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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색 튤립.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하는 사랑의 고백을 꽃말로 지니고 있다.
 빨강색 튤립.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하는 사랑의 고백을 꽃말로 지니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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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저마다 꽃말을 지니고 있다. 나름대로 애틋한 사연도 간직하고 있다. 개나리의 꽃말은 희망, 백합은 순결을 상징한다. 네잎 클로버는 행운, 그리고 세잎 클로버는 행복과 사랑을 꽃말로 갖고 있다. 색깔에 따라 꽃말이 다른 꽃도 있다. 그것은 동백, 국화, 모란, 튤립 등이다.

그 가운데서도 튤립에 관심을 가져본다. 튤립의 꽃말은 사랑이다. 그러나 사랑도 사랑 나름. 색깔에 따라 다르다. 빨강색 튤립의 꽃말은 '당신을 사랑합니다'하는 사랑의 고백이다. 보라색은 영원한 사랑을 의미한다. 둘 다 긍정적인 사랑이다.

하지만 나머지 색깔의 튤립 꽃말은 다르다. 노랑색은 헛되거나 가망 없는 사랑을, 하얀색은 실연을 꽃말로 갖고 있다. 검정색 튤립은 짝사랑을 상징한다. 하여, 사랑하는 연인에게 주는 튤립이라면 빨강색이 적절하다.

임자도 튤립단지. 하얀 풍차와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임자도 튤립단지. 하얀 풍차와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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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으로 활짝 핀 튤립단지. 이곳에선 25일까지 튤립축제가 열린다.
 형형색색으로 활짝 핀 튤립단지. 이곳에선 25일까지 튤립축제가 열린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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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이 형형색색으로 피어 파도향기에 실려 넘실거리는 전라남도 신안군 임자도로 가본다. 임자도는 최근 '튤립의 섬'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섬이다. 임자도가 '튤립의 섬'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건 재작년. 그 전부터 시험재배를 했지만 대규모로 심어 축제를 연 게 재작년부터다.

재작년 8만㎡에 튤립단지를 조성하고 처음 축제를 개최, 관광객 3만여 명을 섬으로 불러들였다. 첫 해부터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지난해에는 대광해수욕장으로 가는 길까지 온통 튤립천지로 만들었다. 올해는 이보다 면적을 더 늘려 14만㎡에 튤립을 심었다. 튤립단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튤립 활짝 핀 임자도. 눈에 보이는 게 온통 튤립이다. 바람마저도 튤립향을 가득 머금고 있다.
 튤립 활짝 핀 임자도. 눈에 보이는 게 온통 튤립이다. 바람마저도 튤립향을 가득 머금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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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도 튤립 밭은 드넓다. 골마다 층층이 다른 꽃 색깔을 뽐내도록 심어 현란한 느낌마저 준다.
 임자도 튤립 밭은 드넓다. 골마다 층층이 다른 꽃 색깔을 뽐내도록 심어 현란한 느낌마저 준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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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튤립 꽃밭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스라하다. 선착장에서 튤립단지를 거쳐 대광해수욕장까지 가는 길이 온통 튤립이다. 집집마다에도 튤립을 많이 심었다. 마을창고 같은 건물 벽면도 튤립으로 장식됐다. 튤립 꽃이 섬을 통째로 물들였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곳 임자도에 피어난 튤립 꽃송이는 무려 600만 송이. 품종이 수십 종이어서 꽃 색깔도 가지가지다. 골마다 층층이 다른 꽃 색깔을 뽐내 현란한 느낌마저 준다. 여기에 풍차 전망대, 대형 튤립 파라솔, 전망대도 들어서 있어 이국적이다. 모래를 이용한 조각작품, 토피어리를 이용한 조형물도 볼거리다.

형형색색으로 핀 튤립과 어우러진 풍차가 이국적인 섬 풍경을 선사한다.
 형형색색으로 핀 튤립과 어우러진 풍차가 이국적인 섬 풍경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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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도의 빨강색 튤립밭. 골따라 튤립이 만개해 여행객들을 섬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임자도의 빨강색 튤립밭. 골따라 튤립이 만개해 여행객들을 섬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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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도는 예부터 대파 주산지였다. 가도가도 끝없는 대파밭이 펼쳐졌었다. 하지만 대파 값이 폭락하면서 대체작물로 선택한 것이 튤립이었다. 꽃으로 경관을 아름답게 꾸미고 구근 판매로 농가소득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시험재배 결과 이 예견은 적중했고, 지금은 튤립축제로 관광객들까지 불러들이고 있다.

임자도는 겨울 평균기온이 섭씨 5도를 넘어 춥지 않다. 토질도 배수가 잘되는 모래흙이다. 대파도 그렇지만 튤립도 이처럼 배수가 잘 되는 모래흙을 좋아한다. 게다가 적당한 일조량, 온화한 바닷바람은 튤립 고유의 빛깔을 만들어낸다. 이 같은 기후조건은 튤립의 바이러스 감염률도 줄여준다고.

임자도 튤립은 지금 만개했다. 꽃도 형형색색이다. 꽃향기는 파도소리와 섞여 넘실댄다. 튤립향이 온통 섬을 휘감을 정도다. 튤립 꽃단지 사이 산책로를 따라 타박타박 걷는 맛이 으뜸이다. 눈도 행복하고 몸도 가뿐해진다. 꽃바람에 마음도 씻을 수 있다.

풍차와 어우러진 임자도 튤립밭. 튤립여행은 골따라 걷는 맛이 으뜸이다.
 풍차와 어우러진 임자도 튤립밭. 튤립여행은 골따라 걷는 맛이 으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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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부터 시작된 임자도 튤립축제는 25일까지 계속된다. 드넓은 벌판에서 각양각색의 튤립을 만날 수 있는 것은 물론 튤립화분 만들기, 튤립벽화 만들기, 튤립꽃밭 승마체험 등 독특한 체험프로그램이 다채롭다.

예전엔 젊은이들 사이에서 튤립을 선물하며 사랑을 고백하기도 했었다. 이 튤립 밭에서 빨강 튤립 한 송이를 건네면서 사랑고백을 하면 받아주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만 같다. 튤립 꽃밭 풍경도 너무 아름다워서 어느 누구라도 반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꽃밭에서 사랑을 고백한다면 오래도록 기억에 남지 않을까?

프로포즈 이후 튤립단지와 맞닿아 있는 대광해수욕장 해변을 걸어보는 것도 낭만적이다. 대광해수욕장은 가도 가도 끝없는 모래해변이다. 우리나라 해수욕장 가운데 해변의 길이가 가장 길고 넓다. 길이가 자그마치 30리(12㎞)나 된다. 해변 이쪽에서 반대편까지 걷는 데만도 2시간이나 걸린다. 모래 입자도 아주 곱고 부드럽다. 해변 너머로 보이는 수평선도 아름답다. 해변에서 보는 해넘이도 멋스럽다.

튤립밭과 가까운 대광해수욕장. 드넓은 해변에서 보는 노을이 환상적이다.
 튤립밭과 가까운 대광해수욕장. 드넓은 해변에서 보는 노을이 환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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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도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24번 국도와 전장포로 가는 825번 지방도 주변에는 수많은 염전들이 늘어서 있다. 네모난 염전에서 햇볕과 바람에 의해 하얀 꽃을 피워내는 '소금꽃'은 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자연학습장이다.

신안 임자도는 서해안고속국도 무안 나들목으로 나가 국도로 갈아타야 한다. 무안읍에서 24번국도를 타고 현경, 해제, 지도를 거쳐 점암 선착장까지 간다. 이곳에서 임자도행 철부도선을 타고 20여분 건너면 바로 '튤립천국' 임자도에 닿는다.

철도도선은 튤립축제가 열리는 25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20분 간격으로 운항한다. 점암 선착장에서 임자도로 들어가는 첫배는 아침 7시, 막배는 밤 10시에 있다. 튤립을 보고 임자도에서 나오는 철부도선도 20분 간격으로 운항한다. 막배가 밤 9시 30분에 나온다. 도선요금(왕복)은 승객 2600원, 승용차 1만8000원이다.

섬으로의 여행에서 가장 불편한 게 교통편. 섬여행을 머뭇거리게 하는 것도 도선을 위한 대기시간이다. 임자도 역시 튤립을 보려는 여행객들이 몰려들어 섬으로 들어가기 번거로운 게 사실. 하여, 자동차를 점암 선착장에 세워두고 임자도에 들어갔다 나오는 것이 현명하다. 섬에선 선착장에서 튤립단지를 오가는 버스가 수시 운행되고 있다.

점암선착장에서 임자도를 오가는 철부도선. 튤립축제 기간엔 날마다 20분 간격으로 오가며 여행객들을 실어 나른다.
 점암선착장에서 임자도를 오가는 철부도선. 튤립축제 기간엔 날마다 20분 간격으로 오가며 여행객들을 실어 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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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튤립, #임자도, #튤립축제, #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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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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