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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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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도내 고등학생들의 수시모집 합격률이 지난해에 비해 무려 30%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골학교인 화천 사내고는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43명 모두 수시모집에 합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수시에 강한 학교와 학생들. 어떤 비결이 숨어 있는지 살펴봤다.

개인의 성장과 노력 담은 포트폴리오
직접 연구하고 추진하는 프로젝트학습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까지 일석이조

화천 사내고 3학년 A군은 1학년 때 학교에 없던 과학동아리를 직접 만들었다. 다양한 체험활동 후 자신만의 활동일지를 만들었고, 동아리 담당 교사와 주기적인 상담을 통해 활동일지의 부족한 점을 고쳐나갔다.

2학년 때는 담임교사와 협의해 개별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자신의 희망 진로 분야인 산림과 관련해 '우리 지역의 식생 분포 알아보기'라는 프로젝트였다. 지역의 지형과 환경을 고려해 다양한 관찰 및 탐구를 수행했고, 사내면에 서식하는 다양한 식물군을 조사했다.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수시모집에 지원할 때는 이런 점을 집중 부각시켰다. 담임인 최정환 교사는 "여러 활동을 언급하며 지원 분야에 대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노력과 열정을 포트폴리오와 자기소개서에 담을 수 있도록 지도했다"며 "원하던 산림학과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내 일처럼 기뻤다"고 얘기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였을까. 전체 3학년 학생이 49명인 사내고는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43명 모두 수시모집에 합격해 화제가 됐다. 사내는 올해 수시 합격을 좌우하는 학생 개인별 포트폴리오, 자기소개서 작성 방법에 대한 교육과 봉사 활동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교육과정을 운영했다.

강성일 교장은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학생 개개인의 꿈과 끼를 찾게 해주는 활동을 장려했고, 그런 활동들이 학생들에게 자부심과 공부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평창고 3학년 김준수 학생은 사교육의 도움 없이 학교 교육과정과 특별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한 것만으로 이번 수시모집에서 서울대 기회균형특별전형 응용생물화학부에 합격했다.

평창고는 지난해부터 '꿈Ing대회'란 이름으로 포트폴리오 발표대회, 논문대회 등을 개최해 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꿈을 계획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진로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에는 도교육청에서 선정한 '창의학술동아리 지원사업'에 선정돼 행·재정적 지원을 받았다.

특히 논문대회는 꿈이 같은 학생들끼리 모여 스스로 주제를 정하고 연구해 논문을 제출하는 것으로,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힘과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긍정적 효과를 보였다.

안광윤 진로진학상담교사는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 꾸준히 조사하고 글을 써본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며 "처음엔 보고서 수준으로 글을 쓰던 아이들이 점점 수준 높은 논문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면서 교사로서 보람을 느꼈다"고 얘기했다.

김준수 학생은 "논문 및 포트폴리오 발표대회를 준비하면서 관심 분야에 대한 흥미를 키울 수 있었다"며 "목표를 위해 그동안 내가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돌아볼 수 있었고, 부족한 부분을 파악해 채우려고 노력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혁신교육이 생각하는 힘 길러

이번 수시모집에서 도내 고등학생들의 선전은 합격률 분석을 통해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강원진학지도협의회가 내년도 수시배치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도내 일반계고교를 대상으로 취합한 '2014 수시모집 결과'에 따르면, 올해 도내 고등학생의 수시모집 합격률은 지난해에 비해 30% 가량 상승했다.

특히, 수도권 대학의 상승률도 30%이상 높아졌으며, 도내소재 대학 합격자도 지난해 3824명에 비해 1152명이 증가했다. 도내소재대학과 도외소재대학 합격자는 모두 8880명으로, 지난해 6577명에 비해 2303명이 증가했다.

이 같은 성과는 미래사회에 필요한 인재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보고, 일선학교에 강조한 학생의 자기선택권과 자기주도적 학습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면서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민병희 교육감은 "강원도교육청에서 추진하는 학교혁신 정책이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아이들의 진로진학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믿음에 확신이 생겼다"며 "아이들 모두가 편안한 환경에서, 맞춤형으로 즐겁게 공부하며, 꿈과 끼를 키워갈 수 있도록 '교실복지'를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동아리, 학생회, 봉사활동 등 다양한 비교과활동을 적극 강조하며 학생들의 자율성을 키우고, 교사는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 교육의 본질에 다가서려는 노력들이 결국 대학입시에서도 가장 강한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도내 고등학교들이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

덧붙이는 글 | 강원도교육청 블로그 '학구파'에도 실린 기사입니다.



태그:#교육, #수시모집, #강원도, #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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