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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경찰서가 31일 회사측 용역경비 배치를 8월1일부로 허가한 후, 노동자 가족 및 외부인의 통행을 제한하다가 2일 저녁 정의당 윤소화 국회의원의 항의로 출입이 이틀만에 다시 가능해졌다.
▲ 갑을오토텍 지회 노동자 가족, 야간 문화제 참석 아산경찰서가 31일 회사측 용역경비 배치를 8월1일부로 허가한 후, 노동자 가족 및 외부인의 통행을 제한하다가 2일 저녁 정의당 윤소화 국회의원의 항의로 출입이 이틀만에 다시 가능해졌다.
ⓒ 조철기 아산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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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지만 마음대로 아무 때나 만날 수도, 함께 한 끼 밥 한그릇조차 나누는 것이 쉽지 않은 가족이 있다.

그들은 바로 금속노조 갑을오토텍 지회(지회장 이재헌, 아래 지회) 노동자 가족들이다.

대한민국 노사분규의 아이콘이 되어 버린 갑을오토텍(대표 박당희, 아래 회사), 전(前) 대표 박효상 갑을상사그룹 부회장은 부당노동행위로 구속되고, 지회는 데자뷔처럼 작년 일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음에 분노하고 있다.

지난 7월31일 일요일 낮12시, 평범한 이들은 휴가를 떠나거나 휴일을 만끽할 시간, 지회 노동자와 가족은 공장 안에서 사랑이 담긴 특식 '집밥'을 함께 하며 전쟁터에 남편을 보내는 듯 이별준비를 해야 했다.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이 31일 낮12시 가족이 준비한 집밥으로 공장안에서 점심식사를 가족과 함께 하고 있다.
▲ 갑을오토텍, 가족과 함께 공장에서 집밥을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이 31일 낮12시 가족이 준비한 집밥으로 공장안에서 점심식사를 가족과 함께 하고 있다.
ⓒ 박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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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겪는 일이면 막연한 두려움이 앞서겠지만, 신종 노조파괴 수법인 신규직원 채용을 통해 새 노조를 만들고 노조 해체를 획책하는 고통의 시간을 경험한 지회 노동자 가족들에게 그 공포의 깊이와 무게는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그 두려움의 무게와 아픔을 예견하는 노동자와 가족은 특별한 식사, '집밥'을 마주보고 앉아 애틋한 마음을 나눴다.

'집밥'을 나눈 지 6시간이 지나서 오후 7시경 아산경찰서(서장 김종민)는 회사가 신청한 용역경비 배치를 8월 1일 오후 1시부로 허가했고, 야간 문화제에 참석하려는 가족 및 연대 희망자들의 통행을 경찰이 통제하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가족과 집밥을 먹은 지 한나절 만에 평화로왔던 공장은 전쟁이 곧 터질 듯한 휴전선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날 저녁 사태를 우려하는 강훈식 국회의원(더민주, 아산을, 국토교통위), 이정미 국회의원(정의당, 비례, 환경노동위)이 방문해 노동자를 격려하고 폭력사태는 안된다고 당부하고 다녀간 후, 경찰병력은 버스 28대, 약 8백명이 집결해 엄격한 도로 및 외부인 통제를 시작했다.

시민통제의 법적근거를 대지 못하는 경찰에게 가족과 연대하러 온 이들은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7월31일 밤 9시45분경 갑을오토텍 야간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노동자 가족과 연대하러온 이들이 공장으로 가려하자 경찰이 진입로에서 원천봉쇄하고 있다.
▲ 갑을오토텍에 가려는 자와 막는자 7월31일 밤 9시45분경 갑을오토텍 야간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노동자 가족과 연대하러온 이들이 공장으로 가려하자 경찰이 진입로에서 원천봉쇄하고 있다.
ⓒ 박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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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진압과정에서 부상자가 발생해 119 응급구조차로 2명이 쓰러진 채 실려가고 1명은 다리부상으로 모두 3명이 병원으로 후송됐다.

8월1일 용약경비 배치를 하루 앞둔 7월31일 밤 경찰과 야간문화제 참석희망자간 물리적 충돌로 인해 부상을 입고 쓰러져 119 구급대원이 병원에 후송조치했다.
▲ 갑을오토텍 야간문화제 참석 희망자 경찰 강력진압에 병원행 8월1일 용약경비 배치를 하루 앞둔 7월31일 밤 경찰과 야간문화제 참석희망자간 물리적 충돌로 인해 부상을 입고 쓰러져 119 구급대원이 병원에 후송조치했다.
ⓒ 박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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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경비가 배치된 8월1일은 가족도 연대자도 공장에 진입할 수 없었다가, 경찰은 2일 오후 5시경 가족들이 공장 정문에 와서 가장에게 인사를 하고 갈 수 있도록 배려햇다.

노동자의 부인들은 "00아빠, 사랑해", "등산화 사줄게" 등 다양한 애정표현을 통해 기운을 북돋웠고, 특히 한 부인은 동요 '아빠, 힘내세요'를 율동과 함께 선물하기도 하였다.

가족이 가족을 보는데 이틀이 걸린 것

이런 그들에게 한줄기 빛이 다가왔다.

윤소하 국회의원(정의당, 비례대표,보건복지위원회)이 아산경찰서장과 담판을 지은 후, 가족들은 야간문화제에 참석할 수 있었고, 앞으로 면회도 자유롭게 허용한다고 방침을 밝혔다.

한편, 회사는 용역경비와 (2015년 분규이후 취업한) 관리직 신입사원을 출입이 불허된 정문 앞에 하루 종일 세우거나 앉혀 놓았다. 아산시 노사민정위원회(위원장 복기왕 아산시장)의 대화와 권고안도 거절하고, 2015 제63차 노사협상에도 나오지 않고, 보도자료를 통해 공권력 투입을 하지 않고 있는 경찰을 탓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매일 만나고 볼 수 있는 길은 열렸지만, 이들이 함께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집에서 집밥을 마음 편하게 웃으면서 담소를 나누며 먹게 될 날은 언제 올까?


태그:#갑을오토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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