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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보기] 기동민 "구의역 사고는 박원순 책임, MB 오세훈 탓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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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오마이뉴스 팟캐스트)'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 채널 : 팟캐스트(+아이튠즈 http://omn.kr/adno +팟빵 http://omn.kr/fe10)
■ 진행 :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
■ 출연 :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아래는 2일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와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의 인터뷰 내용이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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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있는 인터뷰>

- 20대 국회 첫 번째 등원일인 지난달 30일, 한겨레신문은 초선의원 132명의 각오와 사진을 실은 바 있죠. 4년 동안 초심을 잃지 않고 일하는지 언론으로서 지켜보겠다는 함의를 담은 기획이 아니었나 싶은데요. 오늘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으로 활약하시는 새내기 국회의원, 기동민 의원을 모시고 대한민국 정치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기동민입니다."

- 새내기라고 하니 왜 웃으세요?
"저는 중고가 돼서요...(웃음) 정치권에서 비교적 실무하면서 지켜봐서 그런지 새내기라고 하면 많이 쑥스럽고 그렇습니다. 신상품은 아닌 것 같습니다."

- 너무 자학하지 마세요. 의원 배지를 달고 정치 무대에 서는 것은 처음 아닙니까? 여러 번 출시됐지만...
"여러 번은 아닙니다. (웃음)"

- 이번에 제대로 출시된 상품이라는 말씀드리면서... 첫 출연이신데 뜨거운 연대의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기동민입니다. 우리 당 초선의원이 57명이에요. 그중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포함돼있긴 한데 절반 정도는 수많은 과정과 아픔, 시련을 딛고 국회에 오신 분들이에요. 그분들 보고 있으면 애잔한 마음도 들고. 국회의원 배지의 무게가 어떤가라는 느낌이 새삼 들어요. 예전처럼 덜컥대는 과정이 별로 없어 보이고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첫날 (국회에) 들어갔는데요. 저는 뭔가 휘황찬란한 신세계가 펼쳐질 줄 알았는데... 덩그러니 책상에 컴퓨터도 없고, 먼지만 쌓여 있는... 지금도 정비하는 과정이고요. 새롭게 19대 (국회)에서 20대 (국회)로 이월이 매끄럽지 않다 보니까. 지금도 그 과정을 채우고 있고요. 그와 무관하게 국민은 20대는 19대와 달랐으면 좋겠다. 총선도 전혀 다른 상상력으로 지금의 구도를 만들어 주셨는데, '새롭게 하라', '변화와 혁신하라'는 기대로 만들어 주신 것 같은데 그 기대를 어떻게 충족시켜 드릴 수 있을지 불안한 마음이 가득하죠."

- (20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첫 번째 원내대변인이 되셨는데요. 대변인이 일이 많고, 기자들한테 시달리고 도저히 살 수가 없다고 잘 안 맡으려고 한다고 들었어요. 일과는 어떻게 되세요? 기자들한테 하루 몇 통 전화를 받으시나요?
"새벽부터 많이 오고요. 기자한테 전화를 받는 게 아니라 국민한테 전화를 받는 거잖아요. 언론에 대해서 이러저러한 의견들이 있고, 기성 언론에 대한 여러 잣대가 있을 수도 있는 거겠지만, 저희가 만나는 첫 번째 국민이란 생각으로 대하고 있는데요. 예전에 여의도에서 정치적 실무를 주로 했을 때는 실무자로서 의견 교환하고, 스스럼없이 편하게 만났는데... 대변인 돼서 스스럼없고 편하게 대하려고 하니까 장벽이 느껴지는 거예요. '너무 막 대하는 거 아니야?', '과하게 하는 것 아니야?'라는 게 있어서 내가 가진 생각과 받아들이는 입장이 다른 것 같아서 조심하려고 애쓰는데 잘 안 돼요."

- 국회에 등록된 기자가 1000명이 넘는다고... 한 명씩에만 전화를 받으셔도 하루 1000통이니까... (웃음)
"정말 죄송스러운데... 전화 받아서 소속사와 이름은 익숙해요. 근데, 제가 그 분을 알아볼 수가 없어서... 물어보기도 참 지치고 그렇습니다. 그런 과정을 몇 개월 반복해서 익혀야 합니다."

- 몇 시에 출근하세요?
"저는 일찍 출근하는 편이에요. 서울시에 있을 때도 대여섯 시면 출근했고요. 그렇다고 해서 '직원들 다 나와라'는 아닌데, 아침 시간이 생각도 하고, 신문 보고, 자료 챙길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라서 아침 일찍 출근하는 걸 선호합니다."

- 921호는 누가 쓰시던 방인가요?
"강기정 의원님이 쓰시던..."

- 그분은 무얼 하고 계시나요?
"광주에서 선거는 출마하지 않으셨고요. 아마 이번에는 광주, 호남 선거를 보고 느끼신 바가 대단히 많으신 것 같고. 이후에 어떻게 정권교체 과정에서, 실추된 더불어민주당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를 주로 고민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지난번 호남 의원들이 호남 민심 회복을 위한 '호남 총선 평가 성찰과 대안' 토론회에 나오셔서 말씀하시는 걸 들었는데 되게 절절하고 거침없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리고, 쓰렸습니다. 강기정 의원님하고는 어떤 인연이 있냐면, 아주 어렸을 때 전국연합에서 일한 적이 있어요."

- 전국연합을 모르는 분들이 있어요. 1992년에 생긴 거죠?
"예전에 육전 조직이라 했어요. 전농, 전대협, 전노협 부분 대중 조직들이 연합체를 이뤄서 전민련 다음으로 만든 대중적 조직 연합체를 만든..."

- 전민련이 6월 항쟁을 이끈 지도부라 할 수 있죠. 그 후속으로 전국연합이라는... 지금으로 치면 참여연대 같은 시민단체?
"시민단체라 보긴 어렵고 재야 운동 단체였는데 당시만 해도... 지금은 정치 중심이 제도권 안으로 와 있지만, 거리에서도 상당한 정도로 국민 의견이 쏟아져 나오던 시기여서. 그 시절 함께 일했던... 그분은 광주·전남에서 일하셨고, 저는 전국연합 본부에서 일했는데. 재밌는 경험은 둘 다 폭력 전과가 있어요. 국회 폭력이라는 건데... 그분도 이제 날치기 법안에 대해서 묵과할 수 없는... 저도 또 묘하게 당직 생활하고 있어서 지도부에서 명이 떨어지면, 날치기 법안에 대해 몸으로 방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저 당 지도부가 내 앞으로 오지 않았으면...' (웃음). 저 앞으로 걸어오더라고요. 대거리하고, 몸싸움하고 그랬던 일이..."

- 한나라당입니까?
"그때는 자유선진당이었습니다. 한나라당 빠지고, 그분들이 서울시 있을 때 고발해 주시는 바람에 벌금 400만 원받고. 그때 강 의원님도 같이 연루되어서... 지금은 국회선진화법이 발동돼서 그런데 예전에는 그런 일이 왕왕 있었죠."

- 이래저래 동지시네요. 다양한 동지라 할 수 있겠네요.
"아픈 상처인데요. 선거 과정에서도 그걸 국회 폭력에 연루되어 있다고 비난하시더라고요. 저는 자랑할 건 아니지만, 당명을 수행하는 과정이었고, 정의롭지 못한 수단을 동원해서 (날치기를) 진행하는데 묵과하라는 얘기냐. 당직자, 실무자로서 용납할 수 없는 과정이었는데 그게 선거 과정에서는 저를 공격하는 소재로도 활용돼서 씁쓸하고 그랬습니다."

- 현안 얘기를 좀 여쭐게요. 방금 들어온 소식이 있어서 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 정책조정회의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서 우상호 원내대표께서 '법사위원장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어떤 입장인 것으로 해석하면 될까요?
"19대 국회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던 것이 '많이 싸웠던 거'잖아요. '효율성, 생산성이 없었다', '일하는 국회 모습 만들어낸 거냐'는 준엄한 심판의 결과로 총선 민의가 반영된 것으로 생각하는데... 20대 국회는 달라지려고 서로 노력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우상호 원내대표도 들어온 지 한 달이 다 되어 가는데 민생 TF를 가동하면서 일하는 국회, 서민 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부분인데. 결국은, 원 구성이 돼야 가습기 옥시 청문회 등 민생 현안을 철저히 따져가고, 대책할 수 있는데요.

협상이 잘 진행되어 가다가 어떤 외부의 입김이 작용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강경한 목소리들이 나오고... 관례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여당이 국회의장 맡아야 한다', '국회의장을 벌써 포기하는 게 어디 있냐'는 목소리가 쏟아지면서 (새누리당이) 입장을 바꾸셨어요. 대체적 합의는 1당이 국회의장 맡고, 법안소위 같은 경우에도 분할을 하자. 예를 들어, 환노위는 환경법안소위, 노동법안소위로 분할해서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주자. 상임위도 의원 정수대로 8대8대2(새누리당 8, 더불어민주당 8, 국민의당 2)로 분할하자는 합의가 이뤄지고 나머지 세부 항목이 협상되던 중에 강경한 목소리가 나오면서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는 거거든요.

6월 7일까지 법정 시한을 지키기로 (국민과) 약속을 했고, 그 약속을 지키려면 원내 1당으로서 책임있게 돌파구를 마련해서 국민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하는 건데... 그럼, 우리가 주장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 그래서 국민에 호소하고, 새누리당이 진지한 태도로 원 구성 협상에 임할 수 있도록 하는 차원에서 우상호 원내대표가 원내대책회의 부대표단과 얘기를 하고, 대표와 조율을 거쳐서 말씀드렸던 과정입니다."

- 새누리당이 19대 때는 김재원 의원이 그런 모습을 자주 보이셨는데요. '잠깐만요' 전화하고 와서 '우리 입장 바뀌었다'고 해서 논란이 많았고. 야당 의원들이 '이런 협상 태도는 너무 심하다'는 비판이 많았는데요. 이번에도 청와대 개입설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제일 안타까운 부분이 그거예요. 대통령과 3당 회동을 했을 때 우상호 대표가 들어가서 했던 얘기 중 가장 큰 골자는 '대통령께서 의회 자율성을 존중하셔라', '야당을 발목 잡는 집단으로만 인식하지 마시고, 소통을 원하신다면 (야당을) 파트너로 존중하시고, 국정 운영을 함께해나갈 수 있는 대우를 해라', '의회가 결정하면 그걸 틀어 버리고, 여당을 허수아비로 만들면서 의회 자율성이 날아가는 부분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거거든요. 총선 민의도 그렇게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을 자제하라는 의견이 반영된 건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계속 말씀드리고, 여당에도, 청와대에도 요청하는 건데요. 어느 정도 반영되는지 의심되는 측면이 있고요.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를 봤을 때 얼마만큼 자율성을 가지고 하시는지 지켜보는 중입니다."

- 박근혜 대통령은 해외 순방 중이시잖아요. 상시 청문회법으로 국회는 정쟁 중이고, 이번 주말 지나면 6월 7일은 다가오는 날짜고. 여기서 또 아무것도 못하고, 원 구성도 못하고 질질 끌려다니면 국민은 '여소야대 만들어 줘도 일 못 하는 국회'라고 비난이 솟구칠 것 같은데요. 사실 예산은 여당이, 법사위는 야당이라는 전통적 갈음이 있었는데 그걸 내놓겠다는 건 큰 양보인데 이조차 받아 들이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국민 여러분이 현명하게 판단해주실 거라 믿고요. 노림수라고 하고 싶진 않은데, 혹시라도 정국을 운영하는 사람들 머릿속에 '정치를 자꾸 진흙탕으로 몰고 가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싸우지 않겠다', '일하는 모습 보이겠다'고 하면 수없이 다짐했으면 그 다짐을 지키기 위한 실행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어서, 관례는 아닌 것 같지만, 관례라면 새누리당이 국회의장 맡을 수 있죠. 합당한 사유가 존재한다면... (새누리당이) 우리가 국회의장 맡을 테니까 운영, 예결, 법사, 기재, 정무 다섯 개를 가지고 효율적인 배치를 해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런 부분과 관련해서 어떤 배려를 하겠다는 게 패키지로 나와야 고민할 수 있는데 '국회의장 안 돼. 우리가 가질 거야'라고만 말씀하시면 무언가를 따내고, 상황을 몰아가서 판 자체를 흙탕물로 빠뜨리려는 얄팍한 수 아닌가 싶은 거죠. 진정성 있게 협상에 임해주셨으면 좋겠고요.

경우에 따라 두 달이 걸리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지도부가, 원내대표단이 결심하면 30분 내지 1시간 안에도 담판 지을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은 당내 반발과 청와대 눈치가 보이는 것 때문일 거고요. 의원 총회를 통해 뽑아둔 원내대표라면 국정 고민을 먼저 하고, 내부적 반발은 당신의 정치력으로 커버하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왜 저희라도 법사위원장 양보하겠다고 할 때 내부 반발이 없겠습니까? 저도 오면서 원내부대표 이야기도 하니까, 선배들과 초선의원에 전화 드려서 말씀드렸습니다. 그중에는 강한 문제의식을 가진 분들도 계십니다. '법사위가 명실상부한 관문인데 거길 포기해서 어쩌자는 거냐'는 분도 있습니다. 원 구성을 정상적으로 진행해야 하고, 국민 열망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그런 수라도 던져서 정치를 정상화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해요.

그런 면에서 정치는 일방적인 게 없고, 타협과 조정하는 것이고, 자기 것을 내놓아야 진전이 가능한 것이어서 새누리당이 질질 끌지 않고, 법정 시간 내에 (원 구성을) 할 수 있도록 제안을 드린 것이라서 오후에라도 급히 회동이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과 희망이 있습니다."

-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 내라'는 것인데 19대 때 보면 새누리당이 늘 이랬거든요. "무조건 안 된다" 몽니 부리는 새누리당이라는 비판도 많았는데요. 이번에도 일이 안 되는 방향으로 한다면, 야당만 일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지 않냐는 우려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여소야대 국면이어서 19대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이긴 한데 새누리당이 끝까지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큰 문제 같거든요. 오후에라도 (회동) 하면 좋을 텐데, 그렇지 않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 제1당으로서 가지고 계신 게 있지 않을까.
"내부에 강경한 목소리가 있죠. 야3당 다수의 힘을 확인하고 그걸로 의결 절차를 밟는 방법도 있죠. 근데, 그렇게 하는 것이 능사일까. 저쪽에서 하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의회가 타협과 조정의 정치인데... 물론, 야당 지지자 일부에서 강경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지만, 수의 논리를 동원하는 것이 그토록 하려던 '대화 정치', '소통 정치', '협치 정치'의 본질인가. 이런 것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고요. 지금은 깨질 상황에 따라 수를 대비한다는 말씀보다는 최대한 양보하더라도 정상적인 개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국민이 '저 정도까지 했는데 여당이 이렇게 나오는 건 무책임하다'는 분위기가 나올 수 있을 거로 생각해요. 그런 사회적 분위기와 국민적 공감에 기반해서 다른 접근법을 사용할 수 있다. 지금은 관망하고 계신 상황 아닌가 싶습니다."

- (더불어민주당에서) 법사위장 내려놓고, 국회의장도 내려놓을 생각이 있으신가요?
"저희도 퇴로가 필요하고요. 누차 말씀드렸지만, 운영, 법사, 예결 3개 상임위는 어느 한쪽이 독식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운영위 주세요'라고 말씀드리면 청와대에서 나오는 '레이저빔'을 새누리당이 감당할 수 있을까요? 예산이라도 조정하고, 타협해야 할 텐데 부처에서 완강할 겁니다. 입법부가 부처의 저항을 두려워해서는 안 되는 거죠. 독식하려면 안 되는 거죠. 독식하면 항상 탈이 납니다.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에서 조화롭게 배치되는 것이 맞다고 보고요. 기재위나 정무위도 123석을 가지고, 122석을 가지고 150석 이상 먹은 것처럼 행동하는 건 문제있다고 보거든요. 가끔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이야기를 들으면, '아직도 저분들은 압도적 과반수를 가진 1당인 줄 아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새누리당이 1당 행세를 한다는 겁니까?
"네. 이건 되고, 이건 안 되고. '도대체 지금 여소야대가 어떤 국면인지 착각하는 것 아닌가'. 예전부터 가져왔던 본성과 관행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걸 볼 수 있다는 얘길 들으면 쓴웃음이 나오죠."

- 초선 의원들은 여야 가리지 않고 국민에게 보여드릴 정치 내용이 있을 것 같은데요. 대통령은 상시 청문회법 거부권 행사하고, 지금 뭐든지 일이 안 되게 하고 있다면 박 대통령의 진정한 숨은 뜻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워낙 고차적인 방정식이어서 잘 모르겠는데요. 저는 대통령이 좋은 이야기로 하면 당당하셨으면 좋겠어요."

- 박근혜 대통령이 비겁하다고 보세요?
"제가 당당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으니 제 워딩을 존중해주세요. (웃음) 예전에는 무슨 상황이 있으면 충분한 설명은 아니었지만, 직접 기자회견을 하고, 국민에 호소하기도 했는데 이번 재의 요구권(법률안 거부권) 경우에는 그림자 뒤에 숨어 계신 것 같아요. 방법도 유치찬란하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재의 요구권이라는 것은 국회가 이런 결정을 했는데, 이런 차원에서 문제가 있어 보이니 다시 검토해 달라는 소극적 의미거든요. 예전에 군주가 하셨던 법률 재가권이 아닙니다. 지금 법률 재가권을 가지신 거예요. 재의를 요구했는데 19대 국회가 재의할 물리적 시간을 주지 않으셨거든요. 법률을 사실상 폐기해 버린 거거든요. 그래서 '명백한 권한 남용이고, 원천적 무효다'라고 저희가 주장하는 거고요.

그 정도로 주요한 사항이면 직접 국민에 소상하게 말씀드리고, '이러저러한 문제가 있어서 국회에서 한 번 토론해봤으면 좋겠다'고 하는 합당한 절차를 밟아 나가셨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않으셨어요. 이유야 어찌 됐든 원 구성도 제대로 안 된 걸 보면 혹시나 의회가 정상적으로 굴러가는 것들이 국민의 주목을 받아서 정치 중심이 여의도 의회로 옮겨 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건 아닌지 의혹을 지울 수 없고요. 평소 대통령이 말씀해주시는 걸 보면, 여의도를 비생산적인 집단으로 낙인 찍으시잖아요.

근데, 당신께서도 오랫동안 여의도에 몸을 담았던 분이거든요. 여의도 정치를 존중하라는 이야기는 국회의원을 예우하고, 특혜를 주라는 거 아닙니다. 국민을 대표해서 오는 거니까 국민과 더불어서 정치하라는 거거든요. 제가 속단해서 드릴 말씀은 아니지만, 대통령께서 청와대 관저에 들어가시면 국민과, 야당과, 현실과 대화 하는 게 아니라 역사와 대화하기 시작하십니다. 고독한 결단을 즐기시죠. 국민적 정서, 현실과 동떨어진 판단을 하게 되는데 역사와의 고독한 결단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현실을 설득하고, 변화시킬 것과 맞닿아 있지 않으면 국민이 대단히 힘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청와대란 장막에 갇히지 마시고, 자주 나오시고, 답답하시면 국회에 오셔서 초선 상대하기 그러니까 정당 대표자와 상대하시고. 노무현 대통령도 예전에 국회 가끔 오셨잖아요. 김근태 의장이 (노 대통령에게) 편지도 썼거든요. 'FTA에 대해 문제가 많고, 여당도 협조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해서 직접 국회 오셔서 상대하고, 그런 과정이 반복됐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정치를 선진화시키고, 국민한테 '어법도 다르고, 생각도 다른 사람인데 뭔가 해보려고 애를 쓰네'를 보여 주는 게 희망의 근거를 쌓아 나가는 게 아닌가 싶어서 그렇게 움직여 주셨으면 하는 희망이 있습니다."

- 아드님이 굉장히 잘생기셨다고...
"제가 설 자리가 없습니다. 지역에 가면 아들에게 밀리고, 국회에 오면 선수로 밀리고... 갈 곳이 없습니다. (웃음)"

- 앞서 말씀드렸는데 한겨레신문이 초선의원 사진을 소개했습니다. (한겨레신문 기획에서) 김근태 정신을 강조하셨어요. 제가 얼마 전에 트윗에 그런 걸 올렸는데요. 저와 함께 사회부에서 일했던 선배가 노트북 가방을 메고 피곤에 지쳐서 버스를 탔는데, 어디서 많이 보던 아저씨가 앉아 있었데요. 당시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셨는데 미아리에 사셨던 모양이에요. 그 길에 퇴근 버스를 타고 같이 이야기했던 기억을 말해주셔서 '정말 서민들과 버스 타고 출퇴근하는 장관이 있었구나' 했는데요. 2016년 다시 김근태 정신을 강조하셨습니다. 김근태 정신은 무엇일까요?
"부끄럽죠. 김근태 전 장관님을 지근거리에서 모셨다는 이유로... 부끄럽죠. 가버린 임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건 무엇으로 계량하거나 비교할 부분이 아니어서. 저희한테는 항상 '바른 정치'를 말씀하셔서 어떨 땐 숨이 막혔어요. 원칙과 정도를 너무 많이 강조하셨고, 어떨 때는 '어유...'. (웃음)

(김근태 전 장관이) 크리넥스 티슈 하나를 다 쓰지 못하셨습니다. '충분히 코도 풀고, 입을 닦을 수 있는데 이거 다 노동자들이 힘들여 생산하는 건데 함부로 쓰냐'. 작은 부분인데... 아까 대중교통 이용하시는 부분도 재임 시절에도 그랬지만, 끝나고 나서 제일 먼저 없앤 게 자동차였어요. 낙선하셨을 때 하신 말씀이 '인간의 세계로 내려와야겠어. 너무 12년 동안 떠서 살았던 것 같아. 나름 서민과 가까이 지내려고 애를 썼지만, 애만 썼던 것 아닐까? 이젠 내려와서 택시 타고 다니고, 전철 타고, 버스 타고 다녀야 할 것 같아'. 그 모습을 보면서... 그렇게 마음먹는 사람은 많지만, 현실에서 바로 실행하는 사람은 별로 없거든요. 작은 생활상에서 (그분을) 많이 배우고, 겪었고요.

정신으로 보면 그분이 두 가지 이야기를 일관되게 하셨어요. '우리가 성장동력을 얻어야 하는데, 하나는 남북 관계 속에서 오는 거다. 때론 가기도 하고, 퇴행하기도 하는데 남북의 교류와 협력, 평화 체제 구축을 통해서 무언가 남과 북이 공히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가는 것이 유일한 활로 아닐까'. 두 번째는 당 의장 때 성공하지 못한 사안인데 '사회적 대타협의 길로 가야 한다. 우리 사회도 돈 가진 사람들이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적으로 돈을 가진 게 죄가 아니라 이렇게 기부도 하고, 가진 돈을 의미있게 기여해서 청년 일자리도 창출하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고. 노동자, 시민, 국가도 역할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노사정, 시민사회까지 큰 틀에서 대타협을 이뤄내야... 저성장 구조가 훨씬 깊게 진행되는데 그걸 뚫어낼 수 있지 않으냐'. '이 두 가지 외에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겠다'는 말씀을 (김 전 장관이) 주셔서... 불행하게도 두 개 다 대통령, 집권 여당의 의제입니다.

예전에도 한 번 추진해보니까 대통령께서 세게 백업해주지 않으시고, 청와대나 대통령이 직접 핸들링하지 않으면 잘 안 될 것 같더라고요. 노동자도 그렇고, 자본 쪽에서도 '이거 청와대와 얘기 잘 되신 거예요?'라는 얘기가 먼저 들려요. 어찌 보면 국가적 의제인데, 이 두 가지에 대해 사람들이 대체로 합의할 거라 봅니다. 물론, '북한은 어떻게 볼 거냐'에 관해서는 심도 있는 논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보이지만, 그 논쟁은 논쟁대로 하고. 실사구시적 입장에서 이 문제를 풀어나가다 보면 이 두 가지에 대한 종착점에 이르러서 결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김근태 의장이 생전 가장 크게 강조하신 부분이고요. 혹시 정치권에서 분위기, 법과 제도적 정비를 통해 뒷받침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 남북관계, 사회적 대타협의 길. 한숨만 나고, 멀게만 보입니다. 현 단계에서 보자면... 당장 사회적 대타협은커녕 정치권 안에서 타협도 어려운데, 분열된 대한민국에서 과연 가능할까. 너무 많은 이슈가 있어서 하나하나 짚어 봐야 할 것 같은데요. 우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 중 사망한 19살 청년 사건 때문에 많은 국민이 울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세월호 아이들과 나이가 같아서 동병상련의 고통을 겪으신 세월호 아버님들이 SNS에 글을 올리셔서 '우리는 흐느끼고 있다'고 하시는데요. 문제는 똑같은 사고가 반복된다는 겁니다. 천재지변이면 어쩔 수 없는데 남양주 사고까지 다 인재란 말이죠. 방법이 없을까요?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저도 서울시 부시장 출신이고요. 이런 사고는 아니었지만, 당시에도 메트로도시철도공사 기관사들이 공황장애 같은 게 있어서 자살도 하는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나서 그걸 처리하는 경영진이나 관료들의 모습이 이 문제 심각성을 올바르게 느끼고, 근본적 대책을 수립해서 시행했는가에 저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고백을 드리지 않을 수 없고요. 저는 절망하는 건 그런 것 같아요.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 못지않게 사고를 대하는 경영자들의 태도 같아요. 절망스럽습니다.

인재가 반복되는 건 분명하게 구조적 원인이 있다는 거고요. 그 원인을 10년, 20년 거슬러 올라갈 수 없습니다. 언제까지 이명박, 오세훈을 탓합니까. 그럴 수 없습니다. 진행된 과정이 있고, 그 책임은 박원순 시장한테 가는 겁니다. 벌써 세 번의 사고가 있었잖아요. 그때마다 (박원순 시장이) 근본적인 종합 대책을 말씀하셨는데 이뤄지지 않았어요. 여러 이유가 있죠. 예산의 한계도 있죠. 예산의 효율적 집행이라는 미명 하에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지 못한 후과가 오는 걸 보면 우선순위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봅니다. 죄송스럽지만, 단단한 종합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국민에 새롭게 보고 드리고, 다시 한 번 지켜봐 달라고 다짐하지 않는다면 반복되는 과정을 통해 쌓이는 사회적 불신을 감당하기 어려워 보이고요. 저 역시 죄송스럽다는 말씀드립니다."

- 서울 메트로는 몇 가지 응축된 사회적 문제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김군이야말로 2016년판 전태일이다'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위험의 외주화 문제가 있고요. 또 하나는 경영진들이 책임은 안 지고, 퇴직한 다음에 하청업체로 가서 연봉은 고액을 챙기면서 책임은 안 지고. 비정규직, 일용직 노동자에게 위험한 일을 맡기고는 계속 반복된 이슈인데요. '그래도 서울시장이 박원순이니까, 시민운동가 출신이니 낫지 않겠냐'고 했는데 전임과 다를 게 없다는 것에 대해서 시민이 절망하는 상황 같습니다.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이시니까 몇 단계로 나눠서 최소한 이 정도는 해야 한다고 한다면 뭐가 있을까요?
"일차적으로 서울시와 메트로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예산과 지침으로 할 수 있는 걸 신속하게 해야 해요. 명시된 규정이 있잖아요. 2인 1조로 해야 하는데 턱없이 부족한 6명 인원으로 그 역을 어떻게 관리할 수 있습니까? 거기에 맞게 인력을 보충하고, 직접 고용해서 직접 할 수 있는 부분을 진행해야 하고요. 근본적 대책은 국회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법안 많이 올라갔잖아요. 생명과 직결된 일은 파견이나 기간제 노동자를 쓸 수 없게... 법안이 올라가서 토론됐고, 여야 간 큰 입장차가 없었음에도 다른 법안과 관련해서 통과 안 되는 우를 반복하고 있거든요."

- 국민 입장에서는 한심해요. 죄송합니다.
"정치 논리로는 아예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국민의 안전과 생명과 직결된 문제는 먼저 처리하고 나머지는 분리해서 단계적으로 접근해야지. 서로 합의할 수 없는 큰 문제들 때문에 내버려두는 건 정치권의 직무유기라 봅니다. 빨리 원 구성해서 상임위에서 처리해야죠."

- 당장 시행해야 하는 문제들... 이인영 의원 법안이 발의돼 있는데요. 생명·안전 업무 종사자의 직접 고용 등에 관한 법률안. 이것은 6월 국회에서 통과시킬 수 있을까요?
"원 구성이 된다고 해서 바로 이뤄지는 건 아니잖아요. 몇 가지 사안에 대해선, 시급한 현안에 대해서는 특단의 대책을 만들어서라도 시급하게 처리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의 중요성들을 원내대표들이 잘 알고 있어서 몇 가지로 추려서 여야 합의로 진행될 사안 속에 포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속도를 내주시면 국민이 '이번엔 국회의원 잘 뽑았다'는 생각을 하실 것 같습니다. 5·18 기념곡으로 논란이 일어난 적이 있습니다. 박승춘 보훈처장 문제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저는 이런 표현을 쓰겠습니다. 일개 차관이 그러지 않았을 거라 봅니다. 집권 여당 대표가 재고를 촉구하고, 청와대 일각에서는 '말을 안 듣는데, 어떻게 하냐'고 하던데 그러면 레임덕이죠. 말이 됩니까? 그게 어떻게 일개 차관급 공직자 머릿속에서 결정되는 문제겠습니까? 철학과 가치의 문제입니다. 그냥 하면 되는 거거든요. 제창하고, 함께 부르면 되는데 왜 그렇게 예민한 문제인지... 대단히 개탄스럽고요. 다만, 국민에 약속한 바가 있어서 야3당이 원 구성이 되고 나면 보훈처장에 대해서는 해임 촉구 결의안을 내던지, 대통령으로 하여금 이런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해임을 요구하던지 분명한 마무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 따져 보니까 다음 주가 6·10 민주항쟁이더라고요. 내년이면 30주년이에요. 올해가 29년인데요. 올해도 아마 6월 민주항쟁을 기념하는 마라톤부터 많은 행사가 있을 텐데요. 86세대 정치인들에게 6월 항쟁은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 의미에 비해서 86세대 정치인들이 자기 역할을 다했냐'는 '그렇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86 정치인의 역할을 어떻게 평가하시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하셔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저한테 자기부정을 하라는 말씀이신데요. 제가 소위 말하는 87년 민주대항쟁을 처음 맛본 건 군대였어요. 강제징집이 있어서 강원도 인제 어느 산골에 있었는데 군대 고참이 노태우 대통령 담화문이라고 해서 한국일보였던 것 같은데 쪽지를 가져다줘요. '김 일병, 세상이 좀 바뀌었어'. 보니까 '잉? 이게 뭐야'. 정보가 차단된 상태여서 그렇게 느꼈고요. 이후에 노동자 대투쟁 등을 통해서 우리 사회가 질적으로 변화된 상황이 이어졌다고 보는데요. 그 덕분에 86 정치인들이 많이 주목받았죠. 정치권에 많이 진출했고, 한때는 국민적 기대를 받고 비중있는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약간은 비판적이고, 처절하죠. '너희들 뭐했냐?', '기성 정치하는 거 아니야?', '너희의 담론과 가치로 정치가 기득권의 전유물이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무기로 작용하는데 얼마나 노력한 거야?'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개별적으로 노력했고, 개별적 차원에서 응당한 평가를 받는 분도 있지만, 이런 사회적 평가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어서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성장한 정치인들. 안희정 충남지사, 정원오 성동구청장, 김영배 성북구청장, 김성환 노원구청장, 김영우 은평구청장 이런 분들 같은 경우에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계시거든요. 유독 여의도에 진출해있는 86세대들이 응당한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하다고 봅니다. 이번에 우상호 원내대표를 1당의 원내대표로 밀어 올리는 걸 보면서 (86세대에) 마지막 기회를 준 것이라 봅니다. 우상호 원내대표가 '대변인 하라'고 했을 때 '뭐야, 같이 뭐하자는 거야'. 다음날 박완주 수석을 내정하는 걸 보고 소름이 돋았어요. 함께 책임지자는 거구나. 부정적 평가가 있는데 우리가 정면으로, 실력으로 검증받자. 우리가 관문을 뚫어낼 수 있다면 새로운 세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정치 전면에 서서 등장한 건 처음이거든요.

아마 우상호 대표 밤잠 못 잘 거예요. 챙기는 모습 제가 지켜보고 있고, 저 역시 삐끗하면 나락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는데... 그런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이 있죠. 지금까지 과정은 과정대로 평가해주십시오. 그 평가에 대해서 거부하거나 부정할 생각이 없습니다. 앞으로 86세대들 지켜봐 주시고요. 잘한 건 잘한 것대로. 극복해서 새로운 게 있으면 격려해주시고, 질책해주시면 대중과 함께 성장하는 그룹으로 다시 거듭날 수 있겠다. 실력으로 보여 드리겠다는 다짐밖에 보여 드릴 게 없습니다."

- 마지막 기회에 충실할 수 있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단 한 장의 카드라 생각하고요. 여기서 우상호 대표가 소통과 협치, 당의 정권을 창출할 수 있는 대안 정당의 모습을 보이는데 바탕을 깔 수 있다면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지금까지는 국민의 눈높이에 비교적 맞춰서 해왔던 걸 언론을 통해 평가받고 있는데요. 아직 가야 할 길이 11달이 남았죠. 정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저 역시 부대표단의 일원이니까 잘 보좌해서 그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수권 정당의 능력을 20대 첫 번째 원내 지도부가 보여줄 수 있다고 자신하십니까?
"두렵습니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지만, 자신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에요. 자신한다고 해서 세상이 믿어 주는 것도 아니고요. 123명의 원내 1당을 만들어 준 국민의 뜻을 잘 봐야 한다고 보거든요. 예뻐서, 일 잘해서 만들어 준 것 아니잖아요. 박근혜 정부가 폭주하고, 서민은 나 몰라라 하고, 대기업과 재벌을 위한 특권에 몰두하는 것에 대한 절박한 국민적 항거라 보거든요. 이런 식으로 나타난 거고. 국민이 정치적 상상력을 동원해서 만들어낸 절묘한 분할 구도라 봅니다. 이런 걸 이해하지 못하고, 잘난 맛에 취하면 한순간에 무너진다고 생각해요. 항시 국민의 뜻이 왜 이런 체제를 만들어 줬고, 무엇을 하고자 하는 건지 더 경청하고 노력하겠다는 말씀드리겠습니다."

- 진심이 묻어 나는 마지막 메시지였단 생각이 듭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실천하고, 성과를 국민에 돌려 드리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말은 많은데 되는 게 없다는 불안감. '저 당은 신뢰하기 어려운 것 아니야?'라는 의구심이 있던 게 사실이라서 무언가 결실을 보는 국회가 됐으면 좋겠는데 초반에 가능할까요? 원 구성부터 꼬이고 있어서...
"끊임없는 시련과 도전이 있을 거라 봐요. 여야가 진정한 협치를 해나가는 데 의도적 방해는 아니지만, 그런 부분이 수행되지 않도록 하는 노골적인 개입과 시도가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정치권의 보스를 보는 게 아니라, 청와대를 바라보는 게 아니라 국민의 눈을 응시한다면 다른 생각을 못할 것 같아요. 결국은 국민의 뜻을 받드는 거 이외에 정치는 시대와 흐름, 시민의 상식을 이길 수 없습니다. 그걸 이기려다가 박살 나고, 폭망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걸 존중해야죠.

소통과 협치를 강조하시는데 소통과 협치가 전혀 낯선 단어가 아니거든요. 지방자치단체나 시민사회 영역에서는 언제든지 강조된 것이기도 하고, 소통과 협치를 하려면 정말 어색하고 낯설고 불편한 걸 해야 하거든요. 자신 있는데 뭐하러 소통하고 협치합니까? 자신이 전권을 행사하고, 그걸 통해 국민에 평가받으면 됩니다. 그게 권력 아닙니까? 그러지 못해서 방법을 동원하고, 시대 정신으로 동원하는 것인데 소통과 협치가 머릿속에 머무르는 것 같아요. 가슴으로, 발로 내려와야 진정한 의미의 소통과 협치가 되는 건데 머릿속에만 돌고 있어서 말로만 되고 현실에서는 그게 구현되지 않는 거거든요."

- 한 시간 동안 기동민 의원의 이야기를 들어 봤는데요. 바쁘시지만, 때로는 현안별로 모셔서 말씀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끝> 


태그:#장윤선, #박정호, #기동민, #팟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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