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KBS는 수신료 인상의 근거를 마련한다는 명분으로 24억원의 수신료를 들여 보스턴컨설팅그룹에 경영 컨설팅을 의뢰하였다. 그러나 KBS는 천문학적 비용으로 수행된 이 컨설팅의 추진과정을 비밀에 붙이며 관련 정보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KBS는 지난 '수신료 공청회'에서 BCG 컨설팅이 이사회의 권고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고 밝혔지만, KBS 이사회는 BCG 컨설팅의 추진을 권고한 적도, 공식 의결한 바도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KBS는 국민이 낸 수신료 24억원을 쓰면서 아무런 공식 절차도 밟지 않고 사업을 집행한 것이다. 이런 불합리한 과정으로 인해 국민들은 BCG 컨설팅을 누가 결정했고, 책임의 주체가 누구인지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준상 언론연대 사무총장, 최성주 언론인권센터 상임이사, 김성균 언소주 대표가 감사원에 공익감사청구서를 접수하고 있다.
▲ 언론연대, 감사원에 KBS 감사청구 조준상 언론연대 사무총장, 최성주 언론인권센터 상임이사, 김성균 언소주 대표가 감사원에 공익감사청구서를 접수하고 있다.
ⓒ 언론연대

관련사진보기


24억원의 컨설팅 비용도 전형적인 예산낭비다. BCG 컨설팅 비용 산정 내역을 살펴보면, 컨설팅의 구체적인 내용은 없이 단지 인건비 항목으로만 24억원의 예산이 편성되었다. 총 11명이 불과 4개월간 작업을 하는데 1인당 평균 2억여원, 주당 1,100여만원을 지급하였다. 누가 봐도 과도한 인건비다. KBS는 지난 2000년 '아더앤더슨'에 컨설팅을 의뢰하고 6개월간 총 2억 8천여만원을 지급한 바 있다. 무려 10배 이상이 비용이 지출된 BCG 컨설팅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에 언론개혁시민연대는 KBS의 BCG 컨설팅 추진과정의 문제점과 예산낭비 여부에 대해 아래와 같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였다.

한국방송공사(KBS)의 BCG 컨설팅 사업과 관련한 감사청구서


언론개혁시민연대(이하 언론연대)는 바람직한 언론환경 조성을 위해 39개 언론시민단체가 함께 결성한 언론운동 연대단체입니다. 언론연대는 한국방송공사(KBS)가 보스턴컨설팅그룹에 용역을 의뢰한 컨설팅 사업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로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합니다.

 BCG 컨설팅 추진과정에서의 절차적 하자

BCG컨설팅은 지난해 9월 손병두 KBS 이사장이 경영진에게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을 납득할 수 있도록 경영컨설팅을 실시하라고 주문하면서 추진되었습니다. 그러나 손 이사장은 BCG 컨설팅과 관련해 이사회에서 아무런 논의도 거치지 않고 담당자를 불러 개별추진토록 하였습니다. 이후 임창건 당시 기획센터장이 이사회에서 '이사회의 요청으로 컨설팅을 진행한다'고 거짓보고를 했다가 일부 이사들로부터 항의를 받고, 이사회의 공식 요청이 없이 진행한 것임을 시인하고 사과하기도 하였습니다.(민주당 최문순 의원실 보도자료, 10.04.17) 저희 단체가 확인한 바에 의하면, 현재까지 KBS 이사회는 BCG 컨설팅의 추진을 공식적으로 의결한 바가 없습니다. 결국 BCG 컨설팅은 사실상 손병두 이사장개인의 말 한마디로 추진된 것입니다. 그런데도 KBS는 여전히 국민들을 상대로 '이사회가 필요성을 권고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방송, <텔레비전방송수신료 현실화> 공청회 발제문, 11p, 2010.06.14)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가 24억원(세금 포함 26억여원 추정)이라는 거액의 수신료를 사용하면서 아무런 공식 절차도 밟지 않은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절차적 하자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거세지자 이사회와 경영진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발뺌하고 있습니다. 이런 불합리한 과정으로 인해 국민들은 BCG 컨설팅 사업을 누가 결정했고, 책임의 주체가 누구인지조차 확인할 수 없는 지경입니다. KBS는 BCG 컨설팅의 추진과정과 결과보고서를 공개하라는 시민단체의 요청마저 거부하며 관련 사실을 숨기고 있습니다. 이에 본 단체는 BCG 컨설팅 추진과정에 대한 전면적인 감사를 요청하는 바입니다.

 24억 컨설팅 비용의 예산낭비와 컨설팅 업체 선정과정에 대한 의혹

<BCG컨설팅 비용 산정 내역(단위 : 만원)>

직책
인건비단가(주당)
참여도(%)
인원(명)
실제 인건비(주당)
총 인건비 (17주)
파트너
3,600
50
0.5
1,800
30,600
이사
2,800
50
0.5
1,400
23,800
팀장
2,200
100
1
2,200
37,400
시니어컨설턴트
1,500
200
2
3,000
51,000
주니어컨설턴트
850
400
4
3,400
57,800
리서처
210
300
3
630
10,710
합계
11,160

11
12,430
211,310

공개된 BCG 컨설팅 비용 산정 내역을 보면,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은 없이 단지 인건비 항목으로만 24억원의 예산이 편성되어 있습니다. 총 11명이 17주간 참여해 총 21억원의 인건비를 받는다는 내용입니다. 4개월간의 컨설팅 작업을 위하여 1인당 2억여원, 주당 1,100만원을 지급하는 것입니다. 이는 과도한 인건비라고 보이며, 예산산정의 근거도 대단히 미약합니다. 비용 산정 내역에는 파트너, 이사, 팀장 등 직책만 밝혔을 뿐, 이런 고액의 인건비를 받는 인사들이 누구이며,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진행하고, 해당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얼마의 비용이 필요한지 전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KBS는 구체적인 계약내용을 밝혀달라는 본 단체의 정보공개 요청을 거부한 상태입니다.

24억원이라는 총 컨설팅 비용도 문제입니다. KBS는 지난 2000년 '아더앤더슨'에 컨설팅을 의뢰하고 6개월간 총 2억 8천 5백만원을 지급한 바 있습니다. 이번 BCG 컨설팅 비용의 1/10에도 못 미치는 금액입니다. 컨설팅의 범위와 내용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기에, 무려 10배에 가까운 비용이 들어간 것인지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또한 이번 컨설팅은 일반 공개입찰방식이 아닌 제한경쟁 계약방식으로 이뤄졌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최초 제시한 24억원의 예산액을 낮추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경쟁 입찰의 과정을 거쳤다면 훨씬 더 싼 가격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컨설팅의 전 과정에서 업체의 요구가 일방적으로 반영되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연 컨설팅업체의 선정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었는지, 또 컨설팅 금액 산정은 적정하게 이뤄졌는지 치밀한 감사가 필요합니다. 이에 본 단체는 BCG 컨설팅 업체 선정과정과 컨설팅 비용의 예산낭비 여부에 관해 감사를 청구하는 바입니다.

 감사원 감사의 필요성

KBS 감사규정 제24조에서는 '일상감사'의 범위를 정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예정가격 5천만 원을 초과하는 공사의 계획 품의와 예정가격 1억원을 초과하는 공사의 계약체결 및 계약의 주요 변경에 관한 사항에 대해 일상감사를 받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KBS에 BCG 컨설팅 관련 일상감사 결과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KBS 감사실은 일상감사 대상이긴 하나 특별히 의견을 달지는 않았다고 답변했습니다. 사실상 감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입니다. 또한 KBS 이사들이 KBS 내의 감사를 요청하였지만, 이것마저도 거부되었다고 합니다. 이에 본 단체는 이 사안에 대해 감사원이 직접 나서 감사해주실 것을 요청 드리는 바입니다.

덧붙이는 글 | 해당 문서는 언론연대 홈페이지(www.pcmr.or.kr)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태그:#BCG 컨설팅, #수신료, #감사청구
댓글

미디어행동은 미디어공공성 관련 법, 정책 개선 및 투쟁, 공공부문 사유화 저지를 목적으로 결성된 언론시민사회단체 연대단체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