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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중심에 놓고 세계 문화를 나라별로 비교하기
한국인은 한반도와 만주 일대에 살며 잦은 외세의 침략과 식민지를 거치고 서구의 문화를 흡수한 일본제국주의에 강제 병합되어 현대적 국가라는 체제를 만들었다. 이 상황을 '세계화'라 부르기도 한다. 혹은 대한민국 고유의 동양문화와 미국을 앞세운 서양 문명의 충돌하며 제3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단계에 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우리는 두 거대한 문화권의 만남으로 인해 생겨난 크고 작은 사건과 사고를 역사에서 보았다. 20세기 초의 1차, 2차 대전과,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 그리고 90년대 들어서 현재까지 이어진 미국과 NATO의 중동전쟁까지.

15세기와 16세기에 이루어진  이슬람과 기독교의 만남은 과학과 예술 분야에서 지식과 기술을 주고받으며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기도 하였지만, 그보다 많은 역사는 서로 양 진영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무력충돌이 더 많았던 게 사실이다.

대한민국인으로서 정체성을 바탕으로 타문화에 대한 소통과 공유의 방법으제시하고 있다
▲ <세계문화의 겉과 속> 강준만 대한민국인으로서 정체성을 바탕으로 타문화에 대한 소통과 공유의 방법으제시하고 있다
ⓒ 김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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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강준만 교수의 <대중문화의 겉과 속1, 2, 3>, <세계문화의 겉과 속>은 커뮤니케이션학을 토대로 정치, 문화, 사회, 언론, 역사 등에 대해 깊은 탐구가 돋보인다.

이 책을 통해 문화라는 관점에서 다양한 분야의 색깔을 들추어 낸 본문들을 보며 우리의 시야를 넓히고 지구촌이라는 동네에 대한 소통과 이해, 공유와 합의에 대한 시간을 마련해 보고자 한다.

"강준만 교수의 책은 서로 다른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역사적 배경은 어떤 문화를 낳았는지, 그 문화의 이면에는 어떤 심리와 이데올로기가 깔려 있는지를 예리하게 탐색하고 있다." 책머리에…….

모든 문화에는 심리적 상흔과 이데올로기가 숨어 있다

"문화를 드러내는 것보다 감추는 것이 훨씬 더 많으며 더구나 묘한 것은 그 문화에 속한 사람들이 감춰진 바를 가장 모른다는 점이다. 나는 여러해 동안 문화를 연구하면서 정말로 중요한 일은 외국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라는 점을 확신하게 됐다" - 에드워드 홀 (미국의 문화 인류학자, 4쪽)

한국의 무역의존도 113%에서 볼 수 있는 것은 '기름 한 방울도 안 나는 나라'라는 표현으로 갈무리되며 우리는 만성적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늘 밖을 본다. 미국으로 프랑스로 달려가고 네덜란드로 갔다가 스웨덴을 거쳐 핀란드로. 무수히 많은 모델을 수입하지만 한국과 수준이 비슷한 나라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다(5쪽).

복지수준이나 교육제도가 제대로 정비되어 잘 운영되고 있는 나라의 모델을 연구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좋은 멘토가 되어 줄 수 있고 당장이라도 한국의 제도에 접목시켜 커다란 효과를 볼 수 있는 분야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자신에 대한 연구와 분석을 함께 하며 우리와 다른 나라가 어떻게 다른지 깊이 있는 성찰이 필요하다. 튼튼한 집을 짓는다고 흙벽돌과 나무기둥 위에 잘 다듬은 대리석 지붕을 얹을 수는 없는 일이다.

에드워드 홀의 말처럼 외국의 문화를 연구하는 사람은 자신의 문화를 먼저 연구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렇지 않고서는 연구자 자신의 정체성을 파악할 수 없으며 연구 대상인 타문화에 대한 냉철한 비판과 분석이 불가능하다.

연세대 교수 조한혜정도 내부의 문화적 차이는 인정하지 않고 국민국가적 문화의 차이만을 강조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한다. 국민국가적 차이원에서 문화의 차이를 강조하다 보면, 실제 존재하는 남녀 문화의 차이라든가 계급 문화의 차이라든가 세대 문화의 차이를 간과 하게 되는데, 그러면 문제 해결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8쪽)

전세계 5,000여 개의 민족을 언급하며 약 1,000여 개의 민족에 대한 역사와 현재의 상화을 자세한 설명과 사진으로 이해를 돕고 있다
▲ <세계의 민족과 문화> 내셔널 지오그래픽 전세계 5,000여 개의 민족을 언급하며 약 1,000여 개의 민족에 대한 역사와 현재의 상화을 자세한 설명과 사진으로 이해를 돕고 있다
ⓒ 김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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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읽었던 책 중에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출간되었던 <세계의 민족과 문화>라는 책이 있었다. 이 책은 말미에 언급되었던 5000여 개에 달하는 민족과 문화집단 중에서 1000여 개의 집단을 집중적으로 해부하고 간략한 역사와 근현대에 이르는 민족 구성원들의 변화를 추적하고 있다.

타민족과 타문화 권을 바라보는 자세는

그 책에서 볼 수 있는 민족성이란 일정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함께 어울리며 언어, 역사, 문화를 함께 해온 동질감을 뜻한다. 이 문화적 특색은 기후와 지역, 언어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루며 타문화 권과 구분된다.

그런데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문화를 불변하는 고정적인 것으로 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 번 읽고 나면 금방 잊히는 수많은 민족의 문화와 민족성은 과연 그 민족을 대표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었다. 우리는 각 지역의 문화를 접할 때, 정치 경제적 토대나 배경을 살펴보고 각 국가의 사회 문화적 동질성을 살펴보는 노력도 필요하다.

예컨대, 인적 구성이 매우 동질적인 한국과 매우 다양한 인종과 민족으로 구성돼 있는 미국을 똑같이 다룰 수는 없는 법이다. 다문화 주의적 의식이 강한 미국인이 미국 문화의 특성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당혹해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미국 문화의 특성을 이야기할 때엔 미국의 주류 다수파인 'WASP', 즉 앵글로 색슨계 미국인 신교도 문화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9쪽)

그렇다. 타 문화를 연구하는 태도는 항상 개인과 집단을 구분 지어 생각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일본은 대체로 이런 식이다'라는 명제가 있더라도 개인은 언제나 그 끝을 알 수 없는 예외적 사실이 있다는 것 말이다. 중국인은 게으르고 잘 씻지 않는다는 인식은 정말 부지런하고 깔끔한 중국인을 만나게 되었을 때 생각이 바뀌게 될 것이다.

문화를 공부한다는 것은 어떤 문화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역할이 될 수도 있다. 정말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고 집단과 개인 간의 차이를 어디까지 인정하며 어느 부분까지 민족성이라고 혹은 문화적 특색이라고 구분 지을지는 쉽지 않다. 이것은 문화적 상대주의와도 연관이 있기에 자칫 자기 안에서 딜레마에 빠질 수도 있다.

일단 난 에드워드 홀의 고백에 집중하고 싶다. 문화 간의 소통과 이해를 위해서는 자기 문화를 잘 알아야 한다. 나를 모르고 내가 속한 집단의 특성과 공동체 의식을 깨닫지 못하고 다른 문화를 연구 평가한다는 것은 시작부터가 잘못된 것이다.

덧붙여 민족성이나 문화라는 것도 '대체로 그렇다'는 것이지 무수히 많이 존재하는 개인적 예외까지 묻어버릴 수는 없다.


세계 문화의 겉과 속 - 모든 문화에는 심리적 상흔과 이데올로기가 숨어 있다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2012)


태그:#세계의 민족과 문화, #대중문화의 겉과 속1,2,3, #세계문화의 겉과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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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음악, 종교학 쪽에 관심이 많은 그저그런 사람입니다. '인간은 악한 모습 그대로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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