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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열린다. 미니총선이라 불릴 만큼 많은 곳(11곳)에서 재보궐선거가 치러지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곳은 단연 송파을이다. 송파구에 살고 있는 필자 역시 송파을 재보궐선거에 관심이 많은 사람 중 한 명이다.

MBC를 퇴사한 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삼고초려 끝에 입당했다는 배현진 예비후보, 채널A에서 앵커로 활약한 박종진 예비후보도 송파을에 출마했지만, 현재 여론조사로 보면 두 후보 모두 더불어민주당 송파을 예비후보인 송기호, 최재성에게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누가 더불어민주당의 후보로 결정될 것인가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송기호, 최재성 중 누가 민주당의 후보가 될까? 필자는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자가 아니다. 자유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의 지지자 역시 아니다. 따라서 누가 후보가 될지에 대해서 별다른 이해관계가 없다. 그러나 두 후보와, 후보를 둘러싼 사람들의 그간 행보를 보면서 한 마디 하고 싶은 욕망을 누를 수가 없었다. 유권자의 시각에서 그동안 눌러왔던 그 말을 한번 펼쳐보고자 한다.

너도 나도 '문재인'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최재성(왼쪽), 송기호(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최재성(왼쪽), 송기호(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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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만 들어가도 지지율이 10% 이상 뛴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은 매우 높다. 그래서 지방선거에 출마한 많은 후보들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관계를 내세우는 데 여념이 없다. 그중에서도 친문재인의 핵심 인사로 꼽히는 최재성 예비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상대인 송기호 예비후보에 비해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최재성 예비후보는 출마선언을 한 뒤엔 '문재인의 복심'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이후 지난 17일 '복심'이라는 단어를 뺀 새 슬로건을 발표했다. 그런데 문제는 최재성 예비후보에게서 어떤 메시지도, 정책도 살펴볼 수 없다는 점이다. 최재성 예비후보의 블로그에 들어가 봐도 정책은 단 한 줄도 적혀있지 않다. 다만 각종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송파구 후보면 누구나 공약하는 탄천 동측 도로 지하화 등 몇 가지 공약만을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결국 최재성 후보의 선거전략을 정리하면 '내가 문재인의 적자다'인 것이다.

송기호 예비후보는 지난 4월 4일 국회정론관에서 공약을 발표하는 등 상대 후보에 비해서는 정책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송기호 예비후보 역시 '문재인 가까이 하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 같다. 

송기호 예비후보는 최근 슬로건을 "나라는 문재인, 송파는 송기호"라고 변경했다. 문재인의 복심을 자처하는 최재성 예비후보와 맞서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당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송기호 예비후보로서는 '문재인 마케팅'을 하지 않고서는 당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어렵겠다는 판단을 했을 법하다.

사실 송파에 사는 주민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누가 친한지엔 관심이 없다. 우리의 관심사는 "누가 국회의원이 되면, 송파 지역에 도움이 될까?"다. 주민들과의 약속 없이, '프레임'만을 가지고 정치에 나서는 모습이 씁쓸한 것은 비단 필자뿐 일까.

최재성 등장하자 구청장 예비후보들은...

지난 16일 송파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들이 국회 정론관에서 최재성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물론 지지선언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면면들을 보면 지지선언을 왜 한것인지 의심스럽다.  총 6명의 송파구청장 예비후보 중 박성수 후보를 제외한 김금렬, 김주신, 박용모, 안성화, 최조웅 예비후보가 모두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실 이들 후보들은 지난 3월 11일, 송기호 예비후보의 출판기념회에 대부분 참석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송기호 예비후보가 송파을 재보궐선거의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전략공천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최재성 예비후보가 송파을 출마의사를 밝히면서 두 후보의 경선이 결정됐고, 결과적으로 송기호 예비후보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약해졌다. 특히 새로 등장한 후보가 국회의원 3선에,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을 자처하는 '거물급' 후보였던 것이다. 결국 이들 구청장후보들은 송기호 후보 지지에서 최재성 후보 지지로 '갈아탄' 모양새가 된 것이다.

송파구 내의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들이, 집단적으로 특정후보 지지선언을 한 것은 '정치는 역시 줄을 잘 서야 한다'는 구태 정치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 씁쓸할 따름이다.

정치 신인과 정치 달인, 선택은?

송기호 예비후보는 '정치신인'이다. 한미FTA문제, 가습기 살균제 문제 등에서 활약했던 그의 이력을 보면 전문성과 헌신성이 장점으로 보인다.

반면, 최재성 후보는 3선이라는 이력이 말해주듯 '정치의 달인'이다. 최근 언론 기사에 따르면 최재성 후보는 송파을을 교두보 삼아 차기 당권에 도전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4월 23일, 24일 양일간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과연 누가 선택을 받게 될까. 송파구민들의 선택이 궁금하다.


태그:#송기호, #최재성, #송파을, #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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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노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송파구에 사는 청년입니다.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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