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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조대 장미축제가 5월 24일부터 5월 25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 로즈 가든 제11회 조대 장미축제가 5월 24일부터 5월 25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 박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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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일요일 보성에서 마라톤이 있었다. 마라톤 광이 하프를 뛰고 화순을 지나는 길에 화순 힐링푸드 페스티벌을 가고자 했다. 하지만 주차장에 가득 차 있는 차들과 사람들을 보며 차를 돌려 나오고 말았다. 왠지 모를 아쉬움. 그 아쉬움은 조대 앞을 지나며 해소되었다. 그곳에서는 오월 말쯤이면 늘 장미축제가 열렸던 것이다. 아침에 비가 와서 그런지 이슬을 머금은 장미는 수줍은 듯 활짝 핀 모습보다 봉우리가 더 많았다. 아직 일주일은 더 있어야 할 듯.

왠지 서양의 봉긋 솟아오른 건축양식이 떠오른다.
▲ 꽃봉우리 왠지 서양의 봉긋 솟아오른 건축양식이 떠오른다.
ⓒ 박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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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의 날, 한 송이 한 다발보다 통 크게 장미정원을 선물하세요
▲ 장미 정원 성년의 날, 한 송이 한 다발보다 통 크게 장미정원을 선물하세요
ⓒ 박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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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조대 장미축제가 5월 24일부터 5월 25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조대 장미원은 학생들이 풍부한 감성과 상상력을 기르기 위하여 2003년 5월 25일 개원하였다. 프린세스모나코 외 226종 1만7994주로 총면적은 8299㎡에 달한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휴식의 공간이 되도록 개방되어있다. 개장 시간은 9시부터 21시까지다. 단 주차료는 유료다. 작년에 유모차에 태운 7개월 막내의 얼굴이 벌게지는 것도 모르고 즐겼던 정원이다. 올해는 19개월 된 딸아이가 '꽃'을 외치며 뛰어다닌다.

"장미는 손으로 만지는 게 아니야, 눈으로 보는 거야"
▲ 이슬을 머금은 장미 "장미는 손으로 만지는 게 아니야, 눈으로 보는 거야"
ⓒ 박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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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종류에 따라 활짝 피기도 하고, 봉우리 속에 본인 모습을 꼭꼭 감춰둔 장미도 있었다. 봉우리를 찬찬히 들여다보니 왠지 서양의 봉긋 솟아오른 건축양식이 떠오른다. 빨간 장미부터 노랑, 분홍 등등. 한 송이에 분홍, 노랑, 하얀 색깔을 담은 아름다운 장미의 모습도 보였다. 때론 카네이션이나 나팔꽃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넓은 정원에는 작년에 봤던 블랙 로즈는 어디에 꽁꽁 숨어있는지 찾을 수가 없다. 너무 예뻐서 집에 꺾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그때 들리는 5살 남자아이 엄마의 목소리.

"장미는 손으로 만지는 게 아니야, 눈으로 보는 거야."

그 아이는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 장미꽃잎을 뜯고 있었다. 정신이 번쩍 들며 손에든 스마트폰에 장미를 듬뿍 담았다. 눈으로 맘껏 보려고. 주위를 보니 손에는 카메라나 스마트폰을 쥐고 사진을 찍느라 장미에 푹 파진 모습이었다. 그들의 맘도 나 같으려나.

오월의 어느 날, 진한 장미향에 취하다

손대기만 해도 모두 황금으로 변한다는 마이다스왕의 손처럼 퇴색이 적은 황색 장미
▲ 마이더스 터치 손대기만 해도 모두 황금으로 변한다는 마이다스왕의 손처럼 퇴색이 적은 황색 장미
ⓒ 박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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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마이더스 터치'처럼 '손대기만 해도 모두 황금으로 변한다는 마이다스왕의 손처럼 퇴색이 적은 황색 장미'의 노란 장미가 내 맘에 쏙 든다. 코에 스며드는 진한 오월의 장미향에 그리스신화가 떠오른다.

마이다스는 큰 부자로 이름난 어리석고 욕심 많은 프리기아의 왕이다. 마이다스는 술의 신 디오니소를 길러 준 실레노스를 아주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그에 대한 보답으로 손에 닿은 것은 모두 황금으로 변하게 해달라는 소원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그가 만지는 음식마저 황금으로 변해 먹을 수 없었다. 그가 만진 딸이 황금으로 변했다는 설도 있다.

매년 오월 셋째 월요일은 성년의 날이다. 현재 법적인 성년 기준은 만 20세이다. 올해 7월 1일부터 민법상 성년의 기준이 만 20세에서 만 19세로 변경되었다 하니, 만 19세는 아쉽게도 내년이 성년이 되는 해이다. 하지만 서운해 하지 말고 로즈가든의 향기는 매년 오월 열리니 말이다. 돈이 넉넉지 않든 감성이 풍부하든 간에 성년의 날에 한 송이 한 다발보다 통 크게 장미정원을 선물하면 평생 잊히지 않을 듯하다.

장미원 현황
 장미원 현황
ⓒ 박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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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장미, #성년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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