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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에 태어난 천사 같은 아이와 소중한 추억거리를 차곡차곡 만드는 행복한 아빠입니다. 아기를 혼자 돌봐야 하는 데 걱정이 많은 아빠들을 위해 아기와 둘이 있으면서 익힌 육아 노하우와 재밌는 이야기를 독자 분들과 함께 하고자 합니다. 글에서 설명하는 육아 이야기는 제 아이를 키우면서 제가 느낀 주관적인 사견임으로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한 글이 아님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 기자 말

요즘, 제 아내가 일주일에 두세 번 저녁에 영어회화 학원에 가는데요. 아내가 외출하는 순간, 자칭 육아빠인 제게도 위기가 찾아옵니다. 아기가 밥도 잘 먹고, 잘 놀다가 갑자기 울기 시작하는 것이죠. 사내아이라 그런지 얼마나 활발하고 역동적인지... 온 집안을 거의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으며 집안 구석구석을 헤집으며 놀다가 갑자기 자지러지게 우는 건 왜 그런 걸까요?

위기 극복을 위해 아기의 울음을 다각도로 분석해서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시도를 해 봅니다. 기저귀는 젖었는지 만져보고, 덜 배부른 건 아닌지 밥 먹은 시간도 확인해 봅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어디가 아픈 건 아닌지 체온도 한 번 재봅니다. 기저귀도 뽀송하고 배는 불룩하고 다행히 아픈 곳도 없는 것 같네요.

아하! 드디어 아기가 예쁜 천사가 될 시간인가 봅니다. 급격하게 졸음이 쏟아져서 울기 시작한 것 같네요. 이번 기사는 육아에서 가장 난이도 높기로 유명한 '우는 아기 잘 재우기' 팁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기의 자는 모습은 천사같다.
 아기의 자는 모습은 천사같다.
ⓒ 박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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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재우기 팁①] 아기의 일상생활 이해하기

사실, 며칠 전부터 저는 아기에게 조금 삐쳐있습니다. 제가 잠 잘 재우는 꿀팁 기사를 쓰려고 하는 걸 알고, '아직 멀었어, 아빠'라고 하는 것처럼 제가 재우려고 하면 대성통곡을 하다가 엄마가 오면 진정하고 다시 잠 자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 아기가 본능적으로 엄마를 따르는 것을 아빠의 육아공부로 따라잡기란 힘든 걸까요. 이럴 때일수록 육아빠들은 열심히 아기에 대해 공부하고 힘을 내서 보란 듯이 아기의 숙면을 책임져야겠습니다.

아기의 잠을 잘 재우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아기의 일상생활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즉, 아기가 언제 졸린지 예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아기의 생활 패턴을 잘 파악해야 하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아기가 아침에 언제 일어나서, 낮잠을 대략 몇 시간 정도 지나면 자는지, 잔다면 얼마 정도 자는지, 또 몇 번 자는 지를 아기와의 경험을 통해 알아가야 합니다.

지난 기사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 집 아기는 '먹놀잠' 아기입니다. 먹고 나서 열심히 놀고 나면 졸려서 낮잠을 자는 유형을 가진 아기지요. 주로 잠에서 열심히 깨서 놀다가 3~4시간 정도 지나면 졸려서 낮잠을 자더라고요. 다른 아기들은 '먹잠놀'의 패턴일 수도 있고, 잠자는 주기도 다를 수 있으니 소중한 아기의 일상에 대해 열심히 공부해 보세요.

저희 부부는 아기의 생활(먹기, 자기, 싸기, 씻기 등)을 실시간으로 입력해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육아 어플을 내려받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어플을 통해 아기가 밤에 언제 자서 아침에 언제 일어났는지 보고, 밥을 언제 먹었는지도 확인합니다.

또, 아기가 언제 대변을 봤는지도 확인해서 아기의 장 건강도 체크할 수 있지요. 아기가 잘 놀다가 징징대고 울 때면 잠에서 깬 지 몇 시간이나 됐는지 등을 확인합니다. 아기가 졸릴만한 시간이 됐다면 아기를 재워주는 식이지요.

[아기 재우기 팁②] 아기의 졸림 신호 알아채기

아기들이 말을 청산유수로 하기 전에는 엄마 아빠와 의사소통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아기도 하고 싶은 말이 참 많고, 엄마 아빠도 아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말 알고 싶을 텐데요. 아마 동물과 의사소통하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처럼 아기와 의사소통할 수 있는 '베이비 커뮤니케이터'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 최고의 전문직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 아기가 하는 말 만큼은 엄마 아빠가 꼭 알아줘야겠지요? 아기를 잘 재우려면 아기가 보내는 졸림 신호를 잘 알아차려야 합니다.

아기들마다 졸림 신호를 보내는 방법이 다양하겠지만,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우리 집 아기의 졸림 신호 세 가지는 이렇습니다. 첫째, 갑자기 울음이 터집니다. 여기서 '갑자기'를 주목해야 합니다. 정말 잘 놀다가 '갑자기' 울음이 터집니다. 왜냐하면 아기들은 잠이 오는 걸 무서워하거든요.

어른도 잠이 오면 몸이 나른해지고 기운이 쭉 빠지는 느낌을 받듯이 아기들도 그런 느낌을 받게 됩니다. 아마 그 기분이 낯설고 무서운지 울음이 터뜨리게 되지요. 물론, 아기들은 배고플 때도 울고 화가 나도 웁니다. 그 울음을 구분하려면 역시나 아기의 일상생활을 잘 이해하고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둘째, 눈을 비비거나 엄마, 아빠 몸에 머리를 파고듭니다. 아기가 이런 행동을 할 경우는 거의 100% 아기가 졸린 것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아기들도 졸리면 눈꺼풀이 세상 어떤 것보다 무거워지게 되지요.

아마 무거운 눈꺼풀을 계속 들어 보려고 눈을 크게 떠 보려고 노력하기도 하고, 눈을 열심히 비벼서 잠을 깨고자 할 것입니다. 또, 온몸을 활용해 엄마, 아빠의 몸에 머리를 파고드는 행동을 취합니다. 이건 아기가 안아서 재워달라는, 졸림 절정으로 생각하시고 살포시 안아서 아기를 재워주면 되겠습니다.   

셋째, 아기에게 서러운 일이 생깁니다. 졸려서 그런지 평소라면 놓치지 않을 장난감도 놓치고, 잘 앉아 있다가도 머리가 바닥에 쿵합니다. 그러면서 서러움이 폭발합니다. 또, 아빠가 아기를 안고 있다가 내려놓으면 등센서 역시 예민해져서 세상에서 가장 슬픈 울음을 터뜨리게 되지요.

어른들도 서러운 일이 생겨 울거나 짜증내다 보면 왠지 잠이 오잖아요? 아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러운 일을 겪게 되면서 아기도 본인이 졸린 걸 알아채게 되는데 신기하게도 이럴 때 아기가 가장 잠에 쉽게 빠져들게 됩니다.

아기의 대표적인 졸림신호 : 울음
 아기의 대표적인 졸림신호 : 울음
ⓒ 박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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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재우기 팁③] 아기 침대를 행복한 장소로 만들어주자

아기들이 잘듯 말듯 하다가 침대로만 가면 울면서 다시 잠이 깨버리는 경우가 많이 있지요. 그건 아기들이 침대에서 자려고 할 때 느꼈던 공포가 기억에 남아서 그런 경우라고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장소(또는 공간)에 대한 주관적인 감정을 가지는데요. 이런 경우, 아기가 침대에 대한 장소감이 부정적으로 형성돼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수면교육을 위해 침대에 아기를 눕히고 스스로 자도록 10분 정도 시간을 주거나, 아빠가 화장실을 급히 가야 해서 침대에 재빨리 아기를 두고 없어졌다가 왔을 때 아기는 절망적으로 울부짖으면서 침대를 무서운 공간으로 인식해버린 것이지요.

저희 부부도 아기가 어릴 때 수면교육을 한답시고 아기를 두고 잠시 나와서 스스로 자도록 기다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아기가 정말 너무 슬프게 울어서 다시 안아재우고 결국 포기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아기에게 침대를 혼자 있는 곳으로 인식시켰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아기 침대에 대한 장소감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바꿔줄 수 있을까요? 생각보다 쉽습니다. 아기들이 침대에 행복한 기억을 갖게 하는 것이지요. 아기가 잘 때가 아니더라도 가끔씩 아기가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인형을 가지고 침대에서 놀아주세요. 작은 아기 침대라도 아빠가 얼굴을 들이밀고 방긋방긋 웃으면서 함께 열심히 놀다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아기에게 침대는 행복한 장소로 바뀌어 있을 것입니다.

아빠 품에 안겨 꿀잠 자는 아기
 아빠 품에 안겨 꿀잠 자는 아기
ⓒ 박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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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를 하면서 가장 행복한 날은 바로 '오늘'

제 아내의 지인이 육아에 대해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육아를 하는 동안 가장 행복한 날은 오늘이야"

3개월 아기는 잠을 안자서 힘들고, 6개월 아이는 뒤집기 시작해서 힘들고, 겨우 겨우 키워 돌이 돼 걷기 시작하니 눈을 뗄 수가 없어 기력이 빠집니다. 육아라는 것이 이 시기가 지나면 조금 편해질 거라는 믿음이 있어야 힘이 나서 아기를 사랑으로 키울 텐데요. 정말 육아란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말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아기를 키우는 매일 매일이 행복하다는 의미가 됩니다. 저는 그 의미에만 집중하는 육아빠가 되고자 합니다. 지금도 본인의 잠 설치며 아기의 숙면을 위해 애쓰고 있는 모든 엄마, 아빠를 응원합니다. 

아기 재우기가 육아에서 가장 어려운 일인만큼 육아빠의 경험담을 다 나누지 못했습니다. 이번 기사가 모든 아이들에게 해당되는 일반적인 수면교육 팁이라면 다음 기사에선 우리 집 아기에게만 통할 법한 저만의 특별한 방법과 아기를 재운 이후에 해야 하는 것들을 소개하겠습니다.


태그:#육아빠, #수면교육, #육아꿀팁, #아기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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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사랑이 가득한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입니다. 소박하지만 따뜻한 교육이야기를 전하고자합니다. 또, 가정에서는 한 여자의 남편으로서 한 아이의 아빠로서 사람사는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바둑과 야구팀 NC다이노스를 좋아해서 스포츠 기사도 도전해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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