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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의 등록금 '꼼수' 정책에 학생들이 맞대응 하고 있다. 2011년을 달구었던 반값 등록금 시위에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등록금 인하을 5%로 책정하며 학생들의 부담을 줄일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정작 사립대의 평균 인하율은 5%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 이화여대의 3.5% 인하에 이어, 서강대 2.4%, 연세대와 중앙대는 2.3%를 인하했다.

한양대는 이 중에서도 최하 수준인 2%를 인하했을 뿐이다. 장학금 문제도 논란이 일고 있다. 학교에서는 당초 국가 장학금 포함 203억 원 규모의 예산을 약속했으나 등록금 2% 인하 후 지원금을 146억 원으로 감축했다. 50억 원 정도가 감액된 것이다. 또 등록금을 적게 내린 것도 모자라, 수업 일수를 한 학기당 16주에서 15주로 줄이고 교 강사 수도 축소하였다. 대학 새내기들의 오리엔테이션인 '새내기 미리 배움터(이하 새터)'를 학교 행사로 인정하지 않고 학생 책임으로 돌렸다. 한양대의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정책에 학생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2월 10일 한양대학교 본관, 대학원 건물 앞에서 중앙운영위원회의 주최로 진행된 피켓팅.
▲ 등록금 정책 항의 피켓팅 2월 10일 한양대학교 본관, 대학원 건물 앞에서 중앙운영위원회의 주최로 진행된 피켓팅.
ⓒ 함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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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측의 부조리한 행태에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양대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는 2월 9일에서 10일, 이틀 동안 학교 본관 앞에서 항의 피켓팅을 하였다. 5차 등록금 심의 위원회가 결렬되자 등록금 정책 재검토 촉구를 위해 나선 것이다.

2월 10일 대학원 건물 앞에서 진행되던 피켓팅에서 김영록 사회대 부학생회장을 만날 수 있었다. 피켓팅을 지휘하던 그는 학교 측의 '새터' 책임 전가에 대해 "학교 측에선 새터를 학교가 아닌 학생회 자치 행사로 간주한다. 그래서 항의를 했더니 이번에는 단과대의 책임으로 넘겼다"고 말했다.

또 "예산의 10%가 삭감된 단과대에 책임을 맡기는 것 역시 말이 안 된다. 장학금 제도 또한 단과대별로 자율적으로 하는 바람에 원칙 없는 장학 제도가 형성되어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라며 학교 측의 책임 전가가 새터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밝혔다. 또한 비록 등록금 인하율은 적지만 국가 장학금 확충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확충은 긍정적이나 장학금이 아닌 등록금 절대 액수 감면이 필요하다" 라고 답했다.

"등록금 정책 과정에서 사립학교 재정 감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12.5%가 감면 가능하다고 하였다. 하지만 결과는 고작 생색내기식 2% 감면이다. 겨우 한 명당 6만 원이 할인된 꼴이다"라고 덧붙이며 학생들이 요구하는 수업 일수 복구와 203억 원 가량의 지원금 유지가 실현 불가능한 일이 아님을 주장했다.    

2월 14일 총학생회실에서 서상진 중앙운영위원장을 만나 2월 9일, 10일 이틀 동안 진행된 항의 방문 이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먼저 "예산 심의와 수업일수 축소가 학생들의 의견 반영 없이 학칙 개정에 올라와 있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항의방문 때 기획 처장에게서 수업 일수 감축에 대한 재검토를 하겠다는 답변을 얻어냈다" 며 이번 방문이 성과가 있었음을 밝혔다.

단과대별로 장학 제도가 자율화된 탓에 학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학교 측에서도 장학금 확충에 힘쓰고 이번 장학 제도로 인한 피해자 보상을 추진하겠다고 하였다"라는 답변이 있었다.

앞으로 행보에 대해서는 "6차 등록금 심의 위원회는 없을 것이나 협상 창구는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학생처장도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이번 주 내로 교무 처장과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라며 순조로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게다가 이번에 있었던 피켓팅 같은 시각적인 퍼포먼스를 에리카 캠퍼스와 공동 추진하기로 기획하고 있다고도 하였다.

한양대학교 지하철 역 2번 출구에 걸린, 중운위의 의사를 표현한 현수막
▲ 기만적 등록금 인하 반대 표명 현수막 한양대학교 지하철 역 2번 출구에 걸린, 중운위의 의사를 표현한 현수막
ⓒ 함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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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학생들은 진실한 등록금 인하를 이루기 위해 직접 행동하고 있다.

서상진 중앙운영위원장과 김영록 사회대 부학생회장은 인터뷰에서 공통적으로 "교육은 백년대지계이다. 학교는 상품을 판매하는 시장이 아니라 학문과 지성으로 인간의 삶에 생기를 불어넣는 공간이다. 대학은 수익 창출이 아닌 본연의 '교육의 성전'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학생들에게 도움이 가는, 제대로 된 등록금 정책에 대한 염원을 나타냈다.

한편, 등록금에 대해 학교측 반론을 듣고자 학생처에 전화했지만 "어디서 나왔느냐"는 질문과 함께 더 이상의 대답은 없었다.


태그:#한양대학교, #등록금 인하 정책, #중앙운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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