 아닌 여수의 전원식당이다. 점심 무렵에 찾아갔었는데 손님들이 많아 분위기가 압도한다. 죽림저수지 근처에서 이곳으로 몇 해 전 옮겨왔다는 이 집은 추어탕과 민물메기탕으로 제법 이름이 알려진 집이다.

작은걸(小)로 하나 시키면 넷이서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 휴대용 가스렌지 위에서 설설 끓고 있는 메기탕그릇을 보는 순간 그 푸짐함에 '와~' 하는 작은 탄성이 나왔다.

보글보글 끓고 있는 민물메기탕 고운 때깔이 침샘을 자극한다. 시래기와 민물새우를 듬뿍 넣어 끓여냈다. 팽이버섯과 봄 향기 가득한 미나리를 메기탕에 살짝 데쳐 먹는 맛도 대단하다. 보드랍고 얼큰한 국물 맛, 살살 녹아내리는 메기의 속살이 감칠맛으로 와 닿는다. 시래기와 민물메기의 궁합이 정말 좋다.

약한 불로 계속 끓이면서 먹다보면 바닥이 드러날 즈음에 참맛이 제대로 느껴진다.
 약한 불로 계속 끓이면서 먹다보면 바닥이 드러날 즈음에 참맛이 제대로 느껴진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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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 맛은 자극적이지 않고 은근한 깊이가 배어 있다. 뭉근하게 끓여내서인지 배추시래기의 부드러운 식감도 괜찮다. 약한 불로 계속 끓이면서 먹다 보면 바닥이 드러날 즈음에 참맛이 제대로 느껴진다.

탕을 먹을 때 보통 사람들은 순간에 후다닥 밥과 함께 먹어 치운다. 메기탕의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천천히 먹어야 한다. 그래야 민물메기탕의 진득한 깊이가 느껴진다. 국물이 졸아들수록 맛의 묘미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민물메기탕, #남도의 맛과 정취, #감칠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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