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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별미 음식인 갯장어(하모)랍니다.
 여름철 별미 음식인 갯장어(하모)랍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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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장어를 먹으면 여름나기가 거뜬하답니다. 여름철 별미 음식인 갯장어, 제철 만난 갯장어(하모)로 유명한 여수의 아름다운 섬 대경도로 떠납니다. 대경도 대합실에서 배를 타고 5분여, 찾아갈 곳은 바닷가 전망 좋은 횟집(경도풍경횟집)입니다. 미리 예약전화를 하면 시간 맞춰 차가 선착장에 와서 대기하고 있답니다.

경도 선착장에서 도보로 15분, 차로 3분이면 됩니다. 횟집 들어갈 때는 차로 이동 했습니다. 나올 때는 소화도 시킬 겸 도보로 이동하는 것이 좋답니다. 섬마을 경도의 풍경이 정말 멋지거든요.

갯장어(하모)로 유명한 여수의 아름다운 섬 대경도로 떠납니다.
 갯장어(하모)로 유명한 여수의 아름다운 섬 대경도로 떠납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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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장어 먹으면 여름나기가 거뜬합니다

경도풍경횟집 조성열 주인장이 갯장어를 손질합니다. 하모잡이 배를 처음 타던 스무 살 시절에 하모와 처음 인연을 맺었답니다. 33년의 내공이 정말 대단합니다.

"배를 타면서부터 하모 손질을 했으니까 아마 솔찬하죠.  여름 한철 보양식이에요, 봄이면 나왔다가 찬바람 불면 동면에 들어가요."

아무거나 막 무는 습성이 있는 갯장어가 글쎄 동료의 몸뚱이를 덥석 물었습니다.
 아무거나 막 무는 습성이 있는 갯장어가 글쎄 동료의 몸뚱이를 덥석 물었습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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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장어 힘이 넘칩니다. 아주 펄펄 뛰네요. 한 녀석이 순식간에 동료의 꼬리를 물어 잘라내는가 싶더니 이 녀석은 글쎄 동료의 몸뚱이를 덥석 물어버립니다.

"갯장어는 위 아래로 날카로운 두 개의 이빨이 있는데 개 이빨을 닮았어요. 싸울 때도 사나운 개하고 똑같이 싸워요."

입맛 없고 나른한 여름철, 원기 북돋우는데 사실 이만한 게 없죠. 글쎄 집나간 입맛까지 찾아준다니까요. 갯장어는 일반적으로 샤브샤브로 즐겨먹지만 갯장어 회 또한 고소한 단맛의 식감이 좋습니다. 더위를 이기는 최고의 보양식 갯장어를 일본인들은 하모라 부릅니다. 하모는'아무것이나 잘 무는 습성이 있다'라는 뜻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경도풍경횟집 주인장이 갯장어를 손질합니다.
 경도풍경횟집 주인장이 갯장어를 손질합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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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의 <동의보감>에는 갯장어를 '해만'이라고 하며 '악창과 옴, 누창을 치료하는 데 뱀장어와 같은 효과가 있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입은 돼지같이 길고 이빨은 개(犬)처럼 고르지 못하다.'며 '견아려'라는 이름으로 소개합니다. 이는 뭍의 보신탕 개와 바다의 갯장어를 동일시하는데서 연유했다고 합니다.

갯장어 손질은 목 부위를 절단한 후 배를 갈라 뼈를 발라냅니다.

"워낙 힘이 좋은께 목을 절단해도 살아있어."

이곳 횟집 주인장은 갯장어 손질의 달인입니다. 텔레비전 생활의 달인에도 출연 했답니다. 어쩐지 갯장어의 배를 가르고 뼈를 발라내는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했죠.

이곳에는 보는 바다의 풍경 정말 멋집니다. 안개에 휩싸인 여수 시내와 돌산대교가 한 폭의 수채화로 다가옵니다. 갯장어 샤브샤브 기본 상차림도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갯장어 샤브샤브 기본 상차림도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갯장어 샤브샤브 기본 상차림도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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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장어샤브샤브, 껍질 부분 아래로 살짝 익혀야 맛있어

냄비의 육수가 팔팔  끓으면 잘 손질된 갯장어를 넣어 살짝 익힙니다. 육수는 갯장어의 머리와 뼈를 푹고아내 대추, 마늘, 녹각, 인삼, 양파 등을 넣어 끓입니다. 이때 갯장어(하모)의 껍질 부분이 아래로 향하게 해서 3~4초만 익히면 됩니다. 육수에 장어를 오래 두면 살이 부서지고 맛이 덜합니다.

갯장어를 육수에 데치면 한 송이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납니다. 갯장어의 하얀 꽃, 그저 보기만 해도 행복합니다. 갯장어 샤브샤브는 간장소스에 먹는 게 좋습니다. 감칠맛에 입에서 살살 녹아내립니다. 팽이버섯과 부추도 육수에 데쳐 먹습니다. 초장양념과 잘 어울리죠.

갯장어를 육수에 데치면 한 송이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납니다.
 갯장어를 육수에 데치면 한 송이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납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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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양념에 상추쌈을 해도 맛이 그만입니다. 어느새 갯장어의 참맛에 푹 빠져 헤어날 수가 없습니다. 갯장어 샤브샤브를 다 먹고 난 후 식사를 주문하면 몇 가지 반찬과 함께 간단한 상을 차려 내옵니다. 불린 쌀은 갯장어 육수에 넣고 즉석에서 죽을 쑵니다. 잠시나마 요리하는 기쁨도 함께 누릴 수 있답니다.

갯장어 죽을 좋아하는 사람, 라면사리를 원하는 사람, 의견이 분분해 우리 일행은 죽을 쑤다가 라면사리를 한 개 넣었답니다. '개밥이라고요, 천만에~' 미리 준비한 양념을 넣고 더 끓입니다. 그 맛이 일품입니다. 갯장어죽과 라면의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별미로 다가옵니다. 젓가락 보세요. 전쟁이죠. 라면사리 한 개를 넣었더니 죽의 단조로움이 사라졌습니다. 참 맛깔납니다.

갯장어죽과 라면의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별미로 다가옵니다.
 갯장어죽과 라면의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별미로 다가옵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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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장어샤브샤브 6만 원, 갯장어회가 5만 원입니다. 지난해에 비해 1만 원씩 올랐네요. 에휴~ "자고나면 오르기만 하는 물가에 떨어지는 건 남편의 월급과 자식의 시험점수뿐"이라던 어느 아주머니의 말이 떠올라 씁쓸한 미소를 짓습니다. 아무튼 갯장어 샤브샤브의 맛은 정말 대단합니다. 결코 돈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입니다.

대경도 풍경입니다. 너울지듯 잔잔한 파도, 밀려오고 밀려가는 철썩이는 물결, 안개에 휩싸인 바다가 너무 멋집니다. 울긋불긋한 어촌마을에도 갯벌에 묶인 어선에도 정겨움이 가득합니다. 저녁 무렵, 대경도 바닷가에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정담을 나눕니다. 갯마을 대경도 어르신들의 한여름 꿈이 깊어만 갑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갯장어 샤브샤브, #대경도, #횟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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