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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12일 낮 12시 5분]

귓속말 나누는 이정현-조원진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조원진 최고위원이 12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귓속말 나누는 이정현-조원진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조원진 최고위원이 12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 남소연

새누리당 비주류(비박근혜)가 12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과 관련, 당에서 출당시켜야 될 친박(친박근혜) 핵심 8인을 적시해 출당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정현 당대표와 조원진·이장우 최고위원, 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김진태 의원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방기한 최순실의 남자들, 국민의 촛불민심을 우롱한 자"라고 지칭하며 "즉각 당에서 떠나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앞서 서청원·최경환 등 당 주류(친박근혜) 의원 50여 명이 지난 11일 심야 모임을 통해 '혁신과 통합연합'을 발족하고 비주류의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청산 대상으로 꼽은 것에 대해 반격하고 나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의결을 놓고 맞서던 친박·비박이 이제는 공개적으로 서로를 청산 대상으로 꼽으면서 새누리당의 분당(分黨) 가능성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친박의 김무성·유승민 출당 요구, 비주류 측 "정치생명 연장 위한 술책"

 새누리당 비상시국위 간사인 황영철 의원이 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하고 있다.
새누리당 비상시국위 간사인 황영철 의원이 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하고 있다. ⓒ 남소연

비주류의 '당내당(黨內黨)' 격 모임인 비상시국회의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는 황영철 의원은 이날 대표·실무자 연석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혁신과 통합을 가로막는 세력들이 혁신과 통합이라는 가면을 뒤집어쓴 채 당을 국민과 당원으로부터 떠나게 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인적 청산 명단을 발표했다.

그는 "우리는 당에 남아서 당의 쇄신과 변화, 보수의 새로운 재건과 통합을 위해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해왔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친박 세력의 모임은 사실상 보수의 재건을 반대하는 수구 세력들이 모여서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방편으로 당을 사당화하려는 술책을 부리고 있다고 본다"라며 "즉각 중단하고 새누리당이 국민과 함께 보수의 재건을 이뤄낼 수 있도록 즉각 사퇴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미 강공으로 선회한 친박이 이러한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전무하다.

민경욱 의원은 지난 11일 '혁신과 통합 연합' 사전 모임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오는 13일 오후 모임의 공식 출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정갑윤 의원과 이인제 전 의원, 김관용 경북도지사를 대표로 선임하기도 했다.

본격적인 세 대결도 예고했다. 이미 위임한 의원을 포함해 51명의 현역의원이 동참하고 있다고 밝힌 터다. 또 오는 13일 오후 출범식 때는 뜻을 같이 하는 당협위원장과 광역시도지사까지 포함해 그 규모를 더욱 키우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민 의원은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 탄핵 사태로 향도를 잃은 보수의 대통합을 위한 제 세력의 적극적인 동참을 촉구한다"라면서 "저쪽(비주류)에서 시국모임 같은 것을 했으니 거기에 맞서는 개념으로 보시면 된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장우 "김무성, 유승민은 배반과 배신의 아이콘"

당장, 친박 지도부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주류의 사퇴 요구에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라며 역공을 퍼부었다. 또 비주류 대표 격인 김무성, 유승민 전 대표를 향해서는 "배신의 아이콘"이라며 "본인들의 길을 가길 바란다"며 출당을 요구했다.

특히 '최순실의 남자'로 지목된 이장우 최고위원은 "당을 분열시키고 파괴한 주동자가 있는 비상시국회의에서 현 지도부가 즉각 사퇴하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구체적으로 "(이제 와서) 박근혜 정권의 피해자인 척 코스프레하는 배반과 배신의 아이콘 김무성, 유승민 전 대표는 한마디로 적반하장, 후안무치다"라면서 "탄핵을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위해 악용하는 막장 정치의 장본인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부모, 형제를 내친 패륜을 저버린 사람들이 집의 대들보까지 뽑겠다는 것"이라며 "배신, 배반, 역린 정치의 상징이다. 남 탓하지 마라.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을 갖춰라"고 요구했다.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원인 제공자라는 주장도 펼쳤다. 이 최고위원은 "김 전 대표는 지난 2012년 선대 본부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후보는 하늘이 준비시킨 후보라고 말했다. 그런 김 전 대표가 2016년 개헌포럼에서는 '최순실과 박 대통령의 관계를 몰랐던 사람이 누가 있나'라고 했다"면서 "최순실은 (새누리당에서) 오직 김무성 전 대표만 안다"고 몰아붙였다.

유승민 의원에 대해서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최태민씨는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처남도 아니며, 이명박 (당시) 후보와는 다르다고 말했다"면서 "이런 두 사람이 요즘 같은 행태를 할 자격이 있는 분들인지 모르겠다. 자기를 부정하고 신의도 없는 파렴치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정현 대표도 이날 당사에서 따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33년 정치를 하면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 같은 행동(비주류의 사퇴 요구는)은 정말 뻔뻔하고 가소로운 짓"이라고 일축했다.

"지도자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볼 땐 정치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참 너무나 많은 권한을 휘두르고 있구나 느낀다", "황영철, 유승민 대체 그 분들이 이정현보다 이 당에 와서 얼마나 당당하고 많은 일을 했다고 현 당대표를 향해 출당하라는 발표를 함부로 하나. 그건 받아들일 수 없다" 등의 격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이 당은 수백 만의 당원과 보수를 지지하는 많은 국민들이 만든 당이다. 자기들은 손님이다"면서 "오만, 건방떨지 말고 (당을) 좌지우지할 권한이 있는 것처럼 당원과 보수세력을 저대 모욕줘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이 대표는 친박 측의 '혁신과 통합 연합'에 당장 참여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당대표로서 화합과 통합을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며 "(참여 안 한다) 그렇게 받아달라"고 말했다. 당대표 사퇴 후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 때 가서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비박#친박#박근혜#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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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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