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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준 당선자 인터뷰 지난 4일 동구 초량동에 위치한 김석준 선거캠프에 임시로 마련된 기자실에서 당선이 유력시되자 인터뷰를 가졌다.
ⓒ 송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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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치러진 부산시 교육감 선거에서 민주진보 단일후보인 김석준(58) 후보가 당선했다. 개표 초반부터 2위와 10%p이상의 격차를 보이며 일찌감치 당선이 유력시된 김석준 후보가 4일 오후 9시께 자신의 선거캠프에서 기자단과 만나 인터뷰를 했다.

김석준 후보는 공약으로 내세운 중학교 무상급식에 대해 "새로 부산시장이 되는 분을 설득해 추가 부담 없이 지금의 예산 규모에서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주력 공약 중 하나로 '부산형 혁신학교'를 꼽으며 "수도권에서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혁신학교 모델을 부산형 혁신학교로 적용해 공교육 정상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아래는 일문일답이다.

- 공약으로 내세운 '중학교 무상급식 실시'와 '학습준비물 제공'에 대한 예산확보는 어떻게 할 것인가?
"중학교 무상급식에 소요되는 예산은 483억 원이다. 초등학교 학습준비물은 학생 1인당 3만 원씩 책정되어 있다. 이것을 6만 원으로 올리겠다는 건데, 그럴 경우 40억 원 정도가 추가로 소요된다. 급식 같은 경우 다른 지자체는 대부분이 중학교 무상급식을 하고 있다. 부산의 경우 교육청이 80% 부담하고 부산시가 20% 부담한다.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대개의 지방자치단체에서 교육청과 지자체가 5:5 분담을 하고 있다.

때문에 새로 부산시장이 되시는 분, 지원이 되는 분(기초자치단체장)들을 설득해서 다른 곳처럼 하자고 제안할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을 때는 시민 여론을 형성해서라도 예산을 재배정을 하게 되면 크게 추가 부담을 하지 않더라도 지금의 예산 규모에서 중학생까지 (무상급식을) 할 수 있다. 초등학교 학습준비물 부분도 실제 전체 예산을 합리적으로 재조정하면 없는 재원을 따로 만들 필요 없이 가능하다."

- '교육만은 특별시!' 공약의 실현을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아시다시피 부산이 거의 20년간 쇠락해서 이제는 제2도시라는 이름을 쓰기도 민망할 정도다. 경제력을 갑자기 높인다는 게 간단치 않다. 이미 여러 시장들이 외자 유치, 대기업 유치를 해서 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

경제나 정치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지만 교육에 있어서는 교육내용을 바꾸어내고 교사들이 일할 수 있는 분위를 만들어내면, 상대적으로 (교육은)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비교적 수월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교사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학교)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학부모가 아이들 교육에 참여하고 책임지는 것을 늘려나가면 전체적으로 새로운 교육의 틀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교육이 먼저 혁신되고 새로운 변화을 보여내면 다른 부분의 변화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공약은 무엇인가.
"서울이나 수도권과 비교했을 때 부산교육에 없는 것은 크게 3가지다. 거의 대부분 수도권은 중학교 무상급식을 하지만 우리는 경우 초등학교까지다. 무상급식을 통해 학생복지를 증진시키는 게 중요하다. 교육 내용 면에서 부산이 학력은 점점 떨어지고 학교폭력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고 자살률도 제일 높다. 수도권에서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혁신학교의 모델을 부산형 혁신학교로 적용해서 공교육의 정상화를 이루겠다.

학생인권조례, 교권보호조례, 학부모회조례가 학생인권조례의 3종세트이다. 학생과 교사와 학부모가 학교운영의 주체로서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만들어내면 학교문화를 바꾸는 굉장히 중요한 방법이 될 것이다. 이 세 가지(학생복지 증진, 부산형 혁신학교 모델로 공교육 정상화, 학생인권조례 3종세트)만 기본적으로 해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선거기간 동안 과거 진보정당 활동 이력이 문제가 되지는 않았는가?
"진보정당 활동을 한 것은 우리 사회가 선진화 되기 위해서는 보수와 진보가 경쟁하고 협력하면서 균형 잡힌 발전을 해가야 된다고 기본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부산이라는 지역사회에 진보정당의 대표선수가 제대로 없었기 때문에 제가 계속 시장으로 출마하고 국회의원으로 출마했다. 그렇지만 정당 활동은 이미 2년 전에 다 정리했다.

사범대 교수이기도 하기 때문에 (교육자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감에 출마하게 되었다. 과거 진보정당 후보로 부산시장에 출마를 하면서 부산의 전반적인 문제를 고민하게 되었고 '부산학 박사'라는 별명도 얻게 되었다. 교육이 다양한 분야와 어우러져 있기 때문에 이런 경험들이 제대로 된 교육감으로 활동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정치를 하는 교육감이 아니라 정치도 잘 아는 교육감으로 될 것이다."

"학생복지 증진·부산형 혁신학교·인권조례 3종세트로 부산교육 도약"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후보가 4일 오후 부산 동구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TV 모니터를 지켜보던 중 당선 확정이 보도되자, 지지자로부터 축하꽃다발을 건네받고 있다.
▲ 축하꽃다발 건네받는 김석준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후보가 4일 오후 부산 동구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TV 모니터를 지켜보던 중 당선 확정이 보도되자, 지지자로부터 축하꽃다발을 건네받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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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선거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선거 막판에 제가 진보정당 활동했던 것을 두고 왜곡, 흑색선전을 해 어려움이 많았다. 그런데 흑색선전이나 이념 공세는 이제 성숙한 시민들에게 먹혀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투표에서 확인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30년간 대학교수로 재직하면서 1980년대 초부터 전두환 군사정권에 맞서 꾸준히 지역사회에서 변화와 민주화에 참여해왔다.

정당 활동을 한 것은 2000년대 들어와서 한 10년간이다. 지역에서 나름대로 활동한 성과와 다른 선거 출마 경험이 인지도의 큰 밑천이 되었다. 일부에서 이야기하듯 제가 '폴리페서'로서 정치권에만 기웃거렸다고 알려져 있었다면 마이너스 효과을 냈을 것이다. 과거 출마 당시에 늘 '사람은 참 좋은데 당 때문에 어렵겠다'라는 말을 들었다. 전반적으로 우호적이고 긍정적인 평가 속에 교육감으로 나서게 되니까 '제 몸에 맞는 옷을 입었다'라며 (부산시민들이) 지지해주신 거라고 생각한다."

- 현재(4일 오후 9시경) 당선이 유력시 되는데 소감 한마디.
"먼저 과분한 지지를 보내준 시민에게 감사드린다. 저의 당선은 부산교육에 있어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부산교육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제 개인의 승리라기보다 부산교육의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부산시민들의 위대한 선택의 결과다. 부산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합리적이고 점진적이고 지속적으로 부산교육 개혁을 추진하겠다. 제가 제대로 부산교육을 바꾸어나가는 데 있어서는 더 많은 관심과 참여와 성원이 필요하다. 시민들과 함께 부산교육을 제대로 바꾸어가는 데 헌신할 것을 약속드린다."

- 무상급식으로 외국어 교육에 대한 예산이 줄었다는데, 그 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단은 학력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영어라고 생각한다. 못사는 애든 잘사는 애든 사교육 경험이 있든 없든 초등학교 시작부터 영어교육의 격차가 생기지 않도록 공교육에서 영어교육을 체계화하고 프로그램을 만들어 (영어학력) 격차가 나타나지 않게 해야 되겠다.

(외국어 교육 예산을) 급식과 연관할 필요는 없다. 급식의 재원이 많이 들어가서 영어교육이 부실해진 게 아니라 교육청이 정치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장 부산시장이 되시는 분이나 시의원들에게 다른 지자체와의 차이를 분명히 말씀드리고 바로잡아 나가겠다. 급식에 과도하게 편성된 예산을 지자체에서 보전받게 되면 영어교육이나 다른 교육정책 내용을 채워가는 데 재원이 부족한 걸 미리 충분히 막을 수 있다."

- 초등돌봄교실과 방과후 학교 운영은 제대로 되고 있다고 보는가.
"박근혜정부에서 세심한 고려 없이 확대되었다. 갑자기 늘어난 방과후 과정을 수용할 수 있는 준비가 마련되지 않았다. 복지의 질은 떨어지고 재원은 재원대로 많이 들고 거기 참여하는 선생님은 더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게 되었다. 방과후 프로그램을 면밀히 재검토해야 한다. 확대도 좋지만 정말 도움이 필요한 학생에게 적절하게 질 높은 복지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 계속 방과후 돌봄교실은 확대되어 가야 되겠지만 일방적 확대가 좋은 것만은 아니다."

- 이대로 당선된다면 내일(5일)부터 당선자로서 일정을 소화하게 될 텐데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조례에 의해 인수위원회를 구성해서 교육청이 안고 있는 문제를 면밀히 점검하겠다. 제게 공약한 부분을 연차적으로 적용할 로드맵을 세워나가겠다. 지금 당장 뭘 하겠다는 것은 섣부른 이야기다. 내가 가지고 있는 구상과 지금 교육청의 현안과 조건을 봐서 인수위 때 로드맵을 제대로 세우는 게 제일 급한 일이다."

덧붙이는 글 | 송태원 기자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지방선거 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김석준, #부산시 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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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폐지, 헌옷, 고물 수거 중 하루하루 살아남기. 콜포비아(전화공포증)이 있음. 자비로 2018년 9월「시(詩)가 있는 교실 시(時)가 없는 학교」 출간했음, 2018년 1학기동안 물리기간제교사와 학생들의 소소한 이야기임, 책은 출판사 사정으로 절판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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