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8대2냐, 7대3이냐"

경북 경주시 대선 분위기를 압축하는 말이다. 경주는 전통적으로 새누리당 강세 지역이다. 그래서 새누리당은 경주에서 80% 득표율을 목표로 한다. 반면 민주당은 30% 득표율을 얻으면 크게 선전한 걸로 여긴다.

새누리당 경주시당원협의회는 '투표율 80%, 득표율 80%'로 박근혜 후보 당선에 크게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새누리당 경주시당원협의회는 지난 11월 9일 경주 서라벌문화회관에서 개최한 대선 필승 결의대회에서부터 이런 구호를 외쳤다.

"전국 1등!"
"전국 최고 득표!"

새누리당 "투표율와 득표율 1위로 박근혜 당선에 기여할 것"

11월 9일 경주 서라벌문화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경주시당원협의회 대선 필승 결의대회에 최양식 시장이 참석해 애국가를 부르는 모습. 새누리당은 경주에서 80% 득표율을 목표로 세웠다.
 11월 9일 경주 서라벌문화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경주시당원협의회 대선 필승 결의대회에 최양식 시장이 참석해 애국가를 부르는 모습. 새누리당은 경주에서 80% 득표율을 목표로 세웠다.
ⓒ 경주포커스 김종득

관련사진보기


투표율과 득표율 모두 1위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민주당은 30% 득표율을 목표로 세웠다. 새누리당의 득표율을 70%대로 내려앉히고, 민주당이 30%만 득표한다면 성공이라는 평가다.

역대 대선 득표율을 보면 양당의 이런 목표가 터무니없는 건 아니다. 먼저 투표율을 살펴보자.

최근 두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경주지역의 투표율은 70% 안팎이었다. 2002년 제16대 대선은 70.6%, 2007년 제17대 대선은 68.9%였다.

'득표율 80%'를 얻겠다는 새누리당의 목표는 이전 대선 성적표를 봤을 때 그리 만만한 게 아니다. 먼저 2002년 제16대 대선에서 새누리당 전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경주에서 71.3% 득표율을 기록했다. 경북 평균 72.1%에 미치지 못한 수치다.

5년뒤 제17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는 경주에서 득표율 74.5%를 기록했다. 경북 평균 72.6%를 웃도는 것으로, 경북 23개 시·군 가운데 5번째로 높은 득표율이었다.

새누리당 측은 "올해 80% 득표율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경주관광종합개발계획은 1970년 박정희 정권 때 기획됐다. 그 탓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경주시민의 향수는 남다르다. 많은 경주시민은 경주관광종합개발계획을 박근혜 후보가 잘 계승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새누리당 경주시당원협의회 정수성 위원장은 "박정희 대통령께서 이룩하지 못한 경주의 찬란한 꿈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만이 마무리 할 수 있다"며 "시민들이 이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80% 득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새누리당 경주시당원협의회는 11일 박근혜 후보의 경주역광장 유세 때 시민 약 6000여 명(경찰 추산)이 몰린 뒤 더욱 자신감에 차 있다.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경주시민연대가 13일 오전 경주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경주시민연대가 13일 오전 경주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있다.
ⓒ 경주포커스 김종득

관련사진보기


이에 맞서는 민주당은 '어게인 2002'를 꿈꾼다. 2002년 제16대 대통령선거에서 노무현 후보는 경주에서 득표율 20.5%를 기록했다. 당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올린 득표율은 6.2%였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표심이 문재인 후보에게 쏠리면 27%~30%의 득표율을 올릴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의 생각이다.

민주당 "'탈핵' 문재인 후보 30% 득표 가능"

민주당 경주시지역위원회 이상덕 위원장은 "이명박 정권 5년의 실정으로 중산층이 몰락했고 서민들의 삶은 생계를 걱정할 정도로 어려워졌다"며 "경주시민들은 미래의 희망을 담보해 줄 새로운 대통령으로 문재인 후보를 폭발적으로 선택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문재인 후보는 핵 없이 안전한 '청정경주'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을 이루어줄 탈핵 후보이기에 시민들의 기대가 크다"며 "30% 득표율은 충분히 가능한 목표"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경주 시민사회진영이 13일 경주시민연대를 결성해 문 후보를 조직적으로 지원하고 옛 민주노동당 간부 일부가 문 후보를 지지한 것에 고무된 분위기다.

또 통합진보당은 6%대 득표가 목표다. 한효섭 통합진보당 경주시위원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정희 후보 지지율이 1% 남짓 나오는데, 예년 수준의 지지율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4.11총선 비례대표 정당 지지율과 지난 대선에서 각각 8.8%, 4.3%를 득표했는데, 이를 근거로 6% 이상의 득표가 목표다"라고 말했다.

2008년 제18대 총선 때 한나라당은 경주에서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 54.8%을 기록했다. 여기에 친박연대 28%를 합하면 82%가 넘는다. 이어 민주당 4.7%, 자유선진당 2.4%, 민주노동당 7.7% 창조한국당 2.4% 등 야권 득표율을 모두 합해도 17.2%에 불과했다.

올해 4.11총선 경주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은 70%, 민주당은 11.2%, 통합진보당은 9.1%를 기록해 야권 득표율은 20.3%였다.

이런 역대 대선, 총선 득표율을 감안하면 새누리당은 최소한 70%, 민주당 등 야권은 20% 득표가 최저선이다. 결국 80%를 득표하겠다는 새누리당과, 30%를 득표하겠다는 민주당의 대결은 10% 부동층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싸움이다.

올해 대선에서 여야는 8대2의 성적표를 받을까, 아니면 7대3을 기록할까. 10%를 둘러싼 싸움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김종득 기자는 2012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선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경주포커스 , #경주대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