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6.2 지방선거를 16일 앞두고 한나라당이 '네거티브 카드'를 꺼내들었다. 주요 타깃은 수도권의 야권단일 후보들이다. 특히 민주당 김진표 후보를 누르고 단일후보로 올라선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의 등장에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17일 오전 정몽준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지도부들이 경기도 수원에 총출동했다. 이날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문수 후보가 여전히 앞서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최근 한나라당 자체조사에서 격차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정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 등은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돌아가며 유시민 후보를 공격했다. "정치 낭인", "독선과 교만의 후보", "싸가지 없다", "대한민국 국민의 자격이 없다"는 등 독설이 여당 정치인들 입에서 터져나왔다.

 

한나라당, 유시민 상승세 차단 주력

 

정몽준 대표는 "경기도는 16가지의 규제로 고통 받고 있는데, 유시민 후보는 지난 총선에 고향인 대구에 가서 '수도권 규제 완화에 반대하겠다'고 맹세해 경기도민이 염원하는 수도권 규제완화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또 "유 후보는 DJ에게 '정상적 판단력을 잃어버린 사람'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한 적이 있다"며 "이런 사람이 DJ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민주당의 도움을 받겠다는 것은 경기도를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함 침몰을 증거 없이 북측 소행으로 몰아가는 행위는 소설"이라고 말한 유 후보를 향해 그는 "세상을 거꾸로 보는 취미와 습관을 가진 후보"라고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도 가세했다. 그는 "유 후보는 경기도 일산 국회의원을 지내고 대구에 출마해 낙선한 뒤 서울시장 후보 출마설을 떠들다가 결국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왔다"며 "우리 사회가 정치낭인에게 우롱당한 느낌이다, 유 후보 같은 정치낭인을 몰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경기도당 명예선대위원장인 안상수 전 원내대표도 "유시민은 철새 정치인"이라고 거들었고, 박순자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은 "실패한 좌파 정부 수혜자가 간판만 바꾼 바람몰이로 정치혐오만 키운다"고 날을 세웠다.

 

이날 한나라당 지도부는 GTX, 수도권 규제완화 등 경기도 공약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유시민-한명숙 반박... "네거티브, 오히려 역효과 날 것"

 

하지만 한나라당의 '유시민 때리기'를 지켜보는 민주당의 반격도 만만찮다. 유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 전략이 결국 한나라당의 '불안 심리'를 반영한다는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또 한나라당이 유 후보를 인신공격 하면서 민주당과 이간질하는 "저열한 공작"(한명숙 후보)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집중 포화의 대상이 된 유 후보는 이날 오전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유력한 후보, 1등 후보가 공격을 많이 당한다는 속설이 있다"며 한나라당의 공격을 받아 넘겼다. 또 "(공격도) 집권당의 품격에 맞게 하라"고 꼬집었다.

 

그는 "자주 옷만 바꿔 입은 후보"라는 비난에 대해 "개혁국민정당, 열린우리당, 참여당은 한 흐름이 있는 정당"이라며 "제가 민주당 하다가 한나라당 간 것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자신의 '천안함' 발언 논란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북한 어뢰 공격으로 두 동강 난 것 같다고 판단할 수 있는 사실적 근거를 (국민에게) 못 주고 있다"고 거듭 말했다. 이어 "만약 북한 공격으로 50명 가까운 군인들이 죽었다면 군 지휘관과 정몽준 대표와 군통수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이 책임을 야당에 떠넘긴다는 비판이다.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도 유시민 후보를 거들었다. 이날 오전 <서두원의 SBS전망대>에 출연한 한 후보는 한나라당의 '야합' 비판에 "한나라당이 오히려 예전부터 야합을 많이 한 정당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은 야권단일화를 경계하고, 폄하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의 야합 주장은) 내부 분열을 노린 저열한 정치적 수사"라고 되받았다. "한나라당이 범야권이 단일후보로 결집하면서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자 네거티브 정책을 쓴다"고 주장한 그는 "이런 정치공작적 수식어는 아주 낡은 수법이고,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홍준표 "친노 좌파와 대결하는 구도 나쁘지 않다" 

 

민주당은 경기도발(發) '유시민 효과'가 서울과 인천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도권 단일후보 지지율이 소폭 상승하면서 선거운동도 탄력을 받는 중이다.

 

한나라당은 이를 겉으로는 애써 무시하는 듯한 모습이다. 한나라당 서울선대위원장인 홍준표 의원은 이날 오전 CBS <이종훈의 뉴스쇼>에 출연해 "양자 대결로 붙으면 어떤 선거도 끝까지 예측하기 힘든 게임이 된다"며 일단 경계했다.

 

하지만 홍 의원은 "(단일화가) 친노 결집 효과는 있겠지만,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등장 때처럼 노풍 현상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친노 좌파와 대결하는 구도는 이미 지난 2007년 한나라당이 압승한 구도"라며 "이 구도를 그대로 가져가도 나쁘지 않다"고 말해 야권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천안함 사태로 인한 북풍과 관련해서도 "천안함의 (북한 공격) 결과는 이미 여론조사에 반영돼 있다"며 "(지방선거) 여론조사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유시민 효과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도 많다. 서울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여론조사에서 앞서 가더라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며 "단일화로 인한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태그:#6.2 지방선거, #유시민, #한나라당, #수도권, #민주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