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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가 권력을 이겼다. 민주당이 승리한 것이 아니다. 국민의 힘에 의해서 국민 여러분께서 승리하신 것이다. 6·2 지방선거는 무도한 정권에 대한 국민의 냉엄한 심판이다."

 

3일 오전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목소리에는 6·2 지방선거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그대로 드러났다. 비록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가 0.7%p로 석패하긴 했지만 사실상 서울에서도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4년 전 민주당은 서울의 25개 기초단체장을 모두 한나라당에게 뺏겼다, 이번엔 강남·서초·송파·중랑구를 제외한 나머지 21개 단체장을 모두 석권했다. 자신감을 보일 만한 결과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가 '대표 선수'로 나선 경기도지사 선거도 마찬가지다. 정 대표는  마지막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광역도지사 선거는 졌지만 기초단체장, 특히 규모가 큰 경기도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모두 이겼다"며 "사실상 승리한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또 "북풍과 관권선거를 포함한 온갖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선택은 위대했다"며 "이명박-한나라당 정권의 표심 왜곡을 막아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천안함 침몰' 등 야권에 불리한 변수가 여러 차례 등장했지만, 국민이 야당을 지켜주고 심판론에 힘을 실어준 데 대한 감사의 표시다.

 

▲ 탄력 받은 정세균, "내각 총사퇴" 맹공
ⓒ 김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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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범야권, 새로운 정치세력 구성 요구 받아"

 

자신감은 곧 현 정부를 향한 공세로 이어졌다. 정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 내각 총사퇴 ▲ 4대강 사업 중단 ▲ 세종시 수정안 철회 ▲ 대결적 대북정책 전면 폐기 ▲ 북풍 선거 관련 대통령 사과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회의에 참석한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도 "모든 정치집단은 민심이 표현되면 겸허히 수용한다고 말하지만, 그를 행동으로 표현하지 않으면 다음 선거에서도 패하게 돼 있다"고 가세했다.

 

그는 "민심을 수용하면 다시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겠지만, 이 세 가지를 강행처리한다면 또 무서운 국민의 심판이 올 것"이라면서 "저는 겸허히 민심을 수용해서 민주당이 맡은 지방정권이 어떻게 한나라당과 다른지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공세를 이어나갔다.

 

손학규 공동선대위원장은 "민심이 정말 무섭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싸움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4대강 죽이기와 민생 파탄을 막고 이명박 정부의 역행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수도권에서 선전했고 강원도에서 최초로 민주당이 이겼다, 경남에서도 한나라당의 아성을 깨뜨렸다"며 "이번 선거는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선거"라고 평가했다. 서울·경기의 석패(惜敗)에 대해서도 "승리는 항상 한 치 못 미치는 것이 좋다고 했다"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손 위원장은 또 "국민은 이명박 대통령의 독선도 심판했지만 동시에, 민주당과 개혁진보진영 전체가 대승적으로 거듭날 것을 요구한 것"이라며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세력을 구성해야 한다, 이제는 우리가 민심을 따르고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위원장의 말은 2012년 대선을 위해 민주노동당까지 아우르는 통합 정당 탄생이 필요하다는 뜻을 담고 있어 주목된다. 

 

정동영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하나가 되면 승리한다, 연합하고 통합하면 2012년에 정권을 되찾아올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줬다"며 손 위원장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그는 무엇보다 "정부·여당의 냉전적 사고를 유권자들이 심판한 것"이라며 "휴전선 바로 아래에 있는 파주·고양시장 압승 등은 한반도 평화 파괴를 국민들이 싫어하고 있단 것을 알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선거를 통해)남북관계의 생명줄인 개성공단을 지켜갈 수 있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민심이 이 정권을 떠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남은 것은 우리가 대안·수권세력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 송영길 "어떻게 한나라당과 다른지 보여드리겠다"
ⓒ 김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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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석패 아쉽지만, 사실상 승리"... 흥분 가시지 않은 민주당

 

이날 마지막 선대위 회의가 열린 민주당 영등포당사에는 승리의 흥분이 가시지 않고 있었다. 회의실 밖 일부 당직자들은 서울의 석패를 아쉬워하기도 했다.

 

그러나 회의실 벽에 붙은 선거상황판에 당선을 알리는 꽃을 붙이며 정세균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등은 웃음을 감추지 못했고, 손학규 선대위원장은 송영길 당선자에게 "파이팅"이라며 등을 두드리며 격려했다. 김민석 선대본부장도 송 당선자를 껴안고 축하를 건넸다. 송 당선자에 대한 축하 인사가 쇄도하면서 예정됐던 회의 시작도 조금 늦춰졌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의 사퇴 의사를 전해들은 정세균 대표는 "정몽준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이나 이 정권의 책임 있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여·야 관계를 좀 더 조화롭게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판단한다"며 "정 대표가 앞으로도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에서 정치 발전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덕담을 하기도 했다.


태그:#지방선거, #민주당, #정세균, #심판 , #내각 총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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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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