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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기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이 부결된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의 모습.
정기기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이 부결된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의 모습. ⓒ 이희훈
주요 외신이 27일(현지시각)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경영권 상실을 일제히 보도하며 총수 일가의 잇따른 스캔들과 한국 대기업의 지배구조에 주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들을 인용해 "총수 일가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한국 재벌의 기업지배구조에 이정표를 세웠다"라며 "2014년 조 회장의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 등으로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것과 무관치 않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날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국민연금의 반대를 뚫고 그룹 지주사인 SK의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것을 거론하며 "조 회장의 패배는 한국에서 예외적인 사례로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한국의 재벌 총수 일가는 상대적으로 작은 지분을 가지고 과도한 경영권을 행사해왔다"라며 "조 회장은 이날 주주 총회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지 못해 2년 만에 등기 임원직에서 내려오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이 물러났지만... 가족 문제 끝나지 않아"

뉴욕타임스(NYT)도 전문가를 인용해 "이날 대한항공 주주 총회의 결과는 총수 일가가 벌인 '땅콩 회항' 사건이 아직 잊히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조 회장과 그의 가족들은 훨씬 더 조심스럽게 행동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한국 정부는 재벌 총수 일가의 책임을 더욱 무겁게 하려고 노력해왔다"라며 "그러나 조 회장의 퇴진으로 한국 재벌의 기업지배구조에 많은 변화가 일어날지는 의문이라는 분석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아시아 4위 규모의 경제대국에서 주주 행동주의(shareholder activism)가 성장하는 와중에 조 회장이 한국 대기업 총수 일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이사회에서 퇴출됐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날 주주 총회에서 "땅콩 회항부터 지금까지 조 회장 일가의 전횡적 황제 경영으로 한진과 대한항공은 회사 평판이 추락하고, 경영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있다"라는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AFP통신은 "조 회장이 물러났지만 아직 가족들의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라며 "조 회장의 두 딸도 '땅콩 회항'과 '물컵 투척'으로 물러났고,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도 폭행과 폭언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일련의 스캔들로 조 회장 일가에 대한 여론이 악화됐고, 심지어 대한항공 직원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조양호#땅콩회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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