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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스틱을 먹어도 될까요?', '가격이 싼 화장품은 피부에 안 좋은가요?' '써보고 싶은 화장품이 많은데, 친구들과 공유해도 될까요?' 화장이 일상이 된 청소년들은 때론 화장품이 궁금하고 불안하다. 10년 넘게 화장품 비평가로 활동 중인 최지현이 청소년들의 궁금증에 답하기 위해 책 '화장품이 궁금한 너에게'를 펴냈다. 지난 6월 6일 최지현 비평가를 만나 10대들의 화장품 문화에 대해 들어봤다.
 
<화장품이 궁금한 너에게> (창비, 2019)
 <화장품이 궁금한 너에게> (창비, 2019)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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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품이 궁금한 청소년들에게 무엇을 중점으로 전하려고 했나요?
"청소년들이 건강한 화장품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화장품의 정확한 개념과 기능, 한계를 알려주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청소년들은 화장품에 대해 무분별한 환상을 가집니다. 동시에 어른들이 화장품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불안과 공포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해요. 화장품은 많은 전문가들의 노력과 엄격한 규제를 거쳐 소비자에게 옵니다. 막연한 불안에서 벗어나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 청소년들은 어떤 화장품 정보를 불안해 하나요?
"청소년들은 색조 화장품, 특히 립스틱을 자주 사용합니다. '여성들이 평생 수 킬로그램의 립스틱을 먹는다'는 선정적인 보도가 있었어요. 유럽연합의 소비자안전과학위원회는 "여성들의 하루 평균 립스틱 사용량은 60mg"라고 발표했습니다. 2018년 한국 여성들의 평균 수명은 85.4세로 16세부터 매일 바른다고 가정했을 때 평생 1.5kg을 바르는 셈입니다. 립스틱 한 개의 중량이 보통 3g인 것을 감안하면 500개입니다.

실제로 여성들이 이 많은 양을 바를까요? 바른다 해도 모두 입으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컵에 묻거나, 무의식적으로 만지거나 세안으로 지워지기도 해요. 또 식약처는 '화장품 안전 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인체에 영향이 없는 수준으로 중금속 검출 허용 한도를 정해 놓았습니다. 화장품 회사들은 이를 준수하고 있어요."

- 소비자가 불안에 떨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청소년들에게 화장품은 재밌고 친숙한 물건이지만, 그 이전에 기업이 만들어낸 100% 화학 제품이자 상품입니다. 이를 인지해야 화장품 정보나 선정적인 보도를 접할 때 과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올바른 정보를 판별해낼 수 있습니다. 무조건 수용하지 않고 합리적으로 의심해보는 과학적인 태도를 갖춰야 합니다."

- 과학적인 태도는 어떻게 갖춰야 하나요?
"대중과학서를 읽는 것을 권하고 싶어요. 무엇이 세상을 어지럽히는 불량 정보인지, 불량 정보가 어떻게, 왜 만들어지는지 알게 됩니다. <화장품이 궁금한 너에게>도 단순히 화장품 지식을 전달하는 책이 아니라, 화장품 정보를 과학적으로 읽는 대중과학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요즘 청소년들은 유튜브나 SNS를 통해 화장품 정보를 얻지만, 과학을 다룰 땐 짤막한 말과 글이 오해를 부르기 쉬워요. 한 제품을 알려면 해당 산업을 이해해야 합니다. 화장품 산업에 어떤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는지, 어떤 법에 의해 규제되는지 자세하게 담았습니다."

- 화장품이 궁금한 청소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화장은 원하는 자아상을 탐구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청소년들이 올바른 화장품 지식을 쌓아 건강한 자아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을 응원합니다. 다만, 화장품 정보를 접할 때 내 안의 편향을 인정하고 한 번 더 의심하는 태도를 가지길 바랍니다.

<화장품이 궁금한 너에게>는 과학적 사고가 굳어진 성인들에게 필요한 책이기도 합니다. 특히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화장하는 것을 걱정하죠. 이제는 화장을 하지 말라고 야단칠 때가 아니라 올바른 화장품 문화를 지도할 때에요.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화장품이 궁금한 너에게>는 청소년들이 과학적인 화장품 지식을 쌓아 현란한 광고와 화장품 불량 정보에 휘둘리지 않고 건강한 자아상을 확립하도록 돕는 책이다. 최지현 비평가는 화장품 산업에서 한 발짝 떨어져 객관적인 시선으로 화장품의 역할과 쓰임부터 메이크업, 일상 속 피부 고민, 오묘한 마케팅과 화학 성분에 대한 편견까지 사회에 만연한 화장품 정보를 하나하나 짚어준다.
 
10년째 화장품 비평가로 활동 중인 최지현
 10년째 화장품 비평가로 활동 중인 최지현
ⓒ 최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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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은 <뉴스위크> 한국어판 번역 위원을 지냈으며, 2003년 피부과 전문의와 공동 집필한 <명품 피부를 망치는 42가지 진실>을 시작으로 2004년, 2008년 <나 없이 화장품 사러 가지 마라>를 번역해 국내에 소개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화장품 산업을 탐구했고, 사회에 만연한 화장품 불량 정보를 바로잡기 위해 블로그와 <헬스경향>, <한겨레>에서 화장품 비평 칼럼을 연재했다.

화장품이 궁금한 너에게 - 10대부터 쌓는 건강한 화장품 지식

최지현 (지은이), 이덕환 (감수), 창비(2019)


태그:#최지현, #화장품, #청소년, #화장품이 궁금한 너에게,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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