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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동안 '따뜻한 자본주의'를 위해 경제동화를 썼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따뜻한 자본주의'를 위해 경제동화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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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여의 시간을 들여 경제 동화를 쓴 무명의 작가가 마지막 용기를 내어 공개편지를 씁니다.

부족한 제 동화를 출판해 주실 출판사를 찾습니다.

동화는 총 45꼭지,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 1부는 '배려 없는 자본주의의 차가운 얼굴', 제 2부는 '따뜻한 자본주의가 꿈꾸는 세상, 제 3부는 '꿈을 향한 작은 발걸음'으로 되어있습니다. 

제목은 <꿀 피자>입니다. 책을 상징하는 핵심 문구는 "힘 없는 아빠들이 만드는 따뜻한 세상"으로 정했습니다.

따뜻한 자본주의를 위해 썼습니다

저는 이 동화를 두 가지 목적으로 썼습니다. 첫 번째 목적은 독자들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경제지식을 쉽게 얻도록 하는 것입니다. 동화에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여러 경제용어들이 동화의 내용 전개에 맞춰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독자들은 동화를 읽으면서 생활 경제용어들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 동화의 두 번째 목적은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따뜻한 자본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하는 데 있습니다. 현재의 신자유주의는 모두의 행복보다는 각자의 이익 극대화에 치우쳐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경쟁이 과열되고, 이로 인해 많은 이들이 심한 정신적·신체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또한 어떻게든 경쟁에서 이기려다보니 사회 전반에 부정과 부패, 불공정이 만연하게 되었습니다.

동화는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경제체제가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지금과 같은 냉정한 자본주의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신자유주의 체제 아래서는 상황이 더 악화될 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자유주의의 대안으로 '따뜻한 자본주의'를 제안합니다. 경쟁보다 배려를, 개인의 이익보다 공동체의 행복을 우선하는 따뜻한 자본주의를 실현할 때 우리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한편, 제 동화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첫 번째 특징은 '힘 없는 아빠들'에 의해 따뜻한 자본주의가 이뤄진다고 믿는 것입니다. 동화에 나오는 아빠 사슴은 우리와 같은 힘 없는 아빠입니다. 아빠 사슴은 매우 절망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모든 것을 잃고 세상을 등지고 살아가는 아빠 사슴에게는 아무런 희망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어린 사슴을 만나 삶의 희망을 찾은 아빠 사슴은 용기를 내어 다시 일어섰습니다. 그리고 세상으로 나와 따뜻한 세상,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온 힘을 바칩니다. 그리고 마침내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디딤돌을 놓습니다.

제 동화의 두 번째 특징은, 모든 등장인물이 숲속 마을을 사랑하고 숲속 마을의 미래를 걱정한다는 것입니다. 동화의 주요 등장인물인 제사장 족제비, 아빠 너구리, 아빠 다람쥐 등은 모두가 숲속 마을을 사랑합니다. 하지만 각자 생각하는 방향이 다릅니다.

서로의 생각과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숲속 마을에는 많은 갈등과 불행한 일들이 일어납니다. 등장인물들은 때로 선의의 경쟁을 넘어서 악의적인 방법으로 상대를 쓰러뜨리려는 행동을 서슴지 않습니다. 이 과정에서 힘 없는 아빠들이 억울한 희생을 당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많은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힘 없는 아빠들은 결코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습니다. 거대한 자본의 힘에 맞서 죽으면 죽으리라는 자세로 자신의 길을 걸어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꿀 피자'를 개발해 따뜻한 자본주의로 가는 디딤돌을 놓습니다.

동화는 이러한 설정을 통해, 우리 사회에도 언젠가 힘 없는 아빠들에 의해 보다 따뜻한 세상,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그리고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모든 힘 없는 아빠들이 동참하길 권유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수익성입니다

이처럼 동화가 말하고자하는 바는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동화는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높지 못합니다. 초보 작가이다 보니 글이 거칠고 재미가 부족합니다. 그리고 글에 대한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단점은 책을 출판하는 출판사 입장에서는 상당히 곤혹스러운 문제일 것입니다. 책의 판매부수를 가늠할 수 없으니까요. 수익성을 확신할 수 없으니까요. 저의 원고를 검토했던 많은 출판사들은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지막 방법으로 이처럼 공개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부족한 제 경제 동화를 출간해 줄 출판사를 찾기 위해서 말입니다.

제 동화는 잘 쓴 동화가 아닙니다. 표현이 세련되지 못합니다. 거칠고 투박합니다. 그래서 글의 재미가 많이 부족합니다.

제 동화는 매력 있는 동화도 아닙니다. 독자들을 동화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힘이 없습니다. 내용 전개가 긴박하지 않습니다. 다음 내용이 무척 궁금해지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제 동화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제 동화에는 모두가 더불어 살자는 '따뜻함'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행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습니다.

'돈 안 되는' 경제 동화를 책으로 내 줄 출판사, 어디 없습니까?

☞ <아빠가 들려주는 경제동화> 보러가기


태그:#공개편지, #동화출간, #경제동화, #동화쓰기,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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