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우리나라 전 국민을 대상으로(참여 희망자는 연령 제한없음) 적절한 운동과 건강교육을 통해 질병의 사전예방과 의료비 절감을 위하여 건강백세운동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건강백세운동교실에 참여하는 사람의 연령 제한이 없다고는 하지만, 현재 참여하고 있는 분들의 나이가 대부분 65세 이상이기 때문에 수업을 시작하기 이전에 '한국형 노인 건강수준(허약) 평가 도구'를 이용하여 참여자의 건강수준을 평가하고, 그에 알맞는 적절한 운동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건강백세운동교실에서 진행하고 있는 표준 운동프로그램으로는 치매예방운동, 요가, 실버체조, 댄스 등이 있습니다.  참여자 대부분이 연세가 많은 관계로 건강백세운동교실 시작 전.후로 어르신들의 안전 확인을 의무화 하고, 운동 전·후 안전 확인 질문지를 매회 작성하고 있습니다.

나이 많은 학생들은 서로의 등을 안마해 주고 있습니다.
▲ 건강백세운동교실 수업을 시작하면서... 나이 많은 학생들은 서로의 등을 안마해 주고 있습니다.
ⓒ 한명라

관련사진보기


어르신들의 몸의 균형 감각과 유연성을 강화시켜 주는 체조를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 건강백세운동교실 어르신들의 몸의 균형 감각과 유연성을 강화시켜 주는 체조를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 한명라

관련사진보기


관절의 이완 및 몸의 유연성을 강화시켜주는 접시돌리기도 잘 하고 있습니다.
▲ 접시돌리기 체조 관절의 이완 및 몸의 유연성을 강화시켜주는 접시돌리기도 잘 하고 있습니다.
ⓒ 한명라

관련사진보기


 
저는 건강백세운동교실 강사가 되기 위해서 준비를 했습니다. 2014년도에는 웰다잉전문강사 자격을, 2015년에는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자격을, 2016년에는 국가공인 노인스포츠지도사 자격을 취득하였습니다. 드디어 지난 2월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부산지역본부 창원마산지사의 건강백세운동교실강사가 되었습니다.

지난 3월 17일,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소재하고 있는 두 군데의 경로당에서 건강백세운동교실 첫 수업이 시작한 후 이제까지 52회의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동안 두 곳의 경로당의 어르신들과 제가 신나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손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운동과 실버체조를 함께 하면서 어르신들과 저는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가까운 사이가 되었습니다.

지금 기사를 쓰고 있는 경로당의 건강백세운동교실 수업에 참여하고 계시는 어르신들의 평균 나이는 82세입니다. 적지않은 연세의 어르신들이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운동을 해야겠다는 다짐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건강백세운동교실을 시작하던 첫 날, 참여하시는 어르신들의 자존감을 찾아 주는 일에서부터 시작하였습니다. 이 세상에 오직 단 한 사람인 나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 스스로 자신을 건강을 챙길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요즘 흔한 말로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건강하지 못한 몸으로 맞이하는 100세 시대는 결코 축복이 아니라는 것 또한 어르신들 스스로 대답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런 사실을  알고나서 비로소 왜 운동을 해야 하는지, 사는 날까지 나의 의지로 나의 몸을 움직일 수 있어야 자녀들에게도 빚을 지지 않고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살 수 있음을 알게 하였습니다.

어르신들의 균형 감각과 유연성, 척추 교정 효과까지 길러주는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 건강백세운동교실 수업 모습 어르신들의 균형 감각과 유연성, 척추 교정 효과까지 길러주는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 한명라

관련사진보기


그런 사실을 어르신들 스스로 이야기하면서  적극적으로 즐겁게 운동교실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1시간 동안 진행되는 건강백세운동교실은 본격적인 운동 이전에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면서 시작되고,  몇번씩 기분좋은 땀을 흘려야 할 만큼 결코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운동시간이었지만, 어르신들은 즐겁고 재미나게 저의 수업을 잘 참여하고 있습니다. 

제법 강도 높은 운동으로 이마에 땀이 송글 송글 맺힐 때, 조용한 음악을 들으면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이완시켜 주는 복식호흡을 실시합니다. 복식호흡 도중에 가만히 눈을 뜨고 어르신들의 모습을 바라보면 저의 수업을 너무나도 잘 따라 하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얼마나 마음이 뿌듯하던지요.

이제 제가 진행하는 건강백세운동교실은 8회의 수업이 남아있습니다. 어르신들은 벌써부터 하루하루 다가오는 헤어짐을 아쉬워하십니다.

"선생님! 이제 수업이 8번 밖에 안 남아서 서운해서 어떻게 하지요?" 그러십니다.

그러면 저는 냉큼

"아직 8번이나 남았으니까, 우리 더 재미나고 즐겁게 운동을 열심히 해요~"하고 이야기 합니다.

그래서 일까요? 수업을 마치고 다음 경로당으로 건강백세운동교실을 진행하기 위해서 현관에서 신발을 신는 저에게 어르신 한분이 저에게 편지를 썼다고 하시면서 수줍게 편지 봉투를 전해 주십니다.

어떤 내용일지 내내 궁금했는데, 집에 도착해서 꺼내 본 편지에는 어르신의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서 저도 모르게 살며시 웃음을 지었습니다.  저 스스로 건강백세운동교실 강사가 된 것에 대하여 보람과 행복도 느꼈습니다.

 백세운동 선생님  한명라 선생님께


그동안 아무것도 모르는 저희들 한테 건강을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과 웃음  모든 걸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선생님이 또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 헤어질 날도 다가오고 있습니다.
선생님 들에 나가보니 벌써 가을이 성큼 다가 와 있습니다.
들에는 누렇게 황금빛이 되었습니다.  계절은 참 빠르군요.
선생님하고 요가하는 시간이 너무 즐거웠습니다.
선생님 몸 건강하시고 내년에 또 만납시다.

                                              선생님 안녕...


즐거웠던 시간과 앞으로 다가 올 헤어짐을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 74살 어르신의 편지 즐거웠던 시간과 앞으로 다가 올 헤어짐을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 한명라

관련사진보기


저는 인터넷이나 신문에서 어르신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정보가 있다면, 그리고 어르신들에게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건강백세운동교실 수업자료로 사용하기 위해 정리를 하고, PPT 자료로 만들어서  어르신들께 소개를 합니다.  그러면 어르신들은 알려드리고자 하는 저의 마음보다 더 큰 즐거움으로 받아 주십니다.  그래요. 아직 8번이나 더 수업이 남아 있으니, 나의 나이 많은 어르신 학생들에게 이제까지의 수업보다 몇배 더 유익하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저는 더 준비해야겠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 수업이 있는 날이면, 머리에 빨간 하트 핀을 꽂은 어르신들이 소녀처럼 기다리고 있다가 제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기다렸다는 듯이 '선생님 오셨다!' 하고 큰소리로 반겨 주는 경로당으로 발걸음도 가볍게 달려가는 저는 자랑스러운 건강백세운동교실 강사입니다.

덧붙이는 글 | 저의 블러그에도 공유합니다.



태그:#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백세운동교실, #브레인트레이너, #노인스포츠지도사, #웰다잉전문강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평범한 사람들 속에서 따뜻한 마음을 나누며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들려 드리겠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